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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딸2 모두 예술하는 우리가족

예술이뭐길래 조회수 : 3,874
작성일 : 2026-01-08 12:08:38

남편은 어린이책쓰다 영화시나리오, 드라마작가로 활동중.

 

첫째딸은 공부에 전혀 흥미없었고 학교끝나면 집에와서 잠만 자대던 어느 날, 하늘의 계시를 받은것마냥 흥분하며 자기는 조소를 하겠다기에 고2때부터 부랴부랴 왕복 2시간 넘는 조소학원을 다니기 시작, 결국 운좋게 수시로 합격.

(좋은 대학은 아니지만 지거국이라 나름 만족)

 

둘째딸은 초딩때부터 생일날마다 꾹꾹 눌러쓴 편지를 열심히 안겨주더니 고1때 문예부활동중 전시할 시를 세편썼다며 떡하니 보여주는데 이게 왠열. . . 너무 잘 써서 엄마인 나는 며칠동안 충격에서 빠져나오질 못함.

이제 고3올라가는데 글쓰기 학원등록하고 본격적으로 문예창작학과 준비중. 둘째는 그나마 학교공부 중간은 감. 

 

어렸을 때부터 둘 다 기질이 너무 다른 아이들이라 조율하기 완전힘들었음.  둘 다 자존심쎄고 자기만의 세계가 확고한 아이들이라 잔소리 아무리해봐야 내 입만 고생이라는걸 알기에 최대한 잔소리 절제하고 그저 엄마의 역할에 충실함. 

남편은 집에서 작업을 하는지라 하루 최소 두끼는 밥을 먹었고 평소 아무리 유해보이는 사람임에도 글쓰는 사람 특유의 예민함은 기본 탑재되어있기에 그걸 내 승질대로 받아치다가는 불보듯 뻔한 이판사판개판이 된다는걸 알기에 그저 혼자 묵묵히 받아내고 흘려보낸 지난날이 새삼 떠오름.  

 

지난 20년을 돌아보니 역시 내가 평범한 남편과 딸들을 둔게 아니었구나. 

나빼고 셋다 예술하는 영혼들이었구나.

와. . 나 대단하다. 그 영혼들 사이에서 나가 떨어지지않고 잘 버티고 살아남았구나.

이제 1년남짓만 버티면 나도 좀 홀가분해지겠구나하는 희망에 가슴이 벅차오름.

 

엄마인 저는 물욕이 없고, 뭘 꼭 하고야말겠다는 야망같은것도 없고 그저 흐르는대로 사는 사람입니다.

어쩌다 글쓰는 남편을 만나 20년동안 거의 붙어지내다보니(중간 2년 학원강사, 5년 분식집운영할때 제외) 거의 모든 순간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버렸네요.

 이제 올해 둘째 입시까지 끝내고 나면 저도 제 일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치고 올라오네요.

 

근데 뭘 해야할지 감이 1도 안온다는게 문제입니다.

 

 

 

 

 

 

IP : 222.120.xxx.110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26.1.8 12:09 PM (211.219.xxx.121)

    계시받은 첫째따님... 대단한데요? 그 전에 조소에 대한 어떤 조짐도 없었나요?

  • 2. 원글님이
    '26.1.8 12:12 PM (112.162.xxx.38)

    대단한것 같아요. 바라봐주고 믿음줘서 그렇겠죠

  • 3. 오 빠르심
    '26.1.8 12:12 PM (222.120.xxx.110)

    초딩때 액체괴물에 영혼을 팔정도로 진심이었습니다.
    그림도 잘 그렸는데 그림그리는걸 안좋아해서 디자인쪽은 쳐다도 안봤어요. 물감쓰는것도 너무 싫어했어요.
    그저 손으로 만지는게 좋았나봐요. 특이하죠.

  • 4. 000
    '26.1.8 12:13 PM (118.235.xxx.96)

    ㅎㅎㅎ원글님 필력도 상당히 좋으신데요?

    원하시는일이 생기면 누구보다도 잘하실거 같은?
    왠지 첫째가 엄마를 닮았을거 같아요.

    행복한 미래 응원할께요~

  • 5. ...
    '26.1.8 12:14 PM (1.235.xxx.154)

    대단하십니다
    세사람을 품으시다니..

  • 6. 아아아
    '26.1.8 12:21 PM (211.234.xxx.3)

    여기 작가 남편과 함께 사는 아내 한 명 더 있어요.
    결혼할 때는 분명 공대생이었는데 왜때문에 작가가 된 거죠
    사실 연애할 때부터 알았어요 천상 작가구나… 시어머님 당신은 왜 문사철 빠를 공대에 보내신 건가요… 아마도 열심히 돈벌어서 시어머님 유흥비를 대라고 보내신 것 같은데…

    천만다행으로(?) 시어머님 똑닮은 딸이 나와서 저희 집엔 진지한 예술가 1명 (남편), 노는 게 제일 좋은 뽀로로 베짱이 피에로 1명 (딸), 노는 걸 구경하고 일하고 밥하는 것 좋아하는 시녀병 직장인 1명 (저) 이렇게 모여서 행복하게 살아요~

  • 7. ㅇㅇ
    '26.1.8 12:26 PM (116.121.xxx.181)

    원글님이 굳건하게 지켜주니
    남편 분, 따님들이 편하게 예술하는 거 같네요.

    원글님 필력도 대단하십니다.
    그 재능도 고려해보세요.

  • 8. 타고난 유전자
    '26.1.8 12:27 PM (223.38.xxx.136)

    무시 못하죠
    둘째 딸도 아빠 닮아 타고난 재능 같네요

  • 9. ..
    '26.1.8 12:34 PM (222.117.xxx.76)

    어머님이 대인배시죠
    자기를 내려놓고 다 맞춰주시니

  • 10. ...
    '26.1.8 12:40 PM (49.1.xxx.114)

    전 예술가 기질로 태어났으나 예술가가 못된 다정한 남편과 내 체력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활동성을 가진 다혈질 큰딸과 마이너한 감성을 가진 이상한(?) 둘째딸과 행복하게 삽니다 ㅎㅎㅎ 큰딸은 결국 승무원이 되서 세계를 날아다니면서 에너지를 불태우고, 둘째는 집이라는 동굴속에서 마이너한 취미생활을 하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만 ㅠㅠㅠㅠㅠㅠ 굉장히 상식적인 저는 그들속에서 이상한 엄마가 되어 사네요 ㅎㅎㅎ

  • 11. 그게요...
    '26.1.8 1:59 PM (125.128.xxx.1)

    작가를 업으로 사는 사람의 예술력이 100이라고 치면요,
    그 주변 친구나 같이 사는 사람도 6-70 정도의 예술력 또는 엉뚱한 기질이 있더라구요.

    그런데 워낙 강력한 사람들이 옆에 있으니까 자신이 지극히 정상인 줄 알아요.
    예술력 0인 사람들 옆에 가면 원글님도 재능 뿜뿜일 겁니다!

  • 12. 와~~
    '26.1.8 2:09 PM (218.38.xxx.148)

    님 너무나 멋 있으실 듯!!!

  • 13. 저만
    '26.1.8 2:41 PM (123.142.xxx.26)

    느낀게 아니네요.
    원글님도 글 잘 쓰세요

  • 14. 00
    '26.1.8 3:06 PM (182.221.xxx.29)

    간만에 글 재밌다
    원글님 작가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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