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역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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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정준희의 논)
예전 손흥민 선수가 토트넘에서 뛸 때, 팀 성적이 좋았던 시기를 보면 경기를 아주 잘하진 못했지만 꾸역꾸역 승점을 따냈을 때였습니다.
민주주의는 그런 것 같아요.
한 큐에 안 되니 화가 나죠.
그렇게 천의무봉, 깨끗하고 꿰맨 자국 하나 없는 옷이란 건 없어요.
꾸역꾸역 골을 넣으며 승점을 쌓듯이,
12·3 이후 1년의 사태를 보면 시원하게 해결된 게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도 우리가 꾸역꾸역 혼전 중에 밀어 넣고 골을 넣으면서 여기까지 왔잖아요.
이제 선고들이 쭉 나올 거예요.
그중엔 어떤 선고는 이상하게 날 수도 있어요.
그러나 또 제대로 날 것이고, 또 제대로 날 거예요.
이렇게 꾸역꾸역 가는 거거든요.
인생도 세상도 꾸역꾸역 나아가는 거지,
고속도로처럼 나가는 건 없어요.
지금 짜증 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입장을 한 번 바꿔서 생각해 보세요. 저쪽 입장에서.
그러면 마음의 위로가 많이 될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경기가 안 풀릴 때도
어떻게든 크로스를 올리고,
혼전 중에 발끝을 들이밀어서라도 한 골씩 넣으면서 앞으로 나갑니다.
그렇게 메시처럼 골을 넣듯이 잘되지는 않아요.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감사한 일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꾸역꾸역 골을 넣으면서 우리는 갈 거야,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잘될 거예요.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렇게 꾸역꾸역 앞으로 가는 겁니다.
- 유시민 작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