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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부모님과 카페

저수지 조회수 : 2,297
작성일 : 2026-01-05 10:51:11

어제 친정아버지 생신이라 모처럼 점심 외식을 했어요.

친정부모님은 연고 없는 곳으로 15년 전에 귀촌을 하셨는데, 엄마가 음심솜씨가 좋으시고 텃밭을 가꾸셔서
바깥 음식 먹는 일이 거의 없었어요. 아버지가 완고하고 돈 쓰는 일에 자기 기준이 강한 분이기도 해서 그간 외식은 손에 꼽는 일이 되었어요. 
어쨌든 어제는 외식을 하고 근처 저수지 카페를 가게 되었어요. 
커피는 맥심 믹스커피만 드시던 분들이고, 커피 가격을 보면 기함하실텐데 싶기도 하고,  입맛엔 맞을지 괜히 커피값 보시고 타박은 듣지 않을지 걱정이 되긴 했는데...

결론적으로는 엄청 좋아하셨어요. 
아버지는 워낙 단걸 좋아하시는 분인데 바닐라 라떼 시켜 드렸더니 맛있다고 좋아하시더라고요. 매사 불평불만에 심술맞은 노인인데, 라떼 한 모금 입에 넘기시더니 눈을 번떡 뜨고는 강한 긍정의 끄덕임을...

 

카페에서 보이는 풍경도 마음에 드시는지 말씀도 많아지셨고요. 

 

평생을 육체노동자로 사셨고, 팔순이 다 된 지금은 몸 구석구석이 다 삐그덕 대어 걷는 것도 쉽지 않아졌지만 그간 고약하게 굴었던 시간들로 인해 어떤 벽이 있었거든요. 
라떼 한 모금에 어린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여러 감정이 들더라고요.  
그렇더라고요. 

IP : 61.77.xxx.11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6.1.5 10:55 AM (223.38.xxx.194)

    친정가도 뭐 안사주나
    자식들 뭐 해먹일 생각은 없고
    뭘 사주고 뭐에 돈 얼마쓰고 가나 총액 계산을

    친정 안가요
    원글님 부모님이시면 외식도 자주 시켜 드리세요

    저희는 기본이 안되심

  • 2.
    '26.1.5 10:57 AM (14.48.xxx.69) - 삭제된댓글

    울 남편이 공뭔 짠돌이였어요
    자판커피 빼고는 본인이 먹을건 절대 안사먹는,
    그러면서도 나한테는 택시타라, 시먹어라 해서 저는 남편이 이런 스타일인지 정말 몰랐어요
    어느날 울 남편이 본인을 위해서는 자판기만 먹는단말에.
    퇴직하고 제[가 진지하게 일장연설을 했어요
    그거 좋은거 아니라고
    어디 놀러가서 밥먹는거 커피 마시는거 몇번이나 해보겠냐
    날이 좋아서, 일이 없어야 하고, 건강도 있어야 하고,
    그러니 나가자면 나가고, 먹자면 먹고,
    친구하고도 절대 꼬진대 가지말고
    처음엔 어렵던 남편이 이제는 잘 다닙니다.
    본인들도 알지요,
    맛잇고 분위기가 편해지고

  • 3. 인생무념
    '26.1.5 11:18 AM (211.215.xxx.235)

    이 경우가 딱 빠듯하게 사시느라 각박했고,, 본래는 즐길길수 있는데..
    웬지 어머니가 아버지 맞춰주시느라 고생하셨을것 같은.. 지금도 텃밭, 노 외식, 집밥이라니 솜씨 성품이 대단한 분이실것 같네요.

  • 4. 어른들
    '26.1.5 11:20 AM (39.118.xxx.199)

    애써 자식들 돈 쓸까봐 애써 비싸다 싫다 하셔도
    야외 까페, 맛집 가는 거 은근, 아니 많이 좋아하셔요.
    80이 훌쩍 넘어서까지 자식에게 기대치 않고 씩씩하게 사시는 친정 엄마, 자식들은 뭐라도 해 드리고 싶어요.
    생활비고 정기적인 용돈이고 일절 없거든요. 명절때나 생신때나 좀 드리는 엄마라..
    집마다 케바케

  • 5. 맞아요
    '26.1.5 11:34 AM (125.178.xxx.170)

    멋진 카페 가서
    맛있는 음료 사드리니
    아주 좋아하더군요.
    뭐 입장 바꿔
    내 자식이 그리 해주면
    당연히 좋잖아요. 똑같죠.

  • 6. ㅇㅇ
    '26.1.5 11:43 AM (221.156.xxx.230)

    노인분들 젊은 사람들 문화를 좋아하는거죠
    특이한 이름의 음료 사드리면 좋아하세요
    평소에 잘몰라서 주문도 못하던거요
    새로운 경험을 해보니 좋은거죠

  • 7. ..
    '26.1.5 12:41 PM (110.14.xxx.105)

    이런글 너무 좋네요.. 어린애처럼 눈 반짝 뜨는 아버님 모습이 낯설고도 귀여우셨을것 같아요. ^^
    앞으로도 좋은데 많이 같이 다니세요... 아끼고 절약하고 자식들 키우며 힘들게 사신 우리네 부모님들.. 가끔 짠해요.
    요즘같은 소비문화를 젊을 때 못 누리고 사셨죠. 우리 입장에선 라떼 한잔 아무것도 아닌데.. 요즘은 초딩들도 신발이 수십켤레지만 우리 부모님들은 그렇게 안 사셨으니.

  • 8. 고양이집사
    '26.1.5 2:01 PM (121.142.xxx.64)

    완고한 아버지의 강한 긍정의 끄덕임 ^^
    예쁜 글 잘 읽었습니다

  • 9.
    '26.1.5 5:14 PM (110.14.xxx.19)

    저희 엄마가 초등학교 졸업하고 평생 육체노동자로 살아오셨는데
    사실 빕스, 아웃백, 스타벅스 좋아하시더라고요.
    치즈 토핑 많이 올린 피자, 크림 파스타, 말차라떼 최애 음식이고
    극장 가는것도 엄청 좋아해서 제가 자주 모시고 가요.
    가면 꼭 달콤한 팝콘을 드셔야해요.
    평생 육체노동한 사람에게 단맛은 인생에서 즐길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달콤함인듯 합니다.

  • 10. 저수지
    '26.1.5 6:12 PM (61.77.xxx.114)

    윗님 댓글 읽으니 여러기억이 엉켜 올라오네요. ㅠ.ㅠ
    저희 아버지는 제 소풍을 그리 기다리셨어요.
    저는 주전부리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소풍날 과자랑 이것저것 사주시면 그대로 집에 가져왔거든요.
    그럼 아버지가 기쁘게 드셨던 기억이 납니다. ㅠ.ㅠ
    본인이 사드시면 되는데...그러지 못하셨던거지요.

    저희 아버지도 영화 좋아하셔서...
    저는 올드보이도 같이 봤어요.(내용을 미리 몰라서리..어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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