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한 주말 오후에 거실에서 뒹굴거리며
팔베개를 반듯하게 하고 누워있다가
까무룩 잠이들었나 보다 그런데 누가 와서
내 얼굴에 분(옛날에 땀띠 나면 바르는 분)을
정확하게 코와 입 중간에 살짝
터치를 하고 내 머리맡에 앉았다.
분의 냄새가 코로 확 느껴지며 입안에
분가루가 들어가서 입을 다물어 버렸다.
잠결에 생각했다. 이웃에 있는 사촌이
놀러와서 또 장난을 치나보다
살짝 부끄럽기도 하고 멋쩍어서 아
일어나야지 하며 얼마동안 누워있는데
주변을 왔다 갔다 빗자루질도 하고
수근거리며 꼭 나를 쳐다보는것 같아
에이 뭐야 장난이나 치고 하며
눈을 뜨고 일어났는데 아무도 없었다.
잠시 멍하니 주위를 둘러보며
없을 수 밖에 없는것이 비밀번호를
아는사람과 이곳에 올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과 허전함에
살짝 아쉬움이 스쳤다.
순간 나의 타임라인이 이동을 하여
수 십년 전의 어느 외곽 과수원집
툇마루옆 작은방으로 돌아간것만 같았다.
그시절 칠 남매나 되던 사촌들이
이웃에 있었고 수시로 왕래 하던 때라
늘상 당하던 일이였다.
이제는 모두 각처에서 연락도 없이 살고 있고
한분은 이미 돌아가신지 수년이 지났는데
장난이 없었던 우리 부모님이 오실리는 만무하고
아 누가 왔다 가셨나?
분의 향기는 아직도 미련이 남아 코 끝에 남아 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