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잘 먹고, 잠도 비교적 잘 잡니다.
각종 뒤숭숭하고 힘든 꿈들을 꿔서 그렇지..
파트타임으로 직장 다니는데
직장에서는 활기차게 주어진 일 합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아무것도 하기싫고
매사에 무의미하고 귀찮아요.
문제는
가만히 있다가도 너무 아무것도 아닌 생각에 갑자기 왈칵 눈물이 쏟아지고
영화 보다가 슬픈장면이라든가 예전의 내 삶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라든가
하여간 아주 아주 약간의 감정만 일렁여도
눈물이 쏟아지고...
지금도 무심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가
나도 모르게 울고 있네요.
쉬는날에는 하루종일 꼼짝도 안하고
집안에서 지냅니다.
식욕은 있으니 밥은 먹지만 요리해서 먹는건 귀찮으니 맨날 쉽고 몸에 나쁜 인스턴트나 먹네요.
이제 죽기 전까지 어떻게 살아야 하나,
너무 비참한 노년이면 어떡하나(부모님들이 병으로 너무 고생하다 돌아가셨어요)
그런 쓸데없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내맘같지 않은 딸도 항상 마음을 짓누르고
항상 믿음을 갖기 어려워 두렵고
이 아이 어릴때를 생각하면 그 귀여운 모습에 눈물이 나고..
친구들 거의 만나지 않지만
관성적으로 나가는 오랜 모임이 있어요.
나가서는 웃고 농담하고 오지만
가기 전까지 가기 싫어서 몸부림치다 갑니다.
누군가를 만나는게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예요.
남편 생각하면 또 눈물이 납니다.
내 인생의 은인이거든요.
저의 정서적 안정은 남편으로부터 옵니다.
한강 작가 시 처럼
운명이 나에게 찾아와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말 붙이면
저는 그냥
울어버릴거 같아요.
모르겠어요. 누가 툭 건드리기만해도 즉시 왕 하고 울어버릴 준비가 24시간 되어있는 느낌...
지금도 눈물연기하는 배우들처럼 바로 레디 액션! 하면 금방 울어버릴수도 있어요.
하지만,
밥 잘 먹고 잠 잘자면
우울증은 아니겠죠?
우울한데 우울증은 아니다.
우울한데 웃을수 있다.
우울한데 때로는 우울한걸 잊는다.
그럼 우울증 아니잖아요. ㅎㅎ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