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병도 있는데
갑자기 엄마가 큰 병에 걸려 입원중입니다.
진단 받고 항암하기까지 한달걸렸고
그 사이 병원 예약.검사.입원.퇴원.입원...
환자는 힘드니 먹지도 걷지도 못하고 안합니다.
병원이 집에서 멀어서 택시타면 6만원
대중교통은 두번 갈아타고 1시간 40분 걸리네요.
저는 회사를 휴직하고 있어서
24시간 보호자로 있다 가족이랑 교대하고
제 병원에 들러 잠깐 볼일 보는데
너무 좋은 분들을 만났어요.
한분은 택시기사님이셨고 한분은 간호사님.
제가 스몰토크를 잘하는 편이라
짧은 시간에 본인의 깊은 얘기들도 잘 해주시는데
너무 위로가 되고 의미가 있더하고요.
그리고 집에 가려는데
지하철 유리에 비친 모습이 더 슬프네요.
병원에서 신경안쓰고 편하려고
츄리닝입고 마스크쓰고 감기안걸릴 무스탕 껴입고 머리는 3일째 못감았고 뿌염도 안되어서 지저분하기가.. 엄마 발톱은 잘라주고 바디크림도 다 발라줬는데 저는 손톱도 못잘라서... ㅎㄷㄷ
사실 병원에 오래있음 환자 아니여도
지치고 진 빠지고 우울해지고 에너지가 없지만
오늘 문득
그래도
오늘도 내 인생의 하루인데
엄마인생에 감정이입하고 매몰되서
내가 간병이상으로 나를 포기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 쳐지기도 하고..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중간중간 만나게 되는데
그들이 나를 그래도 노숙자처럼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또 어떤 인연을 만나게 될지 모르니
좀 정비를 하고 다녀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