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남편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썼었는데, 한동안 맘이 우울하고 이대로 있다가는 마음이 너무 지옥일 듯 해서 터 놓고 대화를 해 봤어요. 현재 수입이 얼마인지 시댁에 얼마가 가는지, 저축이 약간이라도 있는지, 노후는 어떻게 할건지 등등... 한달에 세후 천만원 버는데 (프리랜서라 의료보험, 국민 연금 등은 여기서 내야 하지만) 시댁에 몇 백씩 가고 (정확히도 얼마인지도 모를 정도로 경제 관념 없음), 본인 용돈 쓰고, 우리집 관리비 생활비 내고 저축은 아예 없고 빚만 3천 있다고 합니다. 빚이 3천 생긴 이유는 프리랜서라 중간 중간 프로젝트 바뀌면서 일 없을 때 쓴 생활비, 저하고 같이 해외 여행 가서 쓴 돈 때문이라고 하네요. 빚을 갚다보니 저축이 없는 거라구...
아이구 머리야 정말 뒤로 자빠질 뻔 했어요. 같이 여행을 가끔 가지만 비용의 70% 이상은 제가 늘 다 부담하고, 생활비는 저도 꽤 내거든요. 그래서 구체적으로 포트폴리오까지 짜 주면서 이제부터수입의 반은 무조건 저축하고 시댁에서 1년 내에 집 안 팔면 그때는 부모님께서 무조건 주택 담보 대출 내는 거라고 다짐 받고, 대출 땜에 저축 못 하겠다는 얘기 안 나오게 결혼할 때 받은 축하금 등등 부부 공동으로 제가 모아 두었던 돈으로 대출 갚으라고 이체해 줬어요. 지금은 500만원만 저축하지만 곧 부모님 지원 정리하고 추가로 월 2,300은 더 모아야 한다고 얘기도 하구요. 집 관리비도 앞으로 내가 낼 거라고, 자동이체 돌리고 정말 꼼짝 마 상황으로 몰아 두긴 했습니다.
본인은 은퇴 준비가 안되었으니 가능할 때까지 계속 일하겠다고 하지만,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3년 후에는 은퇴할 거구 난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테니 본인 노후는 그래도 최소한은 준비해 둬야 한다고 분명히 말해 두기는 했는데...
어떻게 25년을 일했는데 빚만 3천일까요. 경제 관념이 아무리 없어도 없어도 이럴 수가 있나요. 결혼하고 늘 붙어 지내는데 도박을 할 수는 없고, 투자했다 망할 머리도 안 되는데 아무리 주변에 퍼 주고 먹고 마시고 다녔다지만 이 지경일 줄이야ㅠㅠ. 제가 통장을 받아와 봐야 나중에 행여 문제가 생겨 재산 분할할 때 더 문제가 될 것 같아 일단은 남편 이름으로 다 저축하고 제가 가끔 들여다 보려고 합니다. 지금 집이 너무 커서 집도 몇년 후에는 줄여가려고 해요. 혼자서 살 때를 대비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