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한명의. 배우가 100분넘게 혼자 공연하는 연극을 봤어요.
전혜진이라는 배우는 전 고이선균 배우의 와이프, 가끔 드라마에서 보면 연기잘하네라는 느낌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어요.
어제 막이 오르는데 처음 느낌은 비율이 와 역시 연예인은 일반인과는 다르구나였어요. 연극이 시작되고 사실 그리스 신화는 잘 몰라서 처음에 내용은 어색하고 어렵더라구요.
차차 극이 전개되면서 그 배우의 광기(나쁜 뜻이 아니고 배우에게 보낼수 있는 최고의 찬사의 의미인 광기)가 보이는데
그 한명의 무대장악력이 상당했어요. 마치 관객을 잡아당겼다 늘렸다 가지고 노는 느낌이랄까요. 수십년간 배우를 해서 그런지 그냥 관객이랑 한바탕 판을 펼치더군요.
도대체 몇명의 목소리와 흉내를 내는지 살짝 그 광기, 끼가 소름끼치게 대단해 보였어요.
제가 티비를 보면서 가졌던 남편후광으로 유명한 배우? 라는 편견을 산산조각 내버린 연극이었어요. 이 자리를 빌어서 그 배우에게 사과를 하고 싶네요.
연극이 끝나고 의심이 많은 저는 무대에서 프롬터 같은걸 쏴서 대사를 보여줬나 둘러볼 정도로 그 긴긴 100분이 넘은 대사를 어찌 배우들은 외운걸까 신기했어요. 배우분들 계시면 어떻게 암기하는지 좀 알려주세요 .
명동극장에서 보고 나오는데 코너를 도니 사람들이 수십명 서있는거에요. 알고보니 극장 옆 작은 문으로 전혜진 배우가 이따 찐팬들에게 얼굴을 보여주는걸 기다리는 거더라구요.
친구와 함께 건너편 길거리에서 버스킹하는 사람의 노래를 들으며 기다렸지요. 슬슬 웃기 상황이 벌어집니다. 지나가던 외국인들은 뭐냐고 같이 기다리는 겁니다 ㅋㅋㅋ
한사람에게는 연극에서 본 배우다 나오기를 기다린다고 귀뜸을 해줬는데 제가 그렇다고 그걸 외칠수도 없고 ㅋㅋㅋ 휴 이즈 잇
와이 피플아 히어? 외국인들 간간히 난리나고 ... 그러다가 그 배우가 나오니 다들 핸드폰을 하늘 높이 올려서 찍더라구요. 얼떨결에 같이 올려봤으나 작게만 찍히고.:: 차라리 앞에 사람 핸드폰을 보니 시원하게 배우 얼굴이 보였어요.
그 예술가의 광기는 가라지고 수줍은 조용한 배우가 나타나서 깜짝 놀랐어요. 앞줄에 찐팬들이 주는 편지등을 받고 뭐라뭐라하고 퇴장하는데 그런 팬문화도 처음보고 신기했어요.
그 난리법석통에 우리 앞줄 커플은 자기들이 가니까 여기 앞으로 오세요 배려해주고 뒤에 커플들은 전혜진을 남자가 모르니 여자가 왜 모르냐고 구박하고 남친은 전지현은 안다며 억울해하고 ㅋㅋ
한밤중에 명동거리는 또 이렇게 재미난 헤프닝으로 깊어가고 있었어요. 아직도 머릿속에 그 배우의 엄청난 연기가 맴도네요.
친구에게 난 10억을 줘도 저런 배우가 될수는 없을것 같다.
그 끼 와 그 자신의 모든걸 보여주는 배우라는 직업은 대단하다라는 말로밖에 전 표현이 안됩니다. 아티스트들은 참 대단한거구나 .... 끝을 어찌 맺어야하나..: 도망갑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