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제 두유 20개 한 박스를 주문 했어요
오늘 택배가 저희 아파트 단지 안에는 와 있는데 아직 저희 집에 배달은 안 된 상태에서 제가 잠깐 집 앞에 나갔다 들어왔어요 들어오는데 집 문 앞에 두유 상자처럼 생긴 택배가 와 있어서 너무나 당연히 그거 가지고 들어왔어요
그리고 나서 운송장을 뜯어내고 칼을 찾아서 막 박스를 열려고 하는데 누가 초인종을 누르더니 막 문을 두드렸어요
나가 보니 어떤 젊은 남자가 방금 여기 박스 하나 가지고 들어가지 않았냐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우리 집에 온 것일 텐데라고 했던가 뭐라고 하면서 와서 떼어냈던 운송장을 가져다 보여 줬어요 근데 그게 옆집 거였던 거죠 그러면서 이 집 거 아니라고 해서 저는 영문 모르고 다시 박스로 와서 박스 옆에 보이는 틈을 보니까 정말 그거는 두유가 아니고 캔으로 된 음료가 안에 있더군요
캔 박스도 지금 먹고 있는 24개 두유 박스처럼 3개씩 8줄 옆으로 길다란 네모 상자고 무게든 뭐든 어차피 같은 음료여서 느낌이 비슷하니 저는 아무런 의심도 안 한 거였죠
어쨌든 그걸 아 큰일 날 뻔했네 속으로 생각하면서 가져다 주었더니 그 사람이 왜 남의 걸 가지고 가냐고 너무 험한 얼굴로 목소리에 증오심을 담아서 저에게 따지는 거예요 그래서 아니 우리 건 줄 알았다고 그랬죠 그랬더니 여기 이렇게 주소가 써졌는데 왜 남의 걸 가져가냐고 그 소리를 계속 반복하는 거예요 그리고 나서 운송장은 왜 뜯었냬요
운송장을 왜 뜯었냐는 말도 몇 번이나 반복을 했는데 제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대꾸도 제대로 못 했어요 박스를 제건 줄 알고 뜯으려고 했으니까 운송장부터 뜯어낸 건데 그 말도 못 하고 그 사람은 계속 왜 남의 걸 가지고 들어갔냐 운송장은 왜 뜯었냐를 몇 번이나 반복을 하면서 너무나 증오 섞인 말을 계속해서 저도 언성이 높아졌어요
남의 집앞에 먼저 둔 사람이 잘못이지 왜 소리를 지르냐고 하면서 막 큰 소리로 서로 싸우듯이 말했어요 그러다 아무튼 그 사람이 가기는 갔는데 지금까지도 심장이 뛰고 너무 화가나요 이 사람이 왜 이렇게까지 적대적인가도 깨닫지 못하고 한참 말하다 보니 그때야 나를 지금 남의 택배 훔친 사람으로 생각라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쨌든 아파트 라인 사람들 다 들리게 큰 소리로 그렇게 떠들었고 결국 내가 남의 택배를 훔치려 사람이 됐으니 동네레서 너무 창피해요
저는 딱 그렇게밖에 안됳 사정이 있었지만 남들은 각자 자기들 집에서 들리는 소리만 들으면 제가 남의 택배를 가지고 들어갔다가 들통난 거 밖에 더 되나요 아 진짜 별일이 다 있어요
너무 분하고 속상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