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자연이 좋아서 제주로 이주했습니다.
바람, 돌담, 오름, 귤밭, 낮은 지붕들, 바다가 보이는 해안도로…
제주만의 시간이 흐르지 않는 풍경이 주는
편안함, 느긋함이 정말 좋았어요.
지금도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구요.
그런데 요즘 보이는 변화들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제주도에 오는 관광객들이 원하는 건
높은 빌딩과 난개발된 해안가 풍경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자연환경은 점점 훼손되고,
제주만의 ‘낮고 넓고 여유로운 풍경’이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특히 필요성이 충분히 공감되지 않은 사업들이
큰 예산으로 진행되는 걸 볼 때면
‘이게 정말 누구를 위한 행정인가?’ 하는 의문이 들어요.
예를 들어 최근 말 많은 제주시 중앙차로 사업처럼
많은 주민들이 불편과 안전 문제를 지적했는데도
예산이 투입되어 강행되는 모습,
그리고 곳곳에서 계속 늘어나는,
제주의 자연경관을 헤치는 고층 성냥갑 건축 허가들…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제주가 제주다움을 잃을까 두렵습니다.
게다가 동·서 제주시청 신축과 확장,
그에 따른 추가 건물과 인력 확대 등은
정작 제주도민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행정인지 의문이 남습니다.
관광객도, 주민도 체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은 부족한데 말이죠.
사실 지금 제주에 필요한 건 이런 것 아닐까
‘살러 오는 사람은 떠나지 않게,
살고 있는 사람은 더 편안하게,
놀러 오는 사람은 제주를 더 사랑할 수 있게.’
그런 제주다운 제주가 되었으면 합니다.
입도한 지 5년.
제주에서 내 여생을 보내고 싶고
제주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니까
이런 걱정도 함께 생기네요.
오늘은 그 마음을 그냥 끄적여봤습니다.
여전히 아름다운, 그러나 예전보다 덜해지고 있는
나의 제주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새삼 느낍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미래는
지방선거가 좌우된다는 걸요.
민주당, 국민의힘당 모두
자기주머니와 주변인들 주머니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닌,
주민의 삶에 선한 영향을 주는 제대로 된 사람을
공천해줬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