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폭력바람음주는 아니지만
가정을 돌보지 않는 남편이어서
이혼을 결심하고 애한테 의사타진을 했더니
펄쩍 뛰면서 자기는 이혼가정에서 자라기 싫다고 하길래
그래, 그러면 안할께
하고 뭐 그냥저냥 살았습니다.
아이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명문대에 갔고,
속은 모르겠지만 겉으로는
엄마 엄청 위하고
아빠하고도 잘 지냅니다.
그냥 찬 바람 부는 지금
내가 살아갈 수 있었던 다른 인생을 생각하면
이런인생 저런인생 별게 있나 싶기도 하고
어차피 다른 남자 만날 생각따위는 추호도 없었는데 싶기도 하고
일이 잘 안풀리는 남편을 보면서
그래도 이것도 가정이라고 지킨다고 약속했으니
내키지 않지만 남편 편에 서서 해야할 일도 생기고 그렇네요.
남편복은 별로지만 자식복이 아주 괜찮으니
말년운이 좋아요, 하는 말에 의지해 살아왔는데
계속 의지하고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나가려고 합니다.
근데 가끔 드는 생각이지만
다른 평행우주에서는 그때 이혼을 한 내가 잘 살고 있을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