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여행 중인데요.
와 있는 도시에서 저녁시간마다 다운타운을 운동 삼아 걸어 다니며 구경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산책 삼아 걷다가 자그마한 옷가게 입구 쪽에 바깥으로 걸려 있는 데님 바지를 봤어요.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라 관심 있게 보다가 주머니가 얼마나 깊은지
( 저는 손가방 잘 들고 다니지 않고 소지품을 주머니에 잘 넣는 스타일이라 주머니의 깊이가 중요해서요 )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는데 안에서 그 모습을 보신 주인 분
" 안에 들어 와서 바지 보세요 "
여기까지는 좋았어요. 막 들어 가려고 하는데 이어서
" 손으로 바지 만지지 말구요 " 표정과 어투에서 느껴지는 가시때문에
발을 도로 빼면서 나도 모르게 비슷한 정도의 불친절한 말투로
" 미안해요 " 하면서 가던 길 빠르게 가버렸어요.
사실은 그 바지가 맘에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 아쉬웠지만
깜장이나 때묻은 손으로 만지다 야단 맞는 거 같은 기분 더러움에
다시 돌아 가고 싶지는 않았네요.
숙소에 돌아 와 곰곰 생각하니
새 상품에 이사람 저사람 손 때 묻는 거 찜찜할 수도 있긴하겠다 싶으면서도
만져 보지 않고 눈으로만 보는 상품이 따로 있지 옷을 어떻게 그렇게 하나 싶고....
안에 들어 가서 보는 바지는 만져두 되고 바깥에 디스플레이 한거는 못만지나 ?
그러면 바깥에 ' 만지지 마시고 안으로 들어 와서 보세요 ' 라고 사인을 붙이든지...
별별 생각이 다 드네요.
그리고 그 분이 같은 내용의 말이어도 " 들어 와서 보세요 " 라고만 했어도
상황진행이 달랐을 수도 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