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돌아가시고 살림정리를 했어요.
워낙 형제 많고, 시골이라 손님 많아서 그릇 많은줄 알았어요.
근데 예상보다 더해요.
아끼시느라 어디서 사은품으로 받은 온갖 컵, 접시들.. 아시죠? 로고 같은거 써있는거요. 요새는 많이 줄었는데 예전에 진짜 많았죠. 시골이라 최근까지도 그런거 많긴 했어요.
그 많은 그릇들 중 쓰던건 하나같이 다 그런것들 뿐이었어요. 우유 사면 주는 컵, 지역축제 기념으로 제작한 커피잔에, 커피 사면 딸려오는 머그,
무슨무슨 회사 창립기념일 박힌 접시, 거기다 술 사면 딸려오는 술잔
씽크대 가득가득... 버려도 버려도 끝이 없는데,.
정작 좋은건 씽크대 맨 꼭대기에 새거 상자째 있더라고요. 로고 없고 제대로 선물 받은거요.
족히 30년 넘었을거 같은 유행 지난 새 그릇들이 또 하나가득....
로고 박힌거 버리고 이런 새거나 좀 쓰시다 가시지.
이쁜 화채 그릇 이렇게 세트로 있는데 맨날 명절에 식혜는 촌스런 무늬에 ㅇㅇ사 로고 박힌 머그잔에만 마셨네요. 술도 좋은 술잔 모셔두고 맨날 술사면 딸려오는 로고 박힌 잔에만 마셨네요.
그릇 많아봤자 애물단지에요. 버리기만 귀찮지.
유행지난거 아무리 좋고 새거라도 좀 그렇고요, 깨지지 않는 이상 나중에 쓰려고 쌓아놔도 영원히 안써져요.
교훈을 얻었어요. 나는 그릇 욕심 버리고 새거 사지 말고 있던거 쓰자. 그리고 선물받으면 좋은거 아끼지 말고 바로 쓰고 로고 박힌건 빨리빨리 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