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고2가 된 아이

졸참나무 조회수 : 1,089
작성일 : 2025-09-24 11:56:46

지난 겨울에 아이때문에 글을 한번 올린 적 있었어요.

1학년내내 열심히 하던 아이가 갑자기 공부를 놓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냐고요.

 

아이는 진짜 겨울동안 공부를 놓고 아주 열심히 놀았어요.

날마다 웹툰에 넷플릭스. 디즈니 아주 골고루 많이도 보더라구요.

거의 자고 먹는 시간빼고는 하루종일 보더라구요.

그렇게 지내면서 가끔 눈치가 보는것 같긴했는데 아주 편해보였어요.

어차피 억지로 공부할수 없다는걸 알고 있어서 저도 아이 아빠도 공부에 대해서는 일절 말을 안했거든요.

 

그렇게 겨울 방학을 보내다 2학년 1학기가 됐어요.

과외랑 학원 뺀 상태에서 공부도 안하니 시간이 너무 남더라구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아이 아빠랑 개인 pt를 하러 다녔어요.

아이 아빠가 운동을 하면 리프레쉬 되고 체력도 좋아질것이니 나쁠게 없다라고 아이를 설득해서 데리고 갔어요. 원래 운동감이 좋은 아이였는데 완전 운동인이 되어가더라구요.

하루에 1시간 30분 운동하고 와서 부족하다고 집에 있는 운동기구를 2시간을 더 타고..(참고로 저희애는 딸)

이 정도 열의면 체대를 보낼까 싶은 생각도 들더라구요.

 

암튼 운동인의 삶을 살다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 오는데

중간고사 기간에도 역시나 공부를 안합니다.

시험 전날에도 넷플릭스에 디즈니에 운동에 오로지 그것만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저한테 자기는 지방대 별로 안좋은 과 가도 괜찮다고. 저는 너가 가고 싶은데 가라고 답해줬죠.

시험 결과는 예상대로 입니다. 완전 엉망이였어요.

아이는 아주 멀쩡했어요. 여전히 행복해 보였거든요.

 

그런데 하루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선생님들이 자기한테 건 기대가 많았던게 느껴졌었는데 이제는 자기한테 기대하는 선생님이 없는게 느껴진다구요. 자기도 당연하게 선생님들의 행동이 이해가 되는데 서운하대요.

고등학교 들어갈때 학생 대표로 선서 하고 들어갔으니 아무래도 그랬겠죠.

그 이야기 하고는 또  아무렇지도 않게  놀더라구요. 그러려니 했어요.

 

그런데 중간고사 끝난지 한 2주후에 갑자기 자기는 다시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이야기 하더라구요.

공부를 안하면 삶이 행복해질줄 알았는데 해보니 그건 아닌것 같다구요.

그 이후로 신기하게 다시 공부를 합니다.

물론 기말고사도 잘 못쳤죠. 그동안 준비해 놓은게 하나도 없으니..

2학년 1학기 내신은 안드로메다로 갔어요.

그새 2학기가 되어서 또 시험기간이네요.

암튼 저희 아이 이제는 많이 좋아졌어요.  다시 열심히 합니다.

 

제 하소연글에 댓글 달아주시고 조언 해주셨던 분들 감사드립니다.

그 조언들 마음에 새기면서 지금까지 참고 지켜봐줄수 있었던것 같아요.

 

겨울에 썼던 글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966842

 

 

 

 

IP : 58.235.xxx.9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ㅡㅡ
    '25.9.24 11:59 AM (61.254.xxx.88)

    눈물나네요....
    원글님이 잘 버텨주신 덕분이네요.
    안힘드셨나요?
    저라면 참.... 고민많았을거 같아요
    후속글 나눠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 2. ..
    '25.9.24 12:19 PM (39.118.xxx.199)

    아이가 똘똘한 아이라
    본인 선택에 대해 옳고 그름을 알고 다시 제자리 오는..지혜로운 아이네요.
    원글님도 그렇지만 남편분도 대단
    아무튼 고생하셨어요.
    자아가 강한 아이는 부모가 억지로 하라고 하진 않더군요.
    알아서 본인이 좋아하는 걸 찾아 목표가 생기면 하더라고요.
    저도 원글님과 같은 08년 아이 키우고 있어요.
    일반고 다니다 자퇴하고 올해 다시 다른 학교로 입학해서 즐겁게 잘 다니고 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57088 약스포) 은중과 상연 다 봤는데... 남주가 영... 28 ... 2025/09/24 4,520
1757087 저는 별로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14 2025/09/24 3,769
1757086 배현진의원 1 소정의 절차.. 2025/09/24 2,015
1757085 늙는다는건 참 별로같아요 64 ㅇㅇ 2025/09/24 16,586
1757084 집에 쓰레기통 몇개 있어요? 14 너무 2025/09/24 1,531
1757083 지방인데 여기도 전세가 씨가 말랐어요 17 ㅇㅇ 2025/09/24 2,979
1757082 요새 금이 핫해서 그냥 하는 얘기인데요.. 9 뻘글 2025/09/24 3,177
1757081 밑에 베트남글 보다가 2 결혼 2025/09/24 868
1757080 마사지사가 3시간 내내 말하네요 6 .. 2025/09/24 3,149
1757079 서울 길동 복조리시장에서요. 어묵할머니 4 .. 2025/09/24 1,542
1757078 영유아 시절은 금방 지나가니, 사진과 영상을 많이 찍어놓으라고 4 .. 2025/09/24 1,631
1757077 교도소에서는 염색을 안 해주나요? 17 ........ 2025/09/24 4,645
1757076 저희딸 박사까지 할수있을까요 3 ai석사 2025/09/24 2,268
1757075 제가 듣기로 이번 카톡 개편한 이유가 7 ........ 2025/09/24 4,557
1757074 지금 kbs1에서 노무현대통령 프로그램해요. 2 2025/09/24 684
1757073 40대 후반인데 생리 주기가 오히려 짧아지는 경우 9 .... 2025/09/24 1,666
1757072 통일교인들은 어디서 예배보나요? 5 2025/09/24 1,699
1757071 개고양이 말고 반려동물 추천해주세요 11 동물 2025/09/24 1,055
1757070 화담숲 접속대기가 한시간째 4천면 줄었는데 정상일까요 15 참말로 2025/09/24 3,088
1757069 시판(레트로트) 단호박죽 추천해주세요 3 ... 2025/09/24 678
1757068 이민정 유튜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 2025/09/24 3,716
1757067 카톡 이번 업데이트 개편하자고 한 인간 누굴까요? 3 ... 2025/09/24 1,866
1757066 [류근 시인] 우아한 강남 아줌마 12 ... 2025/09/24 4,095
1757065 미국을 못들어간다는데 19 갑자기 2025/09/24 4,134
1757064 주변 세븐일레븐 편의점 있으시면 5 세븐일레븐 2025/09/24 1,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