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에 아이때문에 글을 한번 올린 적 있었어요.
1학년내내 열심히 하던 아이가 갑자기 공부를 놓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냐고요.
아이는 진짜 겨울동안 공부를 놓고 아주 열심히 놀았어요.
날마다 웹툰에 넷플릭스. 디즈니 아주 골고루 많이도 보더라구요.
거의 자고 먹는 시간빼고는 하루종일 보더라구요.
그렇게 지내면서 가끔 눈치가 보는것 같긴했는데 아주 편해보였어요.
어차피 억지로 공부할수 없다는걸 알고 있어서 저도 아이 아빠도 공부에 대해서는 일절 말을 안했거든요.
그렇게 겨울 방학을 보내다 2학년 1학기가 됐어요.
과외랑 학원 뺀 상태에서 공부도 안하니 시간이 너무 남더라구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아이 아빠랑 개인 pt를 하러 다녔어요.
아이 아빠가 운동을 하면 리프레쉬 되고 체력도 좋아질것이니 나쁠게 없다라고 아이를 설득해서 데리고 갔어요. 원래 운동감이 좋은 아이였는데 완전 운동인이 되어가더라구요.
하루에 1시간 30분 운동하고 와서 부족하다고 집에 있는 운동기구를 2시간을 더 타고..(참고로 저희애는 딸)
이 정도 열의면 체대를 보낼까 싶은 생각도 들더라구요.
암튼 운동인의 삶을 살다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 오는데
중간고사 기간에도 역시나 공부를 안합니다.
시험 전날에도 넷플릭스에 디즈니에 운동에 오로지 그것만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저한테 자기는 지방대 별로 안좋은 과 가도 괜찮다고. 저는 너가 가고 싶은데 가라고 답해줬죠.
시험 결과는 예상대로 입니다. 완전 엉망이였어요.
아이는 아주 멀쩡했어요. 여전히 행복해 보였거든요.
그런데 하루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선생님들이 자기한테 건 기대가 많았던게 느껴졌었는데 이제는 자기한테 기대하는 선생님이 없는게 느껴진다구요. 자기도 당연하게 선생님들의 행동이 이해가 되는데 서운하대요.
고등학교 들어갈때 학생 대표로 선서 하고 들어갔으니 아무래도 그랬겠죠.
그 이야기 하고는 또 아무렇지도 않게 놀더라구요. 그러려니 했어요.
그런데 중간고사 끝난지 한 2주후에 갑자기 자기는 다시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이야기 하더라구요.
공부를 안하면 삶이 행복해질줄 알았는데 해보니 그건 아닌것 같다구요.
그 이후로 신기하게 다시 공부를 합니다.
물론 기말고사도 잘 못쳤죠. 그동안 준비해 놓은게 하나도 없으니..
2학년 1학기 내신은 안드로메다로 갔어요.
그새 2학기가 되어서 또 시험기간이네요.
암튼 저희 아이 이제는 많이 좋아졌어요. 다시 열심히 합니다.
제 하소연글에 댓글 달아주시고 조언 해주셨던 분들 감사드립니다.
그 조언들 마음에 새기면서 지금까지 참고 지켜봐줄수 있었던것 같아요.
겨울에 썼던 글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966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