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자녀에게 이렇게 기억되는 부모님...

ㅅㅅ 조회수 : 3,372
작성일 : 2025-09-16 21:17:42

어머니를 제주의 납골당에 잘 모셨습니다. 주변분들 불편하게 하지 말라 하셔서 지역구인 제주에 알리지 않고 돌아가신 병원 인근에서 장례를 치렀습니다. 널리 알리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리고, 소식을 듣고 위로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암 말기 진단을 받고 거의 2년간 투병 생활을 하셨습니다. 병원에 계셨던 마지막 3주 동안 동생들과 교대로 간병을 하며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악화되는 증상을 곁에서 보며 조금씩 보내드릴 준비를 했습니다. 임종도 지킬 수 있게 자녀들이 모인 늦은 저녁에 돌아가신 걸 보면 끝까지 자식들 마음 편하게 해 주시려 고생하셨습니다.

 

제가 여러 면에서 어머니를 많이 닮았습니다. 외모도 성격도 닮았고, 그래서 더 좋아했습니다. 교육학을 전공하시고 교직에도 잠시 계셔서 자식을 자율적으로 키우려는 노력을 많이 하셨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학교가 교복을 도입하려고 하자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적극적으로 반대하셨던 기억도 납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주류처럼 보이는 삶을 살았지만 마음은 거기에 속하지 못하는 성향은 부모님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듯 합니다.

 

애교가 없는 첫째라 서운하셨을 일이 많았을 텐데, 중학교 이후 혼난 기억이 전혀 없는 걸 보면 어릴 적부터 장남으로 특별히 존중을 해 주셨고, 저도 그런 책임감으로 항상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작년 이맘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다시 어머니를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이제 한 시대가 가고 제가 첫째로 동생들과 그 다음 세대를 챙겨야 하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슬퍼 많이 울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책임감에 눈물을 흘리기 조심스럽네요.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어머니가 학창 시절을 보낸 부천과 인천을 고민했던 건 사교성이 좋으셨던 어머니에 기대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 후 서울 강남구에서 출마했을 때, 인지도가 없는 아들을 위해 양재천을 수십번씩 돌아다니며 명함을 드렸습니다. 고향 제주에서 처음 출마했을 때에는 말 그대로 산과 바다를 넘나들며 선거운동을 하신 어머니 덕분에 4%의 신승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는 힘들어도 뒤에서 말없이 응원해 주시며 큰 힘이 되어 주셨던 부모님이 안 계십니다.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1년 사이에 두 분을 모두 보내니 평소에 건강을 못 챙겨드린 죄책감과 그리움에 힘드네요.

 

부모님께서 제 어릴 적부터 꿈은 높게 가지되 마음은 깨끗이 하고, 생활은 검소하게 살라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이제라도 잘 지키려고 합니다.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는 바른 정치를 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투병 생활 동안 의료 대란으로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진심을 다해 저희 어머니를 치료해 주신 모든 의료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위로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ㅡㅡㅡ

김한규 의원 페북 글입니다. 조금 뭉클하네요. 자녀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는 부모가 되면 좋겠습니다. 

IP : 211.234.xxx.18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인생무념
    '25.9.16 9:23 PM (211.215.xxx.235)

    와. 멋지고 부럽네요.

  • 2. ㅇㅇ
    '25.9.16 9:53 PM (121.200.xxx.6) - 삭제된댓글

    김한규의원님, 좋은 가정교육을 받으셨군요.
    말없는 실천과 책임감 느끼게 하는
    무거운 한마디가 자녀들에겐 최고의 가정교육.

  • 3. .,.,...
    '25.9.16 10:29 PM (59.10.xxx.175)

    글에서처럼 김한규의원이 어머니랑 미모가 판막이더라구요.

  • 4. ...
    '25.9.17 2:52 AM (223.38.xxx.32)

    김한규 의원님 글이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1870 펌) 문재인의 실체 25 .. 2025/09/16 4,468
1741869 82를 보면 신세계 같아요 19 ..... 2025/09/16 4,223
1741868 서울 20평대, 대전 60평대 12 2025/09/16 3,153
1741867 유퀴즈는 분위기가 너무 썰렁하지않나요 4 mmm 2025/09/16 3,217
1741866 오십대에 대학 안나온분들이 많나요? 38 ㅇㅇ 2025/09/16 5,258
1741865 옛날 옛적 가입한 펀드 펀드 2025/09/16 996
1741864 통일교잠입영상 4 000 2025/09/16 1,409
1741863 코지하우스 혼자가서 먹는사람 있나요? 1 미소 2025/09/16 1,713
1741862 트럼프 "국가 비상사태 선포할수도 있다" 16 그냥 2025/09/16 4,025
1741861 은중과 상연...상연이 4 넷플 2025/09/16 3,541
1741860 지금도 윤이 민주당이 예산깎고 3 2025/09/16 1,261
1741859 여기 50대 시어머니 계신가요? 11 2025/09/16 3,679
1741858 최강욱의 개 돼지 발언에 대한 오해 26 2025/09/16 2,680
1741857 혹시 초등 자녀두신분들 영어 학원 선택 기준있으세요? 1 영어 2025/09/16 949
1741856 강대국중에 그나마 미국이 낫다던데 5 ㅎㄹㅇㅇ 2025/09/16 1,109
1741855 대통령님 제발 7 확실히 볼수.. 2025/09/16 2,130
1741854 팔찌 3 ... 2025/09/16 1,419
1741853 신사장 프로젝트 재밌어요 11 .. 2025/09/16 2,539
1741852 조국혁신당, 이해민, 해킹에 의한 국민 피해를 확실히 막을 수 .. 1 ../.. 2025/09/16 710
1741851 오피스텔 임대를 1년4개월 해달라는데 7 임대 2025/09/16 1,897
1741850 비타민c가 멜라딘 색소 억제해주기는 하나봐요 4 ... 2025/09/16 2,637
1741849 은중과 상연 안타까운 점 7 ㄴㅇㄴ 2025/09/16 3,871
1741848 네이버카페 글쓰기 도와주세요 2 네이버 2025/09/16 761
1741847 지방대 4년제 간호학과 보통 어느정도 취업 될까요 18 ㅓㅏ 2025/09/16 3,153
1741846 출근길 초등학교앞 경찰분들 1 화요일 2025/09/16 1,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