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자녀에게 이렇게 기억되는 부모님...

ㅅㅅ 조회수 : 3,388
작성일 : 2025-09-16 21:17:42

어머니를 제주의 납골당에 잘 모셨습니다. 주변분들 불편하게 하지 말라 하셔서 지역구인 제주에 알리지 않고 돌아가신 병원 인근에서 장례를 치렀습니다. 널리 알리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리고, 소식을 듣고 위로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암 말기 진단을 받고 거의 2년간 투병 생활을 하셨습니다. 병원에 계셨던 마지막 3주 동안 동생들과 교대로 간병을 하며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악화되는 증상을 곁에서 보며 조금씩 보내드릴 준비를 했습니다. 임종도 지킬 수 있게 자녀들이 모인 늦은 저녁에 돌아가신 걸 보면 끝까지 자식들 마음 편하게 해 주시려 고생하셨습니다.

 

제가 여러 면에서 어머니를 많이 닮았습니다. 외모도 성격도 닮았고, 그래서 더 좋아했습니다. 교육학을 전공하시고 교직에도 잠시 계셔서 자식을 자율적으로 키우려는 노력을 많이 하셨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학교가 교복을 도입하려고 하자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적극적으로 반대하셨던 기억도 납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주류처럼 보이는 삶을 살았지만 마음은 거기에 속하지 못하는 성향은 부모님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듯 합니다.

 

애교가 없는 첫째라 서운하셨을 일이 많았을 텐데, 중학교 이후 혼난 기억이 전혀 없는 걸 보면 어릴 적부터 장남으로 특별히 존중을 해 주셨고, 저도 그런 책임감으로 항상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작년 이맘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다시 어머니를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이제 한 시대가 가고 제가 첫째로 동생들과 그 다음 세대를 챙겨야 하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슬퍼 많이 울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책임감에 눈물을 흘리기 조심스럽네요.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어머니가 학창 시절을 보낸 부천과 인천을 고민했던 건 사교성이 좋으셨던 어머니에 기대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 후 서울 강남구에서 출마했을 때, 인지도가 없는 아들을 위해 양재천을 수십번씩 돌아다니며 명함을 드렸습니다. 고향 제주에서 처음 출마했을 때에는 말 그대로 산과 바다를 넘나들며 선거운동을 하신 어머니 덕분에 4%의 신승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는 힘들어도 뒤에서 말없이 응원해 주시며 큰 힘이 되어 주셨던 부모님이 안 계십니다.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1년 사이에 두 분을 모두 보내니 평소에 건강을 못 챙겨드린 죄책감과 그리움에 힘드네요.

 

부모님께서 제 어릴 적부터 꿈은 높게 가지되 마음은 깨끗이 하고, 생활은 검소하게 살라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이제라도 잘 지키려고 합니다.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는 바른 정치를 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투병 생활 동안 의료 대란으로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진심을 다해 저희 어머니를 치료해 주신 모든 의료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위로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ㅡㅡㅡ

김한규 의원 페북 글입니다. 조금 뭉클하네요. 자녀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는 부모가 되면 좋겠습니다. 

IP : 211.234.xxx.18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인생무념
    '25.9.16 9:23 PM (211.215.xxx.235)

    와. 멋지고 부럽네요.

  • 2. ㅇㅇ
    '25.9.16 9:53 PM (121.200.xxx.6) - 삭제된댓글

    김한규의원님, 좋은 가정교육을 받으셨군요.
    말없는 실천과 책임감 느끼게 하는
    무거운 한마디가 자녀들에겐 최고의 가정교육.

  • 3. .,.,...
    '25.9.16 10:29 PM (59.10.xxx.175)

    글에서처럼 김한규의원이 어머니랑 미모가 판막이더라구요.

  • 4. ...
    '25.9.17 2:52 AM (223.38.xxx.32)

    김한규 의원님 글이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8246 추운데 뭘하면 몸이 더워질까요? 25 살짝 2025/10/07 2,810
1748245 롯데야 우승해서 4 ... 2025/10/07 1,574
1748244 김혜경 여사님 요리책이라는데요 11 ㅎㄻ 2025/10/07 3,940
1748243 아이허브 화장품 수량제한있나요? 4 .. 2025/10/07 1,280
1748242 하루 360대 견인 전동킥보드, 과태료 한 푼 안낸다 3 .. 2025/10/07 1,229
1748241 국민들 수준이 높아졌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 8 시레기 2025/10/07 4,449
1748240 중2요..어떻게 지내나요 21 저는 2025/10/07 2,258
1748239 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확대’에 부산시·주진우 있었다 23 0000 2025/10/07 2,427
1748238 층간소음 분쟁도 엄청나고 피해자도 많은데 4 근데 2025/10/07 1,576
1748237 스타우브 넘좋네요 9 요물 2025/10/07 3,711
1748236 딸을 위한 레시피를 못찾겠어요 3 2025/10/07 2,463
1748235 '가왕' 조용필 콘서트, 시청률 15.7%로 추석 1위 17 .. 2025/10/07 3,582
1748234 어둠의팬들 ㅎㅎ 6 딸이하는말 2025/10/07 1,773
1748233 채했을 때 좋은 지압점 1 .... 2025/10/07 1,433
1748232 추석. 설날 등 명절엔 차(茶)례상만 차리면 된다 9 111 2025/10/07 1,942
1748231 이런 아버지 어째야할지.. 6 답답 2025/10/07 2,661
1748230 서울이나 경기, 인테리어 구경할 곳 4 구경하는집 2025/10/07 1,254
1748229 자연드림 오늘 휴무인가요? 질문 2025/10/07 1,153
1748228 림레스트 추천요 --;; 2025/10/07 786
1748227 민생지원금 욕하는 사람들은 1 fjtisq.. 2025/10/07 1,384
1748226 입시치룬 공부방 정리중 발견한 것 14 입시끝 2025/10/07 4,517
1748225 뻔뻔한 아주버님 16 2025/10/07 6,211
1748224 명절상에 남은 반찬 버리나요? 8 ㅇㅇㅇ 2025/10/07 2,353
1748223 95세 치매아버지 9 눈물 2025/10/07 3,876
1748222 리빙박스 전선들 버려야할까요?? 궁금이 2025/10/07 1,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