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녀에게 이렇게 기억되는 부모님...

ㅅㅅ 조회수 : 3,368
작성일 : 2025-09-16 21:17:42

어머니를 제주의 납골당에 잘 모셨습니다. 주변분들 불편하게 하지 말라 하셔서 지역구인 제주에 알리지 않고 돌아가신 병원 인근에서 장례를 치렀습니다. 널리 알리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리고, 소식을 듣고 위로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암 말기 진단을 받고 거의 2년간 투병 생활을 하셨습니다. 병원에 계셨던 마지막 3주 동안 동생들과 교대로 간병을 하며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악화되는 증상을 곁에서 보며 조금씩 보내드릴 준비를 했습니다. 임종도 지킬 수 있게 자녀들이 모인 늦은 저녁에 돌아가신 걸 보면 끝까지 자식들 마음 편하게 해 주시려 고생하셨습니다.

 

제가 여러 면에서 어머니를 많이 닮았습니다. 외모도 성격도 닮았고, 그래서 더 좋아했습니다. 교육학을 전공하시고 교직에도 잠시 계셔서 자식을 자율적으로 키우려는 노력을 많이 하셨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학교가 교복을 도입하려고 하자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적극적으로 반대하셨던 기억도 납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주류처럼 보이는 삶을 살았지만 마음은 거기에 속하지 못하는 성향은 부모님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듯 합니다.

 

애교가 없는 첫째라 서운하셨을 일이 많았을 텐데, 중학교 이후 혼난 기억이 전혀 없는 걸 보면 어릴 적부터 장남으로 특별히 존중을 해 주셨고, 저도 그런 책임감으로 항상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작년 이맘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다시 어머니를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이제 한 시대가 가고 제가 첫째로 동생들과 그 다음 세대를 챙겨야 하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슬퍼 많이 울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책임감에 눈물을 흘리기 조심스럽네요.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어머니가 학창 시절을 보낸 부천과 인천을 고민했던 건 사교성이 좋으셨던 어머니에 기대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 후 서울 강남구에서 출마했을 때, 인지도가 없는 아들을 위해 양재천을 수십번씩 돌아다니며 명함을 드렸습니다. 고향 제주에서 처음 출마했을 때에는 말 그대로 산과 바다를 넘나들며 선거운동을 하신 어머니 덕분에 4%의 신승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는 힘들어도 뒤에서 말없이 응원해 주시며 큰 힘이 되어 주셨던 부모님이 안 계십니다.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1년 사이에 두 분을 모두 보내니 평소에 건강을 못 챙겨드린 죄책감과 그리움에 힘드네요.

 

부모님께서 제 어릴 적부터 꿈은 높게 가지되 마음은 깨끗이 하고, 생활은 검소하게 살라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이제라도 잘 지키려고 합니다.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는 바른 정치를 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투병 생활 동안 의료 대란으로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진심을 다해 저희 어머니를 치료해 주신 모든 의료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위로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ㅡㅡㅡ

김한규 의원 페북 글입니다. 조금 뭉클하네요. 자녀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는 부모가 되면 좋겠습니다. 

IP : 211.234.xxx.18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인생무념
    '25.9.16 9:23 PM (211.215.xxx.235)

    와. 멋지고 부럽네요.

  • 2. ㅇㅇ
    '25.9.16 9:53 PM (121.200.xxx.6) - 삭제된댓글

    김한규의원님, 좋은 가정교육을 받으셨군요.
    말없는 실천과 책임감 느끼게 하는
    무거운 한마디가 자녀들에겐 최고의 가정교육.

  • 3. .,.,...
    '25.9.16 10:29 PM (59.10.xxx.175)

    글에서처럼 김한규의원이 어머니랑 미모가 판막이더라구요.

  • 4. ...
    '25.9.17 2:52 AM (223.38.xxx.32)

    김한규 의원님 글이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5254 마이박스에서 외장하드hdd 로 사진옮기는법 2025/09/24 922
1745253 핫딜 쌀 사신분~ 배송 빠르던가요? 2 쌀이없당 2025/09/24 1,266
1745252 고2 혼공이 맞나요 10 2025/09/24 1,587
1745251 한집에 십년가까이 사니 좀 지겹네요 14 ㅇㅇ 2025/09/24 3,310
1745250 아르텍(artek) 알토 테이블 사용하시는분 계세요? ㅡㅡ 2025/09/24 744
1745249 고3 아들 등교하다가 다시 왔어요(학교에 폭발물 설치됐다고..).. 6 .. 2025/09/24 2,904
1745248 이마트에서 신세계상품권 파나요? 2 .. 2025/09/24 1,039
1745247 송지헌 수사과장 승무원하면서 비행기에서 틈틈히 사시 공부했다네요.. 8 ㅇㅇ 2025/09/24 2,674
1745246 부끄럼 없는 시어머니 12 이해불가 2025/09/24 4,277
1745245 어쩔 수가 없다 1 연두연두 2025/09/24 1,534
1745244 몸 쓰는 알바를 며칠해보니.. (소감) 10 의외 2025/09/24 4,677
1745243 공공장소에서 전화로 며느리에게 욕하는 아들맘 12 2025/09/24 2,984
1745242 주변 진짜 재산 많은 의사들 보면(의사들에 대한 환상) 11 2025/09/24 3,799
1745241 카톡-내 프로필 나만 보기, 공개 안하기 설정 1 깨톡 2025/09/24 2,865
1745240 나이 어리든 적든 결혼은 모험이긴 한 것 같아요 10 ... 2025/09/24 2,214
1745239 다이슨 절대 사지 마세요 70 도둑 2025/09/24 28,603
1745238 지방세연구원의 갑질과 직원의 자살 6 .... 2025/09/24 2,436
1745237 요즘 세탁비 얼마나 하나요? 8 세탁비 2025/09/24 1,350
1745236 다리 생긴 지 5년 넘도록 ‘섬 추가배송비’ 받아온 쿠팡···시.. ㅇㅇ 2025/09/24 1,887
1745235 내 재산 자녀에게 모두 주고플때 22 ㅇㅇ 2025/09/24 4,577
1745234 윗집 누수-저희 안방의 화장실연결 드레스룸 천장에 누런 얼룩 17 누수문제 2025/09/24 2,385
1745233 카톡 새 핸드폰사면 새로 깔아야 되면 자동업뎃이 5 ㅇㅇ 2025/09/24 2,160
1745232 카톡 프사 나만보기로 바꿈 6 현소 2025/09/24 4,882
1745231 카톡프로필사진지우면 1 ... 2025/09/24 2,369
1745230 광명 국평이 분양가 16억 시대네요 27 2025/09/24 5,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