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자녀에게 이렇게 기억되는 부모님...

ㅅㅅ 조회수 : 3,414
작성일 : 2025-09-16 21:17:42

어머니를 제주의 납골당에 잘 모셨습니다. 주변분들 불편하게 하지 말라 하셔서 지역구인 제주에 알리지 않고 돌아가신 병원 인근에서 장례를 치렀습니다. 널리 알리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리고, 소식을 듣고 위로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암 말기 진단을 받고 거의 2년간 투병 생활을 하셨습니다. 병원에 계셨던 마지막 3주 동안 동생들과 교대로 간병을 하며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악화되는 증상을 곁에서 보며 조금씩 보내드릴 준비를 했습니다. 임종도 지킬 수 있게 자녀들이 모인 늦은 저녁에 돌아가신 걸 보면 끝까지 자식들 마음 편하게 해 주시려 고생하셨습니다.

 

제가 여러 면에서 어머니를 많이 닮았습니다. 외모도 성격도 닮았고, 그래서 더 좋아했습니다. 교육학을 전공하시고 교직에도 잠시 계셔서 자식을 자율적으로 키우려는 노력을 많이 하셨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학교가 교복을 도입하려고 하자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적극적으로 반대하셨던 기억도 납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주류처럼 보이는 삶을 살았지만 마음은 거기에 속하지 못하는 성향은 부모님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듯 합니다.

 

애교가 없는 첫째라 서운하셨을 일이 많았을 텐데, 중학교 이후 혼난 기억이 전혀 없는 걸 보면 어릴 적부터 장남으로 특별히 존중을 해 주셨고, 저도 그런 책임감으로 항상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작년 이맘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다시 어머니를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이제 한 시대가 가고 제가 첫째로 동생들과 그 다음 세대를 챙겨야 하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슬퍼 많이 울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책임감에 눈물을 흘리기 조심스럽네요.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어머니가 학창 시절을 보낸 부천과 인천을 고민했던 건 사교성이 좋으셨던 어머니에 기대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 후 서울 강남구에서 출마했을 때, 인지도가 없는 아들을 위해 양재천을 수십번씩 돌아다니며 명함을 드렸습니다. 고향 제주에서 처음 출마했을 때에는 말 그대로 산과 바다를 넘나들며 선거운동을 하신 어머니 덕분에 4%의 신승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는 힘들어도 뒤에서 말없이 응원해 주시며 큰 힘이 되어 주셨던 부모님이 안 계십니다.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1년 사이에 두 분을 모두 보내니 평소에 건강을 못 챙겨드린 죄책감과 그리움에 힘드네요.

 

부모님께서 제 어릴 적부터 꿈은 높게 가지되 마음은 깨끗이 하고, 생활은 검소하게 살라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이제라도 잘 지키려고 합니다.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는 바른 정치를 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투병 생활 동안 의료 대란으로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진심을 다해 저희 어머니를 치료해 주신 모든 의료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위로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ㅡㅡㅡ

김한규 의원 페북 글입니다. 조금 뭉클하네요. 자녀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는 부모가 되면 좋겠습니다. 

IP : 211.234.xxx.18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인생무념
    '25.9.16 9:23 PM (211.215.xxx.235)

    와. 멋지고 부럽네요.

  • 2. ㅇㅇ
    '25.9.16 9:53 PM (121.200.xxx.6) - 삭제된댓글

    김한규의원님, 좋은 가정교육을 받으셨군요.
    말없는 실천과 책임감 느끼게 하는
    무거운 한마디가 자녀들에겐 최고의 가정교육.

  • 3. .,.,...
    '25.9.16 10:29 PM (59.10.xxx.175)

    글에서처럼 김한규의원이 어머니랑 미모가 판막이더라구요.

  • 4. ...
    '25.9.17 2:52 AM (223.38.xxx.32)

    김한규 의원님 글이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50722 태국인들 댓글로 이재명대통령 칭찬중 5 Dd 2025/10/15 2,891
1750721 앞으로 주택구매는 내 돈으로 37 주택구매 2025/10/15 5,238
1750720 법은 국민편이여야 한다 부자되다 2025/10/15 867
1750719 송도 동탄이 떡상하겠네요 49 2025/10/15 22,194
1750718 대책 괜찮은 거 같긴 한데 1 부동산 2025/10/15 1,568
1750717 심천 발마사지 팁 얼마요구하나요 4 ㅁㅇㅁㅇ 2025/10/15 1,535
1750716 오늘 해가 나서 너무 기분이 좋네요. 2 ㅇㅇ 2025/10/15 1,040
1750715 부정적 경험, 기억들을 지우는 방법은 뭘까요 11 .. 2025/10/15 2,474
1750714 부동산 어플보니까 바로 반응 나오네요 58 .... 2025/10/15 18,741
1750713 오페라 덕후님 2 감사해요 2025/10/15 1,263
1750712 불안정해보이는 어떤 사람...... 1 어떤부분 2025/10/15 1,776
1750711 골드 현재 고점이 아닌거 같네요 6 ㅇㅇ 2025/10/15 3,339
1750710 위마비로 죽만 먹어요... 8 ... 2025/10/15 2,491
1750709 여수 향일암 다녀오신 분들께 질문이요. 12 ㅇㅇ 2025/10/15 2,651
1750708 이 아가 발음이 찰지네요. 오늘 넘 웃었어요 2 ㅇㅇ 2025/10/15 2,036
1750707 재산세 오늘까지네요~ 1 드라마매니아.. 2025/10/15 1,836
1750706 전세 갱신 9년법 발의되었네요 38 ㅇㅇ 2025/10/15 6,232
1750705 생계가 걱정되는 친구가 있는데 12 ㅇㅇ 2025/10/15 5,075
1750704 임윤찬은 김연아에요 14 .. 2025/10/15 4,617
1750703 잼프 덕에 빌라 탈출 얏호 2025/10/15 2,388
1750702 캄보디아 당국 한국인 80명 이민국 구금, 본인들이 귀국 거부 8 o o 2025/10/15 2,374
1750701 동물병원-연고만 타간다고 하니 되게 띠꺼워하네요 8 ㅁㅁㅁ 2025/10/15 1,637
1750700 내란특검 "박성재 구속 기각 납득 어려워"…영.. 2 제발 2025/10/15 1,350
1750699 주진우, 김현지 추가 폭로 예고 18 ... 2025/10/15 3,544
1750698 40만원 숙박권이 생겼는데 추천 좀 해주세요~ 12 예약 2025/10/15 1,8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