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처음으로 감시 당하는 듯해 답답했어요.

조회수 : 2,517
작성일 : 2025-09-05 10:09:10

결혼 20년 되었고 애 낳고 키우고 어쩌고 하는 동안

1년, 6개월, 2년... 이런식으로 일을 하기는 했지만 남편에 비하자면 월등히 임금이 적고 

대부분의 기간이 전업이었어요. 

모든 지출을 남편 명의로 몰아주는 게 너무 당연해서 

제 명의 카드는 제 소유의 계좌 체크카드 하나 있는 외에 남편 가족카드를 발급받아 살았죠. 

(제가 전업을 하는 것은 남편과 합의된 사항이고, 여러 생장과정의 정황과 가정사의 이유로, 남편은 자신이 아내의 모든 지출을 전적으로 감당한다는 사실에서 자존감을 얻는 사람이기에 이 글이 전업 논쟁으로 번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가 중간에 일을 했던 것은 저나 제 남편을 포함한 사람들이 원해서가 아니라 결혼 전 하던 일의 연장으로 했던 거였을 정도라, 제가 번 돈은 그냥 제 용돈 삼아 제 통장에 차곡차곡 적금하듯-차 사고 그럴 때 남편이 털어먹기도 합니다. 하하하)

 

가족카드의 장점은 주 소유주가 남편이지만 제 이름으로 된 카드도 발급이 되어서

각종 온라인 페이(네이버, 쿠팡 등등과 카드 간편결제 등등)에 등록할 수 있다는 거고

가족카드의 단점은 제가 사용을 해도 사용 내역이 주 소유주인 남편에게 메시지가 날아간다는 겁니다.

이 부분, 전혀 신경 안쓰였어요. 남편도 20년 내내 무슨 얘기를 한 적이 없고요.

그냥 낮에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띵똥띵똥 무슨 까페 얼마, 쿠팡 얼마 이런게 날아가면 남편은 음, 내 마누라가 지금 어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군, 쿠팡에서 뭘 샀군. 하고 끝. 

사람이 돈 안쓰고 살 수 있나요. 제 일거수 일투족이 남편에게 다 보고가 되는 셈이지만 그게 뭐요. 

 

친하게 지내는 동네 엄마는 이런 저를 신기해하더라고요. 신경쓰이지 않느냐고요.

사실 제일 친한 고등학교 친구도 전업인데, 이 친구는 그 띵똥띵똥이 신경 쓰여 자기 카드를 쓴다고 하더라고요. 어차피 연말정산할 때 신고하면 된다고. 여기도 남편이 월급 전액을 주면 그냥 자기 계좌로 일정 금액을 옮겨놓고 쓰다가, 계좌가 좀 비면 채워넣고 하는 식이라 기본적으로 저와 비슷하죠. 

 

여튼. 이렇게 살아왔는데.

 

아파트너 앱이 있잖습니까? 이 앱은 차가 들어가고 나가고를 다 메시지로 보내줘요. (그 앱을 설치해 둔 남편과 저 둘 다에게)

요즘 저는 다시 일을 잠시 하는 중인데, 한대 있는 차를 제가 쓰다보니 남편은 제가 집에서 몇시에 나가는지 몇 시에 귀가하는지를 손바닥위에서 보는 거죠. 저는 그 앱을 아파트 이사온 직후부터 써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남편은 최근에 그 앱을 깔아서(저희 부부는 카드 발급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게 신규 앱을 까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 메시지를 받는 게 그렇게 신기한가봐요. 며칠 전엔 야 너 오늘 퇴근 빨랐다? 하더군요. 

 

게다가, 이번에 차를 제네시스로 바꿨더니 제네시스 전용 앱이 있드만요. 

운전 점수가 뜨고 블라블라블라....

남편이 지금 차를 바꾼 직후라, 아주 신이나서 맨날 이 제네시스 앱만 들여다보고 있나 봅니다. 

제가 퇴근이 빨랐던 그날 아주 제네시스 앱으로 공회전 시간까지 체크해 가며 오늘 차가 안막혀서 공회전 시간이 엄청 짧아. 이러지 않나

어제 남편이 스크린 샷 하나를 톡으로 보내주는데, 제 운전 점수(네, 차는 제가 쓰거든요.)를 찍어서, 운전 점수 좋네. 이러고 보내는데,

 

으아.... 처음으로 손바닥 위 손오공 된 기분이 들면서,

기술의 발달이라는 게 정말 인간친화적인 것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처럼 무디고 투명하게 사는 인간조차, 남편이 카드 알림을 통해 저의 행방을 아는 것이 오히려 안전에는 도움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살던 불안장애 인간인 저조차

남편에게 감시당하는 기분이라 답답함을 느꼈어요. 

결혼 20년만에 처음입니다. 

 

물론, 남편도 기본적으로 이런 부분에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지금 아파트너 앱도, 제네시스 앱도 신기해서(그리고 제네시스 사랑해서 ㅎㅎㅎ) 잠깐 그런다는 거 압니다.

조금만 더 지나면 안들여다 볼 거예요. 차 사고 초기에는 블랙박스도 자기 폰으로 실시간 들여다볼 수 있다고 하던데(아이나비) 이거 어떻게 하는거지 고민하다 그거까지는 안하더라고요. 그게 감시의 의미가 아니라는 건 저도 압니다. 남편도 그냥 신기하고 내사랑 제네시스 잘 있나 보고 싶을 뿐이었고 결정적으로 귀찮아서 안했다는 것도 압니다. 

 

제가 말하는 건... 앞으로 아파트너 말고, 제네시스 앱 말고도 다른 각종 첨단 기술이 등장하겠죠. 

20년 전의 사람들이 자동차 블랙박스로 불륜을 잡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겠나요. (물론 이건 기술의 순기능에 해당하겠지만요.)

 

빅 브라더의 세상이 오고 있나 봅니다. 

IP : 128.134.xxx.1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25.9.5 10:13 AM (121.167.xxx.222)

    그 아파트 앱에서 내차 출차 입차 알람이 남편한테 가서 아주 짜증나요.
    앱 알림 설정에서 끄라고 해도 안끄고 제가 운동가고 들어오고 장보러 나가고 들어온거 다 알고 있어요. 바이* 머시긴가 어파트 앱 짜증나요. ㅠㅠ

  • 2. ~~
    '25.9.5 10:24 AM (49.1.xxx.74)

    로봇청소기 카메라 해킹되는 뉴스 보고 든 생각이
    세상에 공짜가 없다..

  • 3. ㅇㅇ
    '25.9.5 10:31 AM (211.222.xxx.211)

    벤츠도 메미로 다 볼 수 있더라구요.
    어짜피 나도 구글 위치공유로 다 보는데 ;;;

  • 4. 네???
    '25.9.5 10:36 AM (221.149.xxx.36)

    저희는 아예 라이프 360 깔고 서로 서로 매순간 어디 있는지 들여다 봐요 ㅋㅋ
    심지어 딸아이도 같이 들어가 있어요.
    가끔 남편이 밤늦게 안 들어오고 있으면 딸아이가 라이프 360 들여다보고
    혹시나 남편주변에 호텔 술집있으면
    "삐뽀삐뽀! 아빠가 수상하다! 아빠 잡으러 가자 엄마야~~"
    이러고 가족단톡방에 올려요 ㅋㅋ

    그리고 저희집도 남편 과세구간이 너무 높아서 무조건 남편 지출로 잡혀야 해서
    ( 저도 직장다니지만 전 과세구간이 낮아요)
    저도 왠만하면 남편카드 쓰고 애들도 남편카드 쓰고
    사방천지서 하도 알림이 많이 와서
    아예 안보죠 ㅋㅋㅋㅋ

  • 5. Amu
    '25.9.5 10:36 AM (211.198.xxx.141)

    저희부부는 위치추적앱 깔아놓고 쓰거든요 처음엔 아이들때문에 깔았는데 애들 성인되자마자 다 탈퇴하더라구요 12시땡하니까ㅋㅋㅋ 암튼 저희는 10미터 움작이는 것도 다 알수 있어요 손바닥안 맞죠 누구라도 민간사찰하려면 다 할수 있는 세상이 됐죠 이미

  • 6. 원시인
    '25.9.5 10:42 AM (223.38.xxx.153) - 삭제된댓글

    다들 최첨단을 사시는군요.
    저희 구축은 현관패드에 그런 현란한 기능 없고, 제네시스도 돈 내고 가입하라길래 안 내서 그 기능 못 쓰고 ㅠ
    카드는 남편 명의지만 문자는 저한테 오도록 해서 제가 받아요
    남편은 저 얼마 쓰는지 몰라요
    어플 이름도 댓글 보고 처음 알았고 ㅠㅠ 이래서 사람이 꾸준히 배워야해

  • 7. 00
    '25.9.5 11:00 AM (61.77.xxx.38)

    다들 비슷하게 살고 있구나 싶네요
    저는 운전 점수가 아주 낮아요
    첨엔 잔소리 하더니 이젠 안하네요
    라이프360도 저로 확인 가능하니
    퇴근하면 하는갑다 지금 도로위네 하고 확인하니
    어디야 하는 통화수는 확실히 줄었어요
    카드도 가족카드 쓰니 그냥 그렇구요

  • 8. 궁금
    '25.9.5 11:24 AM (121.133.xxx.95)

    관음증 성향이 있나 싶게 자꾸 들여보게 되네요
    집 전자기기 온 오프도 다 보이고
    에어컨 리모콘으로 끄는게 주의 안하면 안꺼져 있으니
    켜있나 들어가게 되고,
    들어가보면 TV on,off도 보이고
    아파트 입출차가 다 뜨니 어디갔다왔나 알게되고
    아예 신경 끊고 싶은 생각도 드는데
    보고 확인하게 됩니다.
    남편 카드를 주로 쓰는데
    남편이 알림 싫어해 알림은 안 떠요.
    명세서에 내역이 다 떠 알려면 알지만,
    잘 보는 성격이 아닌게 다행이죠.

  • 9. ㄴㄷ
    '25.9.5 3:02 PM (59.14.xxx.42)

    그래도 애정ㆍ관심이 있으니 보는거네요. 무신경 ㆍ무관심보다 좋은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50684 동물병원-연고만 타간다고 하니 되게 띠꺼워하네요 8 ㅁㅁㅁ 2025/10/15 1,641
1750683 내란특검 "박성재 구속 기각 납득 어려워"…영.. 2 제발 2025/10/15 1,357
1750682 주진우, 김현지 추가 폭로 예고 18 ... 2025/10/15 3,547
1750681 40만원 숙박권이 생겼는데 추천 좀 해주세요~ 12 예약 2025/10/15 1,876
1750680 ㄷㄷ 캄보디아 ODA.. 서울시 예산이 들어갔대요 8 .. 2025/10/15 2,511
1750679 임은정과 백경장의 입장이 차이가 나는것 같아요 10 마약수사 2025/10/15 2,435
1750678 배우나 가수들도 AI 시대가 올까요. 19 AI 2025/10/15 2,151
1750677 헬스클럽에서 이런 행동 9 ㄷㄷ 2025/10/15 2,529
1750676 박정훈 의원 국회에서 욕설한 영상 15 대단하다 2025/10/15 2,089
1750675 80세 넘으신 아버지가 이런 문자를 보내셨는데 9 82회원 2025/10/15 6,671
1750674 올림픽 메달이나 국제콩쿠르 수상한다고 병역혜택주는 거 20 ooooo 2025/10/15 1,954
1750673 부동산 쏠리는건 돈 가치가 자꾸 떨어지니까요 9 dddd 2025/10/15 1,691
1750672 1년 생리안하다 다시하는데 내막문제일까요? 6 폐경기 2025/10/15 1,721
1750671 이제 서울은... 진검승부.. 17 저는 2025/10/15 4,538
1750670 명언 - 인생에서 패배란 무엇인가? ♧♧♧ 2025/10/15 1,265
1750669 조국 "조희대 탄핵소추안 오는 17일 공개…정치 중립 .. 17 ㅇㅇ 2025/10/15 2,119
1750668 이글좀 보시고 답변 부탁해요 1 2025/10/15 1,321
1750667 라식 후 백내장 수술 7 보송송 2025/10/15 1,822
1750666 똑똑한체 나경원 3 공부도 안하.. 2025/10/15 2,135
1750665 포장마차 매콤한 가래떡 떡볶이가 먹고 싶어요 6 꾸꾸 2025/10/15 1,393
1750664 새로 발표된 부동산 대책에서 시가라 함은..?? 4 ... 2025/10/15 1,885
1750663 드라마 완전한 사랑.. 완전 눈물콧물.ㅠ 2 dd 2025/10/15 2,463
1750662 내란특검 "尹, 조사 시작 후 진술거부 중…영상녹화도 .. 6 아오 2025/10/15 3,114
1750661 유상범, ‘조민 화장품’ 신라면세점 특혜 입점 의혹에 “이부진 .. 24 ........ 2025/10/15 4,156
1750660 밤에 머리 감고…기름 안지는 방법? 18 ㅎㅎ 2025/10/15 2,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