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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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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없는(?) 문해력보다 더 놀라운 것은...

깨몽™ 조회수 : 2,809
작성일 : 2025-08-23 15:07:03

'문해력'에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가 있더라고요...

가장 좁게는, 말을 알아 들으려면 낱말을 많이 알아야 할 테니 '어휘력'이 있을 테고요, 그 위에 '문장 이해 능력', '맥락 이해 능력'이 있고요,...

거기에 더해서 사회적인 능력 차원에서 '생각하는 힘'(사고력), 한 가지 사실, 문장에서 감추어진 것까지 유추해 내는 '추론 능력'이 있고, 적용, 활용 능력 면에서 '통합·활용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일반적으로는 '어휘력'과 '문장 이해 능력', '맥락 이해 능력'까지를 좁게 본 '문해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 흔히 얘기되는 것을 보면 어떤 낱말의 뜻을 아는지 하는 '어휘력' 수준인 것 같고 그렇다면 굳이 이걸 '문해력'이라고 하기 보다는 그냥 '어휘력'이라 하는 게 더 알맞은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어휘력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보기를 들어 '무운을 빈다'거나 '중식 제공' 같은 말에 대해 어떤 이는 문해력 탓을 하고 또 어떤 이는 '요즘 그런 말을 누가 쓰냐'고 항변합니다.

저는 둘다 어느 정도씩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쉽고 흔히 쓰는 말 놔 두고 굳이 어려운 한자말을 쓰는 못된 버릇이 오늘로 이어져 요즘은 서양말(주로 영어)을 쓰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한글날을 기리고 세종큰임금을 칭송하면서도 세종큰임금께서 훈민정을 만드신 애민정신, 평등정신, 민본정신은 이어받지 못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듭니다.(오늘 주제는 이건 아니니 이쯤에서 넘어가기로 하고...)

그럼에도 늘 쓰는 말이 아니더라도 특정 상황에서 쓰는 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요즘 누가 저런 말을 쓰냐'는 건 단지 핑계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그것이 한자말이건 영어나 서양말이건 쉬운 말을 놔 두고 잘난 체, 배운 체 하는 버릇은 고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런데 제가 놀라는 것은 '그 정도 말도 모르냐'라거나 '그런 말을 누가 쓰냐'는 것보다도, 왜 상황이나 문맥에서 잘 이해되지 않는 낱말이나 표현이 있으면 적어도 '사전'조차 안 찾아 보냐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옛날에는 학생이 있는 집에는 거의 '국어사전'이 있었습니다.(그 때는 '민중 국어사전'이 참으로 유명했습니다. 그 밖에도 '고려대 한국어대사전'도 꽤 권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열의가 있는 집에는 도서관에나 있을 법한 (민중서림)'국어대사전'을 가진 집도 있었습니다. (민중서림)'국어대사전'은 정말 두껍습니다. 목에 베고 누우면 목 부러질 것 같은 두께입니다. 찾아 보니 ' 민중서림 '이 아직도 살아 남아 있네요. 신기방기~ ^^;)

 
 

 

여튼, 지금은 사전을 가진 집이 거의 없다 하더라도 누구나 손에 컴퓨터를 가진 세상인데, 손가락 몇번 까딱하면 찾아볼 수 있는 걸 왜 안 찾아 보나 모르겠습니다.(그보다는 훨씬 손놀림이 현란한 게임은 잘도 하면서...)

이는 아마도 그 정도의 노력을 들일 만한 가치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말글에 관심을 가진 저도 가끔 겪는 일인데, 요즘은 잘 안 쓰는 우리말을 찾아서 쓰거나 하면 어떻게든 딴죽을 거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어려운, 안 쓰는 영어, 서양말을 썼는데 그 말뜻을 모른다고 물어보거나 뭐라 하는 사람 있을까요?(저는 아직은 그런 경우를 거의 못 봤습니다.)

 

지금도 커뮤니티에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어떤 물건이 우리나라 어느 가맹점 가게에서 파는 '벹남 바인미'(벹남식 바게뜨샌드위치로 흔히 '반미'라고도 합니다.)를 두고 '반미샌드위치? 이름이 재수없다'고 한 일이 있었는데 그 물건이야 워낙 이념적으로 편향돼서 그것조차도 '반미'(反美)라고 읽었을 수도 있겠으나 더 놀라운 것은 그 아래 댓글들이 거의 전부 그에 동조하거나 차별적이고 모욕적인 댓글들을 달더라는 것입니다.

 

 

정신이 이상한 기업이 아니라면 샌드위치에 굳이 '반미'(反美)를 붙였을까 하는 의심을 하는 이가 왜 없으며, 그 꽤나 유명한 벹남 바인미를 몰랐다 치더라도 이상하면 한번 찾아보는 사람이 왜 없었을까, 잠깐만 찾아도 여행후기가 넘쳐나는데 왜 찾아보지도 않을까가 더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누구나 '확증편향'에 빠지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게 인간인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인간은 스마트폰에만 빠져 있고 AI가 대신 열심히 공부하는 단편만화가 떠오르네요.
인간이 점점 생각은 하지 않고 (단세포처럼)반응만 열심히 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 오늘의 결론 : 국어사전을 사자! 사기 싫으면 적어도 찾아 보기라도 하자. ^^;

IP : 112.162.xxx.132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8.23 3:13 PM (58.145.xxx.130)

    국어사전 살 필요 없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내놓은 표준국어대사전 앱이 있습니다
    그거 폰에 깔면 됩니다
    저는 그거 깔고 가끔 찾아봅니다

    최근에 읽은 충격적인 기고문의 제목이 'Thinking is becoming a luxury goods'라는 글이었습니다. 어휘력, 문해력 이전에 생각, 사고 자체가 없어지는 것부터 현대 생활의 변화같습니다.

  • 2. 굳이
    '25.8.23 3:20 PM (221.149.xxx.157)

    앱까지 안깔아도
    포털 국어사전만 검색해도 나옵니다.
    그만큼의 성의도 안보이고
    심지어 무식함을 창피해하지도 않아요.
    며칠전 쾌청이라는 단어에
    젊지도 않은 82쿡 회원들조차
    요즘 누가 그런말을 쓰냐고 오히려 큰소리 칩디다

  • 3. 동감
    '25.8.23 3:36 PM (210.222.xxx.94)

    좋은 글에 박수 짝짝짝~~
    국어사전의 중요성 저도 항상 강조하던 말이에요
    근데 요즘 아이들은 심지어 영어단어 검색도 안해요 그냥 다 감으로 해요
    제가 사람 많이 상대하며 깨달은 점은
    인간 중 80%는 원래 지적호기심이 없고 메타인지능력이 부족하더군요
    하지만 전 이게 자연의 섭리라고 봅니다

  • 4. 유추ㆍ통찰
    '25.8.23 3:52 PM (175.123.xxx.145)

    우리민족은 단어와 단어사이의 숨겨진 의미?까지
    유추하고
    뜻모를 소릴해도 통찰력있게 해학까지 담아
    꿈보다 멋진해석 기막히게 하는 민족이죠~~

    원글님 말씀처럼 기본정도는 알아야 가능하겠죠
    한글만들어낸 좋은재능을 타고난 민족이니
    조금씩 더 찾아보고 배우면 좋겠어요
    좋은말씀 해주셨는데
    너무 더운 날씨라서ㅠ 제가 잘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어요

  • 5. 룰루로시
    '25.8.23 4:05 PM (172.225.xxx.254)

    내가 아는 것이 많지 않고, 또 그것이 틀릴 수도 있다를
    항상 인지하고 확인하고 알아보려는 노력을 한다면,
    (특별히 소통의 조각들인 ’단어‘의 의미를)
    상호소통에 도움이 된다는 말씀이시죠?
    격하게 공감하며 나부터도 실천하렵니다^^
    좋은 글 고마워요, 원글님

  • 6. 맞습니다
    '25.8.23 4:22 PM (125.142.xxx.31)

    공감합니다 원글님.

    대외적인 공문양식들이랄까요 그런걸 접해본적이 없는 사람들은
    그속에서 모르는 단어들 표현들 실시간으로 바로 검색가능해서
    최소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지요.

  • 7. .....
    '25.8.23 4:40 PM (218.146.xxx.192) - 삭제된댓글

    한글과 한자라는 날개를 하나씩 달고 잘 나는 새에게서,한 쪽 날개를 잘라 버리니 새가 날지를 못하죠.

  • 8. 오오
    '25.8.23 6:51 PM (211.206.xxx.191)

    인간은 스마트 폰에 빠져 있고
    AI가 대신 열심히 공부하는
    맞네요. 맞아.

  • 9. 깨몽™
    '25.8.23 6:58 PM (112.162.xxx.132)

    82쿡은 댓글에 개별 대댓글을 달 수 없어 좀 아쉽습니다. 좋은 댓글들을 많이 주셨는데... ^^

    굳이 님, 세상이 다양해 지는 건 좋은데, 정말로 무식을 더 이상 부끄러워 하지 않거나 하는 경향도 있어 안타깝습니다.

    동감 님, 그러니까요... 서로 의견을 나누려면 모르는 건 좀 찾아도 보고 해야... ^^

    유추ㆍ통찰 님, 맞는 말씀입니다. 특히 우리말처럼 고맥락 언어라면 더더욱 그 의미를 찾는데에 조금은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룰루로시 님, 그러니까요,... 그게 서로 생각을 나누려는 사람의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런지요... ^^

  • 10. 좀 놀랍지요
    '25.8.23 8:42 PM (59.7.xxx.113)

    내가 모르는 낱말이 있으면 찾아보는게 먼저일 것같은데 이상한 말이라고 단정짓고 비난하는 요즘 태세를 보면..
    무지에 대한 부끄러움은 이제 사라졌구나..싶어요.

  • 11. 82에도
    '25.8.24 6:06 AM (41.66.xxx.62)

    몇년을 말해도

    설겆이 희안 텃새

    죽어라 안 고쳐요.

    오히려 화내요.

    무지함이 뻔뻔함을 얹어 다수의 세력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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