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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고마움을 전하지 못한 분들이 생각나요

윈디팝 조회수 : 1,863
작성일 : 2025-07-26 01:39:16

어느덧 아이가 성년이 되었고, 하루하루 자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그러고보니 이 아이를 대체 어떻게 키웠나 모르겠네요. 다시 키우라고 하면 힘들어서 못 키울 것 같아요. 그리고 자라나는 과정에서 따스하게 도움을 준 순간들이 문득 생각납니다.

 

① 서울 7호선 공익근무요원

 

유모차도 없이 아이를 안고 종점까지 밤늦게 가야 했어요. 종점행은 드문드문 있잖아요. 열차를 2개였나 3개였나 보내야 오더라구요. 그래서 플랫폼 벤치에 잠든 아이 눕혀놓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키도 크고 덩치도 좋은 공익근무요원이 오더라구요. "쉬고 계시는 건가요?"라고 물어서 "종점행 기다리는 중이다"라고 했더니 갔어요. 그런데 열차 1개가 지나가고 나니 다시 오더라구요.

 

"아까부터 봤는데, 여기 먼지도 많이 날리고 아기에게 안좋습니다. 함께 쉬실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안내하겠습니다"

 

저는 재차 "종점행 탈거다. 괜찮다"라고 이야기했죠.

 

그때는 그냥 그렇게 넘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 많은 감사가 느껴져요. 공익근무 그거 열심히 한다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데, 세심히 신경써줬어요. 이미 20년도 더 지난 일이니 그분도 어디선가 잘 살고 계시겠죠.

 

② 버스에서 도와준 젊은 남성분들

 

유모차에 누운채로 아이는 잠들어버려서 유모차를 뒤로 뉘어놨거든요. 버스는 멈췄고, 그때는 저상버스는 가뭄에 콩나듯 있었던 시절이에요. 그래서 유모차 뒷문앞에 놓고 제가 빨리 내려갔어요. 그 다음에 유모차를 들어서 내려야 하잖아요?

 

그런데 다들 아시죠? 아이가 잠들어 유모차를 뒤로 뉘어놓으면 붙잡아 들고 내리는데 힘이 거의 3배는 들어요. 유모차 붙잡고 당황하던 찰나,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버스 안에 젊은 남성 분들 여기저기서 3명이나 왔어요. 말도 안 했는데 유모차 조심조심 내려주고 바로 들어가버린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할새도 없었네요.

 

③ 식당, 쇼핑몰, 기타 여러 업장 종업원과 주인분들

 

아이 데리고 왔다가 먹을 것 하나 더 가져오고, 편의상 제공해줄 것 없는지 묻고, 걸레나 물이나 기타 제가 요청하는 것들 최대한 신경써서 가져다주고 하셨던 많은 식당의 종업원과 주인분들께 그때 충분히 인사드리지 못한게 아직도 마음에 남아요. 각종 쇼핑몰이나 놀이공원이나 여러 시설에서도 여러 가지로 도움을 준 직원이나 매니저분들이 참 많았어요. 그분들께도 감사인사 제대로 못하고 다 넘어갔네요.

 

………………………………

 

아이를 키운 것은 부모뿐이 아니라, 사회라는 생각이 요즘 들어 참 많이 들어요. 고마웠던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할 길이 이제는 어렵지만, 이 사회에 고마움을 돌려줄 수는 있겠죠?

IP : 49.1.xxx.18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따수워요.
    '25.7.26 1:59 AM (211.208.xxx.87)

    배려를 권리인 줄 아는 요즘 젊은이나 늙은이나 상관없이 꼭 있던데

    그 와중에 이렇게 지나간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아이가 잘 자라도록 한 배경이었을 거예요. 그리고 말이 다는 아니어서

    님이 착한 분이고 진심으로 고마워하셨을 게 표정 몸짓 등으로

    자연스럽게 전해졌을 거예요. 그리고 쭉 살아오시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작은 마음이라도 다정하게 배려하셨을 겁니다. 드러나게 돼있거든요.

    전 이번 폭염에 바깥 생명들에게 물 떠놓기랑

    택배 배달 기사들 정말 문자 그대로 죽을까봐 음료수 2개 챙겨드려요.

    이 험한 세상 서로 도와가며 함께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자.

  • 2. 맞아요.
    '25.7.26 2:22 AM (124.53.xxx.169)

    애들 키울때 도움주던 사람들
    오래도록 아니 평생토록 잊히지 않을거 같아요.
    그분들 입장에서는 큰도움준것도 아니어도
    받았던 저로서는 잊을수 없고 늘 고마워요.
    그래서 이젠 늙고 쇠약해졌지만 가끔씩이라도
    안부묻고 또 모시고가서 식사대접도 하네요.
    연로하셔서 입맛도 없을텐데 식당 나들이도
    쉽지 않을거라서요.
    과거 잘살던 시절 참새 방앗간처럼 드나들고
    더 많은 도움을 받았던 이들은 오히려 지금
    멀리하고 거들떠도 안보는거 같던데
    인간성 보여요.

  • 3. --
    '25.7.26 8:00 AM (121.200.xxx.6)

    천댓글님께서 제 생각 다 써 주셨네요.
    아직 우리 젊은 분들 너무 고마운 분들이 많아요.
    버스를 매일 이용하는데 나이드신 분들 타면
    벌떡벌떡 일어나요.
    저도 양보받는 적이 가끔 있어 미안하죠.
    슬그머니 일어나 입구쪽으로 가길래
    내리려나 보다 하면 아니에요.
    2,30분을 서서 가더라고요.
    고마움은 그때그때 표현해야지 지나고 나면 기회를 잃는데
    고맙단 말 할 새도 없을 때가 많아요.

    이런 어머니 곁에 자란 자식들은 바른 인성으로
    잘 자랐을 거예요.

  • 4. 로긴
    '25.7.26 10:01 AM (182.224.xxx.34)

    96년 강북삼성병원에서 아이낳을 때 제 담당주치의였던 여자의사는 일요일이라 안오고 -일부러 여자의사 찾아갔던 건데-레지던트가 진짜 성심을 다해 자연분만을 하게 애써주셨어요 그 당시는 진통을 워낙 오래했고 어렸고 처음이고 아이관련 문제가 살짝 있었어서 경황이 없고 그래서 안나타난 의사 원망만 했지 그 의사분께 감사인사를 못하고 지나갔어요 아이가 성인이 된 지금 문득문득 감사한 마음담아 기도합니다 성함도 기억뭇하는 ㅜㅜ 비루한 기억력이지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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