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돼지고기 장조림

이모 조회수 : 896
작성일 : 2025-07-18 17:18:30

제가 어릴 때 편식이 심했거든요. 
바싹 구운 삼겹살을 5학년 정도 되어서야 먹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생선, 고기 특유의 냄새에 민감 했던 거 같아요. 
방학 때마다 이모네 집에 며칠씩 있다 오곤 했는데, 
6학년 여름방학이었던 것 같아요. 
이모네는 저보다 두살 네살 어린 사촌동생들이 있었고, 이모네 아이들과 동갑 터울인 이모의 시조카 애들도 둘이 와 있었어요.
그 때 이모는 갓 서른을 넘긴 나이였어요. 욕심도 많고 바지런하고 거칠지만 조카들 품어줄 줄도 알았지요.
저는 엄마 음식보다 이모 음식이 좋았어요. 굵은 고추가루가 듬성 묻은 알타리무가 어찌나 아삭하고 달큰하던지요. 

어린 저는 예민하고 까탈스러워서 같이 있는 시간엔 이모랑 자주 부딪혔어요. 
가내 공장일을 하면서 다섯명의 애들 밥까지 차리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였을텐데 이모는 후딱후딱 몇가지 반찬을 내어서 기다란 상이 허전하지 않게 차려주었던 것 같아요.
돼지고기 장조림이 상에 올라왔는데, 물에 빠진 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상상도 해본 적이 없던 제가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한 점 입에 넣었어요. 단짠하면서도 고소한 참기름의 뒷맛이 너무 환상적인거에요.

순식간에 장조림이 비워지자 이모는 장조림이 담겨진 맥심병을 들고와서 한 번 더 덜어주고는 병에 얼마나 장조림이 남았는지 확인하고는 가져갔어요. 그 남은 장조림, 아직 먹지 않은 남은 장조림이 너무 적게 느껴졌어요. 


엊그제 돼지고기 장조림을 만들었거든요. 여전히 물에 빠진 고기를 좋아하진 않기에 자주 만들지는 않지만,
돼지고기 장조림을 만들때마다 젊었던 이모 생각이 나요. 맥심병에 들어있던 그 장조림도요. 

그나저나 장조림 고소하게 만드는 비법 있으시면 풀어주세요!!

IP : 61.77.xxx.11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7.18 7:49 PM (1.252.xxx.149)

    좋은 글 잘 읽었어요. 여기 히트레시피에 돼지고기 장조림 레시피 있어요. 예전에 맛있게 해서 먹은 기억이 있는데 한번 해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37920 이제 여행이 좋지가 않아요 7 2025/09/04 5,029
1737919 브루스윌리스 치매돌봄 시설로 보냈다는데 26 ㅇㅇㅇ 2025/09/04 21,796
1737918 위고비 마운자로 또 새로운 효과 나옴 8 ........ 2025/09/04 6,674
1737917 박은정이 소환한 나경원 남편의 부끄러운 과거 19 쭈그려라! 2025/09/04 6,355
1737916 난 진짜 혼자구나 생각하게 되니 사람들을 안 만나게 되네요 11 혼자 2025/09/04 6,498
1737915 이제 일기예보가 아니에요  4 ........ 2025/09/04 4,674
1737914 오늘 꽃게 사와서 해먹는데 2 에헤라이 2025/09/04 3,930
1737913 윤이 미스테리할정도로 건희에게 잡혀 산 이유 24 ㅅㄴㄷㄱㅈ 2025/09/04 25,784
1737912 날씨 지긋지긋합니다 3 2025/09/04 4,073
1737911 지난 일인데 기분 안좋은 일이 생각나요 2 ㅡㅡ 2025/09/04 2,151
1737910 서울 영등포, 비옵니다 4 가뭄 2025/09/04 2,228
1737909 문과는 진짜 그렇게 취업이 안되나요 12 ?? 2025/09/04 5,703
1737908 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사시는 분 계시나요? 19 SOS 2025/09/04 4,631
1737907 오이소박이, 김치 양념으로 해도 될까요? 2 . . 2025/09/04 1,312
1737906 이즈니버터 무염 가염 뭘사야 할까요? 9 ... 2025/09/04 3,464
1737905 명언 - 괴로움이 깨달음의 어머니 4 ♧♧♧ 2025/09/04 3,113
1737904 아몬드가루 없으면 냉동아몬드 갈갈해도 될까요?(빵) 7 ㅇㅇ 2025/09/04 1,764
1737903 창문형에어컨요. 여름지나면 떼어 두시나요 9 ........ 2025/09/04 2,510
1737902 아이가 학폭 가해자라면 어떡해요 40 만약 2025/09/04 6,907
1737901 통일교 신도들, 특검 앞 '릴레이 시위'…"전관 변호사.. 8 ㅇㅇ 2025/09/03 2,317
1737900 조국혁신당 창당위원장 강미숙 페북 (feat. 당내 성범죄 관.. 8 ㅇㅇ 2025/09/03 4,097
1737899 내가 바쁜게 정상이겠죠 1 2025/09/03 1,575
1737898 오 오늘은 미국주식 좀 가는군요... 4 .... 2025/09/03 3,109
1737897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 4 ㅗㅎㅎㄹ 2025/09/03 2,355
1737896 조국, 나경원에 "당대표하고 싶어 尹에 아양·아부&qu.. 11 ... 2025/09/03 3,8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