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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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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등산 시작 3주 넘어가요

... 조회수 : 2,715
작성일 : 2025-07-18 16:12:20

7월 2일에 새벽 등산 시작 1주일째라고 글을 올렸었어요

그후로도 새벽에 눈이 떠지면 그냥 집을 나서서 정말 단 하루도 안빠지고 매일 다녔답니다

(어제는 집 나서야하는 새벽에 비가 와서 그냥 산은 안가고 동네 걸어다닌 걸로 부족하고 아쉽지만 만족했지만...)

중간에 비가 오면 그냥 비 맞지 뭐 하는 마음으로 비맞아도 되는 체육복 차림으로 나가는데 다행히 조금 흩뿌리다 말고 홀랑 젖을만큼 비가 온 적이 없어서리...

놀랍게도 실내에 딱 도착하면 그때부터 퍼붓는 비라니... ㅎㅎㅎ

 

은근히 싫증 잘 내는 타입인 저는 그 사이 1시간, 1시간 반, 2시간, 2시간 10분짜리 코스를 여기저기 개발해서 아침 눈뜨는 시간, 집에서 출발하는 시간에 맞춰 그때그때 다른 코스를 다닌 덕분에 묘한 중독에 빠져서 저녁이면 내일 아침에 제발 비오지 마라 기도를 할 지경...

 

산이라고 하기에 너무 민망한 해발 114미터의 낮은 산, 비탈을 오르며 좀 헉헉대다보면 힘들기도 전에 벌써 정상에 도착해버려서 다소 뻘쭘하지만, 여름 숲을 걷는 맛이 너무 좋아 요즘 제 일상의 제일 큰 기쁨입니다

요즘처럼 비오기 전엔 뜨거운 아파트 단지를 넘어 숲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달라지는 시원한 기온이 반갑고 헉헉거리고 오르면 온몸에서 땀나면서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게 은근히 기분 좋았구요

샤워하고 나서 나른한 그 기분은 참 뭐라 설명하기 힘든 쾌감을 줍니다

새벽부터 몸의 열과 삿된 에너지를 뽑아내고 나면 30몇도를 넘나드는 더위도 참을만하고 무엇보다 사람이 착해지는 기분이랄까요? 누가 시비를 걸어도 싸울 기운이 없어서 그냥 피하고 둥글둥글 넘어가고 나쁜 마음으로 뾰족해질 에너지가 없어진다는게 요런 기분일까 하는 아주 희한한 상태가 되는게 재미있어요

 

제가 걷는 걸 좋아하는 이유는 의외로 걷는 동안 명상과 비슷한 상태가 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런 숲길이 그래서 가장 좋지만, 의외로 좀 힘든 등산을 할 때도 머릿 속과 몸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게 되더라구요.

그러다보면 지나간 내 행동과 말을 뒤돌아보고 뉘우치는 시간도 갖고, 그러지 말아야지, 이렇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도 곱씹어 보기도 하고... 그래서 착해지는 기분이 드는 건가 싶기도 하고...

 

1주일차에는 그닥 변화가 없었는데, 이렇게 3주를 하루도 안빼고 2시간 이상 걸어다녔더니 확실히 뱃살도 등살도 좀 정리가 된 게 육안으로도 차이가 나기 시작하긴 하네요. 옷태도 좀 변화가 있나 싶기도 하고요

뭐 이건 노린 건 아니니까, 그치만 변화는 변화네요

 

새벽 아침 해가 아까워 시작한 새벽 등산이었지만, 참 소중한 경험이 되고 있어요

하지에서 추분까지 이제 20%쯤 지났으니 새벽 해는 점점 줄어들 거고 9월 하순 추분까지는 어떻게 새벽 등산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이후에는 아쉽게 내년 4월 이후까지 기다려야하나 벌써부터 아쉽네요

 

많이 걷는 거, 등산하는 글 올리면 무릎 걱정하는 분들이 꼭 나타나는데요

무릎 걱정하는 분들은 걷는 방법을 좀 바꿔보세요

내가 걸을 때, 발목, 종아리, 무릎으로 힘주고 걷는지, 허벅지, 똥배, 궁둥이로 걷는지...

제가 혼자 터득한 건, 제대로 잘 걸으려면 궁둥이와 허벅지, 배로 걸어야 무릎에 무리없이 운동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아요. 걸을 때, 내 궁둥이의 대둔근이 개입되는지 확인해보세요. 궁둥이로 걸으면 저절로 허벅지와 복근이 움직이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걸으면 장거리, 장시간을 걸어도 무릎, 발목에 크게 부담이 없을 겁니다.

궁둥이로 걸으면서 등산같이 경사진 곳을 오르면 심지어 등근육까지 걷는데 개입하는 걸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평지 걸을 때는 전혀 알 수 없는 거예요. 등산이 괜히 전신운동이라 하는지 몸소 체험할 수 있답니다. 

빨리 급히 걷지 않고 천천히 걸으면서 내 몸의 어떤 근육들이 움직이나 들여다 보는 재미, 생각보다 쏠쏠해요.

 

모쪼록 물폭탄 구름이 빨리 우리나라를 지나가서 더이상 비 피해 없기를 손꼽아 소망하고요.

더불어 매일 새벽 제 소소한 즐거움도 계속 할 수 있도록 살포시 그 기도에 숟가락 얹어봅니다

 

 

IP : 58.145.xxx.130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7.18 4:13 PM (118.47.xxx.7)

    무섭지 않으세요...?
    글은 길어서 패쓰했습니다 죄송 ;;

  • 2. ....
    '25.7.18 4:14 PM (1.239.xxx.246) - 삭제된댓글

    무릎이 문제가 아니라 위험합니다.

    비오는 날 올라가면 비 멈춰라 ㅎㅎㅎ가 아니라
    비 많이 와서 조난당하면 구조대가 가야합니다.

  • 3. aqo0///
    '25.7.18 4:15 PM (1.239.xxx.246)

    무릎이 문제가 아니라 위험합니다.

    비오는 날 올라가면 비 맞지 뭐~ ㅎㅎㅎ가 아니라
    비 많이 와서 조난당하면 구조대가 가야합니다.

  • 4. ...
    '25.7.18 4:15 PM (58.145.xxx.130)

    새벽부터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맨발로 오르는 동네 뒷산입니다.
    아파트 단지 뒷산...
    오히려 무섭기 어려운 곳입니다

  • 5. ...
    '25.7.18 4:16 PM (58.145.xxx.130)

    비와서 구조할만큼 위험한 산도 아니고요
    비오는 날은 알아서 피합니다 ㅎㅎㅎ
    제 코스가 산만 있는 건 아니라서...

  • 6. ..
    '25.7.18 4:17 PM (39.7.xxx.179)

    저 숲 입구에서부터 와아~호들갑을 참을 수 없이 산을 좋아해요. 지금은 사정상 못한 지 꽤 됐는데 어서 다시 산행하고 싶게 만드는 글이네요.
    저 운동 모르고 좀 둔해서 궁둥이로 걷는다는 거 잘 감이 안오지만 다시 산에 가거나 계단 오를 때 의식하면서 걸어보겠습니다.
    즐거운 산행 오래 하시길요!

  • 7. 아침
    '25.7.18 4:19 PM (211.234.xxx.196) - 삭제된댓글

    아침마다 한바퀴돌고오면 몇분걸리시나요

  • 8. 오바
    '25.7.18 4:20 PM (182.227.xxx.181)

    백미터산 30분이면 뛰어내려와서
    뭐가 무섭다는건가요
    산책보다 숨찬정도인데
    저도 오늘아침 반짝갠거보고 산다녀왔어요
    평소 물없던 산에 물 졸졸 흘러 더 좋았어요

  • 9. ..
    '25.7.18 4:26 PM (175.121.xxx.114)

    멋진 루틴입니다!!

  • 10. 응원합니다
    '25.7.18 4:27 PM (59.6.xxx.225)

    새벽시간 너무 좋죠
    저는 새벽 달리기를 하는데 진짜 중독성 있어요 ㅎ
    무릎 걱정 많으신 분들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들 하는데
    어차피 가만 있어도 몸은 늙고 무릎연골도 약해져요
    오히려 하체근육을 많이 써야 그 근육이 강해지고 무릎을 지켜주는데
    무릎 아낀다고 꼼작 안하면 근육 다 빠지고 그럼 그 충격 무릎연골이 다 받게 돼요
    원글님이 얘기한 엉덩이로 걷는 거,
    달리기도 마찬가지거든요
    첨에 시작할 때는 무릎과 발목으로 뛰었던 것 같아요 ㅎ
    그런데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엉덩이와 허벅지 힘으로 달리는 걸 깨달았어요
    그 움직임을 몸으로 깨닫게 되면 무릎이나 발목엔 무리를 느끼지 않게 돼요

  • 11. ㆍㆍ
    '25.7.18 4:28 PM (118.33.xxx.207)

    꾸준함이 존경스럽고
    꾸준하게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게 부럽네요

  • 12. 아이고
    '25.7.18 4:28 PM (210.170.xxx.136)

    여기보면 시어머니 험담할게 아님
    지금 규칙적인 운동으로 좋아진 점을 얘기하는데
    제대로 안읽고 위험하다고 ㅋㅋ
    원글님 화이팅이요
    저도 하루 8천보 걷기 석달째인데
    은근 성취감 있고 좋아요
    저도 걷는 시간대에 비오면 걱정되고 그래요

  • 13. illiill
    '25.7.18 4:31 PM (1.247.xxx.32)

    마음 충만해지는 글 감사합니다.
    같이 걸은 느낌이예요. 생생해서요.
    걷는동안 명상하는 듯한 기분 저도 느껴보고 싶어요.
    몸이 힘든 만큼 운동이나 등산이 정신과 육체에 보상을 해 주는 걸 저도 조금씩은 느껴봤지만 현재는 게으른 중이네요.
    계속 유지하시기를 응원드려요.

  • 14. 사정상
    '25.7.18 4:31 PM (211.35.xxx.233)

    어쩔수없이 주운동을 접고 등산으로
    연명중인 사람인데
    새벽산은 정말 우리 몸과마음을 깨워요
    건강과힐링 정말이지 웰리스입니다
    물한잔마시고 천일염 두알 입에 담고
    한발한발 내딛다보면 처음엔 잠을 깨우고
    중간쯤가면 마음이 정화되고
    끝마치고 내려와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할때는
    하루를 살아낼 힘이 저장되어있습니다
    덧붙여
    궁둥이로 걷는다는건
    보폭을 넓게 딛어보세요
    종종걸음이 아닌 1야드(90cm)정도를 내딛으면
    큰근육이 먼저 쓰입니다
    이때 팔도 함께 힘을 실어보세요
    씩씩하게 걷는다는 느낌이면 됩니다
    계단보다는 옆길을 활용하시고요
    계단은 무릎에 안좋아요
    비탈길은 아무리 가팔라도 오르고내려올때
    우리몸이 알아서 버티고 지탱합니다
    그러나 계단은 인위적으로 무릎각도를 90도로
    꺾기때문에 장기적으로 연골과관절에 결코
    좋을수없습니다
    작은 자갈들에 미끄러지지않게만 조심하시고요
    처음엔 스틱을 활용하시는것도 방법입니다

  • 15. ..
    '25.7.18 4:35 PM (122.36.xxx.160)

    훌륭한 루틴을 가지셨네요~!!
    저도 헬스 시작한지 몇달 되는데
    운동하는 건 진짜로 자신을 다시 올바로 세우는 일이란 걸 느끼고있거든요.

  • 16. 좋은
    '25.7.18 4:41 PM (203.142.xxx.241)

    좋은 습관이긴 한데...요즘 그런 가벼운 언덕산도..
    나쁜 인간들이 많아서 조심하셔야하고
    호루라기랑 비상용 스프레이 가지고 다니세요

  • 17. 멋지세요!
    '25.7.18 4:44 PM (121.167.xxx.88)

    안전 산행 기원합니다 :-)

  • 18. …….
    '25.7.18 9:01 PM (219.255.xxx.160)

    제 마음까지 정화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저는 새벽에 러닝하다 발가락 부상으로 두달째 쉬고 있는데 몸이 뛰고싶어 근질거려요. 부상 없이 몸과 마음이 충만한 루틴되길 바랍니다.

  • 19. ㅇㅇ
    '25.7.18 9:02 PM (1.231.xxx.154) - 삭제된댓글

    내가 사는 곳은 정말 너무 좋은데 주변에 산이 없어요ㅠ
    예전에 살던 곳은 모든 것이 불편했는데 산이 있었거든요
    산이 없어 산이ㅠ

  • 20. ㅇㅇ
    '25.7.18 9:02 PM (1.231.xxx.154)

    제가 사는 곳은 정말 너무 좋은데 주변에 산이 없어요ㅠ
    예전에 살던 곳은 모든 것이 불편했는데 산이 있었거든요
    산이 없어 산이ㅠ

  • 21. ...
    '25.7.18 9:03 PM (220.126.xxx.111)

    우리 급똥 마려우면 항문에 힘 빡주게 되잖아요.
    그 상태로 걸으시면 됩니다.
    평소 걸을때도 그렇게 힘주고 걸으면 자세가 곧게 펴지고 덕분에 뱃살과 등살도 정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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