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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큰형부

처제 조회수 : 6,062
작성일 : 2025-07-08 17:36:22

 

큰언니가 결혼하고 시간이 흘러

내가 큰형부와 조금 친해졌을때

큰형부가 우리 가족 모두를 부페에 데리고 간다고 함

1990년도였음

 

 

 

우리 가족중에 부페 가본 사람 아무도

없었고 나는 부페가서 혹시 실수할까봐

너무 떨림 스무살

 

 

부페가기로 한 날을 긴장 초조 엄청난 기대속에서

기다림 드디어 부페에 가는데 인원이 많아

형부차+택시 나눠타고 부페에 감

 

 

떨림

형부 뒤만 따라감

형부가 가르쳐줌 저 접시에 원하는 것을

담으라고 함 아니 이렇게 쉬운거였다니 놀람

 

원하는 음식을 가져와 앉고

드디어 긴장이 풀림

이젠 이런 식으로 하면 되는구나 싶어

마음이 편해짐

 

 

형부는 그해 나에게 나이키 오리털점퍼와

소니 워커맨도 사줬는데

나이키 오리털점퍼는 우리 학교에서 내가 제일

먼저 입었고 나는 살면서 내가 뭔가 제일 먼저

가져보거나 한 적이 없어

 

내 몫의 나이키+오리털점퍼가

생긴 걸 나 스스로도 믿을 수 없었고

소니 워커맨 또한 그런걸 가졌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음

형부가 생기며 평생 가져본 적 없는

고급 물건들을 가지게 됨

 

 

 

 

형부는 어려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장사하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는데

그 어머니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무뚝뚝한

분이셔서 늘 외롭게 살다가 언니와 결혼해

생긴 새로운  가족인 우리를 너무 좋아했음

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새로 생긴 동생들

특히 막내인 나를 좋아해서

처제라고 안 부르고 막내라고 불렀음

 

 

우리 가족 일이라면 언제나 달려와 거들었음

아버지가 없었던 형부는 우리 아버지를

좋아하고 따뜻하고 정많은 우리 엄마를

우리 가족 모두를 좋아했음

 

 

형부는 지금 내 나이보다 더 이른 나이에

오래 투병하다 세상을 떠나심 

 

형부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얼마나 잊을까

 

나는 오래  형부를 기억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함

 

 

 

막내야

나를 형부는 그렇게 불렀음

 

 

 

IP : 220.119.xxx.23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7.8 5:38 PM (219.250.xxx.105)

    착한사람들은 왜그렇게 빨리가는지...참...
    그래도 처제가 기억해주니 고마을거예요

  • 2. 언니도
    '25.7.8 5:39 PM (58.29.xxx.96)

    기억할꺼에요
    글만읽어도 따뜻

  • 3.
    '25.7.8 5:39 PM (58.140.xxx.182)

    에고.. 모두 형부를 기억할거 같아요

  • 4.
    '25.7.8 5:40 PM (112.146.xxx.207)

    눈물…

    아버지 얘기 시작하셨던 거 기다리고 있었는데 제가 못 본 걸까요.
    형부도 좋은 분이셨네요. 좋은 분이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았을 걸…ㅠ

  • 5. ㅠㅠ
    '25.7.8 5:45 PM (160.238.xxx.37)

    감동 ...

  • 6. ...
    '25.7.8 5:50 PM (61.83.xxx.69)

    ㅜㅜ 눈물 나네요.
    원글님 가족이 참 좋은 분들이었나 봐요.

  • 7. 나의 첫 뷔페경험
    '25.7.8 5:56 PM (114.201.xxx.60)

    전 88년인가 중학교때 처음 서교호텔 뷔페를 처음 가봤어요. 친척어른 생신잔치였고 맛있고 배불리 먹고 남동생이랑 둘이 먼저 아빠차에 타서 놀고 있었고 어른들은 밖에서 대화중이셨는데..
    남동생이 씩 웃으면서..난 사탕 먹어야지..이럼서 주머니에서 종이에 싼 무언가를 꺼냈는데..그게 버터였어요.
    뷔페에서 종이에 싼 버터를 보고 사탕이라 생각한 초딩 동생은 나중에 먹으려고 주머니에 몰래 넣어 온거죠..
    주머니에서 흐물해진 버터를 보고 우리 둘 다 뭔지 몰라 추측도 하고 사탕이 아니어서 실망도 했어요..
    남동생이 몇년전 하늘나라에 가버린후 뷔페 생각하면 꼭 그 옛날일이 떠올라요..

  • 8. ......
    '25.7.8 5:56 PM (116.36.xxx.34)

    1990년 나이키와 오리털파카 뷔페
    형부가 정성을 다 하셨네요. 감사해하고 기억해주는 막내처제를 하늘에서 지켜보실것같아요.

  • 9.
    '25.7.8 5:56 PM (1.236.xxx.93)

    눈물나요ㅜㅜ

  • 10. ....
    '25.7.8 5:57 PM (210.100.xxx.228)

    귀여운 막내를 통해 얼굴도 모르는 분이시지만 저도 큰형부를 위해 기도해봅니다.

  • 11. 옹이.혼만이맘
    '25.7.8 6:06 PM (1.255.xxx.133)

    눈물나요~ 형부가 막내님 잘 지켜보고 계시겠죠?

  • 12. 아고
    '25.7.8 6:08 PM (203.81.xxx.19)

    지금 옆에 계셨으면 막내가 진짜 잘했을텐데
    뭐가 급해 그리 일찍 가셨을까요 ㅜㅜ

  • 13. 아..
    '25.7.8 6:09 PM (49.164.xxx.30)

    즐겁게 상상하며 읽다가 마지막에 너무 슬픔ㅠㅠ

  • 14. ㅠㅠ
    '25.7.8 6:10 PM (117.111.xxx.121)

    즁간 읽을 때 부터 아...왠지 눈물나는 스토리일것 같아 ..ㅡ 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ㅠㅠㅠㅠ

  • 15. ...
    '25.7.8 6:14 PM (118.235.xxx.142) - 삭제된댓글

    가족분들도 형부에게 잘해주셨나요?..
    잘 지내셨다면 형부도 좋았을거예요.
    글 읽는데 짠한 맘이 들어서..
    그래도 원글님이 기억하고 그리워해주니
    큰형부도 좋아하실거예요

  • 16. ㅇㅇ
    '25.7.8 6:25 PM (14.5.xxx.216)

    아내를 너무 사랑하고 아내의 가족을 사랑한 젊은 가장
    막내처제한테까지 아낌없이 베푼 마음 넉넉한 형부가
    그리운 날이군요

  • 17. 감동이네요
    '25.7.8 6:27 PM (223.38.xxx.216)

    따뜻하면서도 가슴 뭉클하고...
    나중엔 눈물 나네요

    큰형부가 "막내"라고 부를만큼
    친가족같이 소중하게 여기신 그 마음이
    전해져옵니다

  • 18. 쓸개코
    '25.7.8 6:32 PM (175.194.xxx.121)

    아버지같은 형부셨네요.
    오래 사셔서 그 따뜻한 사랑 원글님이 계속 받고 사셨으면 좋았을텐데 ..ㅜ
    많이 그리우시겠어요.

  • 19. 세상
    '25.7.8 6:35 PM (1.235.xxx.154)

    이렇게 막내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형부님
    천국에서 편히 쉬시길

  • 20. ㅡㅡ
    '25.7.8 6:57 PM (112.169.xxx.195)

    큰형부가 너무 일찍 가셨네요 ㅜㅜㅜ

  • 21. 에구..
    '25.7.8 7:22 PM (121.178.xxx.58)

    저희 아빠가 막내이모를 막내야- 이렇게 칭하세요
    저희 오빠랑 막내이모 나이차가 얼마 나지 않아
    처제와 딸 중간쯤으로 여겨지시는거 같더라구요
    형부께서 보여주신 마음들 하나하나 다 진심이고
    원글님 식구들과 지내면서 행복하셨을거에요
    좋은 곳에서 막내 포함 식구들 다 지켜주고 계실겁니다

  • 22. ..
    '25.7.8 7:44 PM (175.119.xxx.68)

    80년대에 코오롱 곰 그려진 브랜드 혼자만 오리털 사 입으시던 저희 아버지보다 낫네요
    납골당에 자주 가 드리세요

  • 23. 나무크
    '25.7.8 7:45 PM (180.70.xxx.195)

    ㅠㅠ 눈물나네요 ㅠ 형부도 가족들에게 많이 의지하시고 많이 행복하셨을거에요.

  • 24. 에효
    '25.7.8 8:01 PM (118.235.xxx.220) - 삭제된댓글

    처갓집 식구들이 오라가라 불러대니
    돈벌며 얼마나 몸이 지쳤을지.
    아무리 어내가 좋아도 그렇지 홀어머니 보다 더 좋지는
    않았을텐데 고생했네요.
    하늘에서 편안하길..

  • 25. 이궁
    '25.7.8 8:04 PM (218.147.xxx.180)

    그래도 또 이렇게 기억해주는 분이 있으니 ~~

  • 26. 형부
    '25.7.8 8:19 PM (106.102.xxx.113)

    형부 감사했어요.
    진짜 좋으신 형부다.

  • 27.
    '25.7.8 8:38 PM (182.211.xxx.204)

    좋은 형부이고 좋은 가족을 만나 행복했을텐데
    병마가 일찍 찾아와 오래 투병하다 가셨네요.
    안타까워요. ㅠㅠ

  • 28. wood
    '25.7.8 8:51 PM (220.65.xxx.17)

    아 눈물 날것 같아요
    참 다정하신 형부 였네요
    읽으며 저도 우리 큰형부를 생각 했어요
    원글님 형부처럼 그렇게 다정하게 표현을 하시진 않지만 참 속 정 깊은 형부 랍니다
    형부는 7남매 장남이고 큰언니는 5남매 둘째 이며 장녀랍니다
    80년대 미국 출장 다녀 오시면서 캘빈 클레인 청바지랑 가죽으로 만든 지갑등 사오셔서 처제와 처남에게 주셨더랬죠 얼마나 좋았던지요.
    막내인 제가 먼 나라로 이민을 간다니 왜 가족이 헤어져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공항에서 슬퍼 하셨던 형부는 지금 팔순을 넘기고 건강하게 살고 계신답니다
    몇년전 돌아온 저에겐 아직도 제 이름의 끝자인 미야 라고 부른답니다.
    우리 모두는 가슴속에 이런 아련하고 고운 추억이 남아 있나봅니다.

  • 29. 그리운 얼굴
    '25.7.8 9:27 PM (58.124.xxx.75)

    하늘에서 편안하시길

  • 30. ...
    '25.7.8 9:29 PM (39.117.xxx.84)

    아 슬퍼요
    감동

  • 31. 하늘바라기
    '25.7.9 10:19 AM (24.17.xxx.65)

    아...
    깊은 감동으로 많은 생각에 잠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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