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트럼프가 한국부터 때렸다"고 한다.
8월1일부터 한국부터 상호관세를 25% 부과한다고 한다. 댓글을 보니 우리나라만 봉이 되었다고 큰일났다고 한다. (내가 댓글을 왜 봤을까? ㅠㅠ 맞다. 내 잘못이다.)
근데 아니다. 정반대다.
원래는 관세 유예가 내일(9일)까지 였는데 이를 8월1일로 유예시점을 더 늘린거다.
결국 한국부터 때린게 아니라 한국부터 유예한거다.
그렇다고 한국이 첫번째 유예대상이라는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백악관 대변인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레이시아, 미얀마, 라오스, 카자흐스탄 등 약 14개국에도 유사한 통보를 보냈다고 한다.
그러니 "한국부터 때렸다"는 제목은 '한국부터'란 말도 큰 의미가 없고(14개국 중 하나) '때렸다라는 말은 틀린 표현이다.
그냥 전형적인 공포 마케팅이다.
공포마케팅은 힘이 쎄다.
힘이 쎄니 다음 뉴스 메인에도 올라와서 내가 클릭하게 까지 한다.
물론 한경 기사 맨 마지막을 보면 의미가 잘 들어 있다.
"월가는 기본적으로 상호관세 유예가 다시 8월 1일까지 연기된 것이고,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연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엠바고에 준하는 초고율 관세를 감당할 의지가 없거나, 감당할 수 없거나, 아니면 둘 다라는 것을 여러 차례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오늘부터 발송되는 서한조차 상당한 꼼수를 부릴 여지를 남긴다"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요즘 누가 기사를 끝까지 읽나?
걍 제목정도나 보고 한국부터 때렸다고 생각하겠지.
근데 기사에는 담지 않은 나름 중요한 정보 하나.
예전 4월에 예고한 관세부과를 유예하면서 적용 관세율이 낮아진 국가도 있고 높아진 국가도 있다.
우리나라는 4월에 발표한 예고 관세율 25%가 8월 유예안에도 동일하다.
그런데 일본과 말레이시아는 24%가 25%가 되었다. 유예한다면서 관세율이 더 올랐다.
반면, 라오스는 48%가 40%로 낮아졌다.
이런 공포마케팅으로 클릭 장사를 하고, 실제로 장사가 되어 돈을 버는게 안타깝다.
p.s. 그나저나 트럼프는 외교는 정말 독특하다.
이정도 중대한 무역조치를 발표 하려면 외교문서, 구두통보, 사전 협의 등의 외교채널 통해 신중히 전달하는 것이 관례일꺼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통보는 공식 서한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고, “받아들이든지 말든지” 식의 일방적·최종적 통보라고한다.
미국 정부 대변인도 “이번 통보는 협상용이 아니라, 최종 조건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정말 신기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