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운동량 적지 않고 20년 넘게 꾸준히 운동했고 유연하고 자세도 바른 편이에요
그런데 최근에 요가를 추가로 시작하고 2주만에 탈이 났어요
자세에 대한 자신감과 욕심이 화를 부른 건지, 하는 동안은 전혀 안 아팠지만
다음 날 일어나니까 허리가 뽑혀 나온 느낌에 세수하기도 힘들더라고요
1번 정형외과를 갔는데(여기서부터가 본론)
진찰 때 제가 4,5번 디스크가 조금 탈출했대요 하고 과거 이력을 말하니
의사가 이 모든 게 디스크때문이니 사진 안 찍어볼게요 하고선 바로 물리치료실로 직행
5일쯤 지나면서 안펴지던 허리는 펴지고 통증은 왼쪽 허리에서 오른쪽 엉덩이로 옮아갔어요
그런데 계속 왼쪽 허리에만 물리치료 처방을 내렸어요
그럼 말하면 되지 않냐 하시겠지만 뭐랄까 쓸 데 없는 말을 했다간 눈총받는 분위기
속으로 왼쪽 허리 디스크이면 오른쪽 엉덩이가 아픈 건가?
이런 식으로 매일 가서 새발의 피처럼 낫는다면 3개월은 매일 출석도장을 찍어야 할 느낌
그래서 한 달만에 2번 재활의학과로 갔어요
병원 다니면서 공통적인 느낌은 나이 많은 뻣뻣한 의사들도 초진 환자한테는 성의를 보인다는 거.
이번에는 사진도 찍었어요
눕혀 놓고 다리를 올려보고 아픈 데를 눌러보더니 디스크 문제가 아니래요
그런데 디스크는 아니라는 내용만 기억나고 뭐시가 문제라 했는진 들었어도 기억이 안나요
그런 경험 없으세요? 의사들의 설명을 장황하게 듣다 보면 그래서 결론은 뭐라는 거? 이런.
줄기차게 3주를 거의 매일 물리치료 받았는데 어제는 너무너무 아파서 말잇못
엉덩이부터 발목까지 빨래 비틀어 짜듯이 아픈 그런 느낌
뼈와 뼈 사이에 연골이 하나도 없이 서로 덜그럭거리는 그런 통증 아세요?
느낌에 이 병원도 매일 출석 도장 2개월 찍어도 될까 말까의 느낌
3주 만에 3번 통증의학과로 갔어요
눕혀 놓고 다리를 올려보더니 디스크는 아니래요
너무 아플 때 다리를 책상에 올려두면 낫고 쭈그리고 앉으면 서 있을 때보다 훨씬 낫다고 하니
이상근 통증이래요
(요 며칠 서울대 정선근 교수의 유튜브를 열심히 봤는데 이상근 통증은 상상 속의 병이라며
모든 원인은 디스크라고 하던데 정선근 교수님도 틀릴 수 있나요?)
하여튼 3번 병원에서는 엉덩이에 뭉친 근육을 주사로 풀어주는 걸 하자셔서 주사를 맞았는데
안아픈 부위는 맞을 만한데 아픈 부위는 정말 악 소리 나게 아파요.
전문용어로는 튄다고 하네요. 이걸 앞으로 몇 번 더 하자고 하면 어떡하지? 너무 힘들었어요
지금 집에서 글을 쓰는 이 시간, 거짓말같이 다리도 엉덩이도 하나도 안 아파요.
춤도 출 것 같아요.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주사 맞을 걸.
2번 병원에서도 주사를 세 번이나 맞았는데 그 주사랑 이 주사는 다른 건가 봐요
안 아파본 사람은 몰라요. 이 고통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까 해서 글을 남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