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엄마~ 다음엔 만원이라도 꼭 받을께~

나는딸 조회수 : 3,067
작성일 : 2025-06-18 16:51:04

평생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오신 엄마가

낙상 사고로 수술을 하시고 재활을 거쳐

집으로 돌아가 생활하신지 두달이 넘었어요

 

수술의 경과도 좋았고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가 열심히 

재활 하셔서 비록 지팡이를 짚고 걸으시긴 하지만

그렇게 걸을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시골에서 혼자 생활하시는 엄마가

이래저래 늘 걱정이죠

 

평생 농사를 지어오신 엄마는

한참 농사를 지어야 할 계절에

본인 의지대로 무언가를 할 수 없음이

참 답답하기도 하고 때론 서글프기도 하고

그러신 거 같았어요

 

여기도   저기도 본인 손이 거쳐야 할 곳들은 

넘쳐나는데  다치기 전이면 일도 아닌 것이

지금은 뭘 하나 하려면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아니면 방치해두고 자식들이 오갈때 처리해야 하니

여간 갑갑한게 아니었죠

 

올해는 그런 엄마가  걱정되고 염려스러워

자주 다녀온 편이었는데

이번에도  시간내어  갔다가

엄마 모시고 잠깐 바람도 쐬고

카페 모시고 가서  달달한 음료도 사드리고 시간 보내고

 

다음날은

밭일도 하고

집 담 옆으로 비만 오면 

밭이나 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길 위에 두둑하게 쌓여서

비 내릴때나 장마때 물이

집 담쪽으로 차고 들어와 문제였어서

 

엄마가 이걸 좀 퍼내서 물 길을 만들어야 하는데

걱정 하시길래

엄마 지휘아래 제가 삽질을 해서

물길도 내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날은

얼마 안돼는  소액  

병원 가실때 쓰시는 택시비로 쓰시던지

동네 아줌마들이랑 맛있는거 사 드시라 하고

드렸더니  안받으시려는 걸 주머니에 꼭 찔러드렸어요

 

이번에는 현금도 얼마 없어서 소액 드렸는데

자꾸 엄마가 오만원 줄테니까

올라가면서 맛있는 거 사먹어~ 하시는데

아이고~ 괜찮아!  엄마 쓰셔~  했더니

 

이거저거 사주고 일도 많이 했는데

미안해서 그러지...하시는 거에요.

그러면서  고맙다~ 하시고요.

 

그자리에선  그냥 그러고 말았는데

올라오면서  엄마의 말이 자꾸 맴도는 거에요

 

미안해서 그러지...

미안해서 그러지...

 

저는 저대로 엄마 생각한다고  

엄마가 주려고 하시는 걸 일부러 안받았는데

엄마는  그게 또 참 미안하셨나 봐요

 

엄마는 그렇게라도 챙겨주시면

마음이 좋으실텐데

내가 너무 괜찮다고 거부했나 싶어서

 

그래서  다음부터는 만원만 받으려고요

엄마가 준 걸로

맛있는 커피~ 사마신다고 하면서 받으면

엄마도 기분 좋으실 거 같아요.

 

 

엄마~ 다음에는 내가 꼭 만원 받을께~

그걸로 맛있는 커피 사마실께~~

 

 

 

 

 

 

IP : 222.106.xxx.18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6.18 4:53 PM (183.101.xxx.201)

    찡하네요..얼른 쾌차하시길.ㅜ 엄마생각나네요

  • 2. 착한 딸
    '25.6.18 4:59 PM (119.71.xxx.144)

    너무 이쁜 딸이네요

  • 3. ditto
    '25.6.18 5:12 PM (114.202.xxx.60) - 삭제된댓글

    너무 보기 좋아요

    생각해 보니 저희 올케가 시어머니, 그러니까 저희 친정 엄마에게 크고 작게 뭘 해주는데 얼마냐고 물어보면 만원 밖에 안해요 또 물어도 만원 밖에 안해요 이러는 거예요 어떤 건 진짜 만원 할 것 같기도 한디 어떤 건 만원 더 하지 싶은 것도 있거든요 ㅎㅎ 이 글 읽어 보고 이제 확실히 알았어요 ㅎㅎㅎ

  • 4. 힝..
    '25.6.18 7:23 PM (115.41.xxx.13)

    밥 퍼먹다 울어요 ㅜㅜ

  • 5. .,.,.,
    '25.6.18 9:21 PM (112.172.xxx.74)

    저희 엄마가 꼭 그랬을때가 있어요.
    항상 만원만 받고ㅠ

  • 6. ㄷㅊ
    '25.6.18 9:29 PM (1.237.xxx.71)

    엄마가 그래요. 애써줘서 고맙다며 사위랑 밥 사 먹으라고 늘 십만원 주시는데, 오만원만 받고 준비해 간 봉투 드리고 와요. 엄마가 준 오만원은 남편이랑 맛있는 거 사 먹거나 남편에게 줘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7741 회사에서 중국산으로 목걸이 수공예를 시켜요 5 아줌마 2025/12/04 1,713
1777740 히히 내가 감히 7 ..... 2025/12/04 1,403
1777739 장작으로 구운 도자기 및 생활용기 1 구해요 2025/12/04 448
1777738 이번달 도시가스 10만원. 10 .... 2025/12/04 2,284
1777737 전근가시는 선생님께 선물해도 되나요? 5 선물 2025/12/04 635
1777736 재판장에서 공개되었다는 김건희 문자 엄청나네요 16 ㅇㅇ 2025/12/04 4,877
1777735 유동인구 많은 번화가 사거리인데 1 -- 2025/12/04 587
1777734 썩은 물 냄새 너무 나네요 7 ... 2025/12/04 2,362
1777733 李대통령 잘한다" 73.9%···진보층 긍정평가는 91.. 28 낙동강 2025/12/04 1,839
1777732 TIGER 다우 커버드콜 수익났을 때 팔아야 할까요? 4 커버드콜 2025/12/04 961
1777731 서울근교 당일치기 드라이브할곳 추천해주실래요? 9 조아조아 2025/12/04 888
1777730 전청조 징역 20년인데 주가조작이 15년 6 어이가 없네.. 2025/12/04 1,522
1777729 올해 목걸이 뭐살까요 13 2025/12/04 2,262
1777728 “집값 잡겠다더니 순 거짓말”…‘서울 집값 폭등’ 세계 2위 18 ... 2025/12/04 2,202
1777727 설사와 미친듯한 가려움 5 힘들다 2025/12/04 1,484
1777726 음악이 주는 위로 3 ... 2025/12/04 684
1777725 난방을 안 해주는, 못해주는 직장 23 . . ... 2025/12/04 3,140
1777724 애니윤님 크램차우더 레시피 아시는분 간절히찾다 2025/12/04 322
1777723 무스탕 추워요 2025/12/04 448
1777722 오래전 선릉역 한국학원 자리가 지금 어디인가요? 5 00 2025/12/04 644
1777721 물건을 버리질 못하는 남편 8 물건을 2025/12/04 2,035
1777720 계엄 성공했으면 윤건희네는 공개총살 당했을 거라고 봄 11 ******.. 2025/12/04 2,666
1777719 부동산 계약 연장시 계약하는 날은 당일로 꼭 지켜야하나요? 2 궁금해요 2025/12/04 491
1777718 지역의사제 확정인 듯한데 어떻게 될까요? 16 2025/12/04 1,451
1777717 대문글 해맑다라는 말이 진심으로 칭찬으로 들리세요? 67 지나다 2025/12/04 2,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