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상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인 우상호 조회수 : 2,362
작성일 : 2025-06-08 14:48:12

사실 우상호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런데 최고의 협상가라고 정평이 나있다하니

기대됩니다.

또하나 의외의 이력에(연대 국문과 출신이지만

정치인으로만 알고있던지라) 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에도 그 시대의 아픔이 담겨있는 듯 하네요.

 

 

 

너의 이름에 붉은 줄을 그으며
(오월문학상 당선작)

1.
잊을 수 없구나, 그

뒤척이던 잠자리 속에서
더듬거리며 내 손 잡아보던 네 손바닥의 축축함과
섬뜩하게 잠을 깨우던
네 심호흡 속의 짧은 떨림, 그 때
알아냈어야 했다, 네 속에서
무엇이 시작되고
무엇이 끝났는지를

풀어놓고 간 네 시계를 만지작거리다 나는
어금니에 힘을 준다, 아아
흰 종이 하나 펄럭거리며
어디로 날아갔느냐
새처럼 깨끗하던 작은 흰 종이

2.
그래도 살아남으면
무언가 해야할 일이 있을 거라고 믿었던
그 오월, 흩어지는 군중 속으로
손 흔들며 네 뛰어간 후
생각했다
조금씩 물러날수록 두려움은 커지고
한 걸음 나아갈수록 자신감이 생긴다던
그 웃음 띤 눈동자

3.
뜯지 않은 달력 몇 장 어둡게
펄럭거리고 있다, 일어나 불켜고 앉아
오랜 수첩을 뒤져
너의 이름을 꺼낸다
술 취해 받아쓸 때 고쳐주며 웃던 이름
네 끌려갈 때 두려워 속으로 부르던 이름
어디에 묻혀 있느냐 목메어 부르다 지치던
변함없는 그 이름 위에, 이제
붉은 줄을 긋는다

줄을 그으며
한번 더 힘주어 너를 부른다.

 

 

 

송충이
(윤동주문학상)

친구가 되고 싶어 다가갈 때도
소리를 지른다, 너는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없이
발을 쳐든다

짓이겨진 하반신으로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손쉽게 죽여버릴 수 있는 거라면
분하구나, 내게는
너희들이 흉칙하건만

나는 다만 앞으로 가고 있을 뿐인데도
너는 소리를 지른다, 나를 가리키면서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 없이
돌을 던진다, 그리하여
나는 안다
너희들 중에도
약하고 가진 것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모진 발 밑에 사정없이 짓이겨지는
그런 부류가 있을 것임을

손잡고 급히 떠나가는 너희들 뒷모습을 보며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IP : 221.140.xxx.5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6.8 2:49 PM (59.10.xxx.175)

    처절하네요... 가슴아프고

  • 2. 아아
    '25.6.8 3:15 PM (218.235.xxx.72)

    우상호 님 시, 가슴으로 눈물 뚝뚝

  • 3. 와 원글님
    '25.6.8 3:40 PM (116.41.xxx.141)

    감사하네요

    다들 저리 처절이 한시대를 성토하고 살아오다
    또 한순간 잘못으로 나락가기도하고 ㅜ

    우리가 예전 어른들 전두환떨거지세력 반민주세력이라 성토하는게 엇그제인데 우리또한 2.30대한테
    기득권이라 배척당하고 지네들은 갈곳없어 이준석 지지한다 소리도 듣고

  • 4. ...
    '25.6.8 3:50 PM (115.41.xxx.13)

    초치는 얘기지만 변절자들 있어서
    혹 이 자도 그런자가 아닌가 싶은 우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가 되지 않아야지
    우상호씨 제발 씹선비질 하지 마시기를
    이재명 대통령님이 심사숙고한 인사에
    똥 뿌리는 짓거리 절대 하지 말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3989 교사 남녀 성비에 관해 26 2025/06/08 2,995
1723988 말티즈 키우시는 분들,사료 추천 부탁 드려도 될까요? 9 ..... 2025/06/08 538
1723987 걷기운동 하실때 뭐 신으세요? 19 ㅇㅇ 2025/06/08 3,635
1723986 왜 명문대 출신 대통령은 20 trepo 2025/06/08 4,900
1723985 오늘 열대야인가요 12 ... 2025/06/08 4,336
1723984 내일은 대통령 뭐할지 너무 궁금햐 7 ..... 2025/06/08 1,479
1723983 요상한 성남시 간부회의 1 이뻐 2025/06/08 1,879
1723982 거품염색 좋은데 11 ... 2025/06/08 2,611
1723981 89년 사립대 등록금 67만원, 과외20 8 과외 2025/06/08 1,406
1723980 짧은 점심 시간 식사 6 ... 2025/06/08 1,438
1723979 엄마가 방송에서 의사들이 그랬다면서 레몬즙을 자꾸 물처럼 먹음... 3 아고고 2025/06/08 4,539
1723978 엄마가 입원하시고 흰죽만 드셨는데… 6 2025/06/08 2,139
1723977 dj doc 김창열 아들 잘생겼네요 5 ... 2025/06/08 5,189
1723976 근데 참 이상해요, 79 지수 2025/06/08 11,479
1723975 재종학원은 일년에 얼마나 드는지~요. 3 재종학원 2025/06/08 1,689
1723974 제습기 좋은가요? 14 필요 2025/06/08 2,011
1723973 챗gpt 길게 쓰니 오류 잦네요 4 .. 2025/06/08 1,272
1723972 늦은 나이에 공부하느라 개피곤. 12 나옹맘 2025/06/08 2,970
1723971 취나물 맛이 원래 2 이런가 2025/06/08 1,026
1723970 용태랑 전현무랑 너무 닮았어요 9 00 2025/06/08 1,961
1723969 염색 안 하시는 분들은 7 염색 2025/06/08 2,708
1723968 이명…죽고 사는 병 아니니 걍 신경끄고 살아야 … 10 ㅡㅡ 2025/06/08 2,988
1723967 퇴직한 삼식이 땜에 우울합니다 84 더위먹었어요.. 2025/06/08 21,960
1723966 하루에 와인 한잔씩 마시는 분 계세요? 3 2025/06/08 1,714
1723965 세상이 많이 변한듯요 18 부산아짐 2025/06/08 5,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