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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 지구별에 여행왔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비올라 조회수 : 5,411
작성일 : 2025-04-18 12:15:13

20 중반에 직장잡고, 아들 둘 키우며 치열하게 살아온 직장맘이예요

마음이 굳건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해서 무기력한 적이 많아요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직장일이야 30년 넘은 내공이 있고, 나름 승진도 해서 더 욕심도 미련도 없이 정년까지 다니면 되고,

남편도 자기 할 일 잘 해나가고, 한 번도 속썩인 적도, 기분나쁜 심한 말을 한 적도 없어 걱정없고, 

시댁, 친정은 그냥 연세가 드시니 가끔 편찮으시나 금전적이나 정서적으로 힘들게 하지 않는 편이신데,

왜 이렇게 불안한 마음이 들까..생각해 봤어요

먼저, 약 6년간 좀 힘든 부서에서 초긴장하며 직장생활했어요. 그 때 전정기관이 망가져서 한쪽 귀는 못 쓸 정도로 되었는데, 그때 많이 힘들었었나 싶어요

그리고, 아들 둘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한 편이었던 큰아들, 지금은 공대대학원에 다니는데 고등부터 온 사춘기로 힘들었고, 대학원에 가서 영 실력에 부치는지 힘들어하고, 힘든 일이 있으면 저에게 전화해서 다 털어놓는.... 어제도 전화왔길래, 들어주다가,, 너에게 잘 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말을 해버렸어요. 전화가 오면 반갑게 받으나 또 무슨 일이 있나 두근거리고

세상 산만했던 둘째 아들, 유초중고 다니면서 큰일은 저지르지는 않았으나, 늘 산만하다, 규칙을 소소하게 안지킨다. 학원 안온다, 숙제안했다... 이런 전화를 수없이 받았지만 독과외반, 학원반으로 겨우 겨우 3등급대로 국립대 사범대 보냈는데 적성에 안맞는다고 경찰준비한다고 학교 그만두고 집에서 학원 다녀요

제 성향은 매우 계획적으로 해야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미리 준비해서 어긋남이 없어야 되는데, 다른건 어찌어찌 해봐도 자식일은 제맘대로 안되더라구요. 타고난게 9할이다 싶어요

이 좋은 세상을 이렇게 걱정과 불안으로 살아야겠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나는 여행중이다라고 생각해 보려구요

돈이 필요하니, 직장 다니며 돈벌어가면서 여행을 하고 있고, 

가족들, 내주변 사람들은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잘 대해주고 거리를 두면서 몰입되지 말자 

여행은 어차피 끝이 있는거니,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지내자

집구석에만 틀여박혀있지 말고, 즐기자

여행 중 예상치 않은 어려움도 있고, 쓸데없는 돈도 쓸 수도 있으니 연연해 하지 말고, 

이왕 여행하는거 소소한 행복을 놓치지 말자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피곤에 지쳐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의 나는 노년의 내 모습이 되겠구나. 행복한 추억을 간직한 귀향길이 되길... 

이런 생각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으나, 제 마음이 좀 편안해 지면 좋겠어요 

 

 

 

IP : 14.50.xxx.185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게도
    '25.4.18 12:20 PM (1.235.xxx.172)

    너무 도움이 되는 말씀입니다.
    끝이 있는 여행왔으니
    이런 저런 에피소드
    너무 맘끓이지 말고 넘겨버려야겠어요.
    그래야 다음 일정을 즐겁게 가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2. 마저요
    '25.4.18 12:27 PM (59.6.xxx.211)

    칠팔십년간 계속되는 여행이라 생각하면
    그리 아둥바둥 살 일이 아니에요.
    돈도 직장도 인간 관계도
    욕심만 내려놓으면 다 편안하더라구요.

  • 3. kk 11
    '25.4.18 12:31 PM (114.204.xxx.203)

    욕심 후회버리고
    남은 생 맘 편하게 자족하며 살다 가려고요

  • 4.
    '25.4.18 12:31 PM (221.138.xxx.92)

    그럼요..이런 마음이면
    마음 못다스릴 일이 하나도 없어요.

  • 5. ..
    '25.4.18 12:35 PM (223.38.xxx.201)

    전 예전부터 지구별에 힘든 여행 왔다고 생각했어요
    모든 종교가 선하게 살라니

    남 험담 않기,휩쓸리며 나도 모르게 죄짓지 말기,
    선행 실천하기 등
    죄 덜 짓고 살다 가려고요

  • 6. 마져요~
    '25.4.18 12:53 PM (58.227.xxx.188)

    남과 비교하며 욕심부리지 말고
    인생 잘~ 즐기다 가야죠.
    어차피 죽을땐 나 혼자 이세상 마감하는데.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 웃어주고 내 길 잘~ 가면 그만
    남따라 엉뚱한곳가서 헤매지 말고
    인생 마이웨이!

  • 7. nmn
    '25.4.18 1:01 PM (49.166.xxx.213) - 삭제된댓글

    눈물나네요. 주책없이...
    갈 때는 마음 편하게 돌아가고 싶어요

  • 8. 무교
    '25.4.18 1:02 PM (223.38.xxx.77) - 삭제된댓글

    종교는 없지만, 절에 다니던 엄마를 봐서인지 여기에 누군가에게 빚을 갚으러 온 것 같아요.
    지치고 고단하지만 잘 갚아서 돌아가도 더 이상 인연이 이어지지 않도록 하려고요.

  • 9. ===
    '25.4.18 1:13 PM (211.215.xxx.235)

    저두 원글님과 비슷한 면이 많고 마음추수리며 살고 있네요. 전 기본적으로 불안함이 깔려 있는 성격과 정서인것 같아요. 심리검사와 상담 받으면서 나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어 조금 더 편해지긴 했으나 주변 가족들의 예측하기 어려운 난관에 좌절하곤 하죠.. 아마 불안함이 모든걸 통제하고 내가 원하는데로 되었음 하는 마음이 커서 인것 같아요. 아무일 생기지 않고 좀 맘편학 ㅔ살고 싶다가 제 소원인데 불가능하죠.

  • 10. ...
    '25.4.18 1:33 PM (106.101.xxx.158)

    그래서, 그냥 나는 여행중이다라고 생각해 보려구요

    돈이 필요하니, 직장 다니며 돈벌어가면서 여행을 하고 있고,

    가족들, 내주변 사람들은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잘 대해주고 거리를 두면서 몰입되지 말자

    여행은 어차피 끝이 있는거니,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지내자

    집구석에만 틀여박혀있지 말고, 즐기자

    여행 중 예상치 않은 어려움도 있고, 쓸데없는 돈도 쓸 수도 있으니 연연해 하지 말고,

    이왕 여행하는거 소소한 행복을 놓치지 말자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피곤에 지쳐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의 나는 노년의 내 모습이 되겠구나. 행복한 추억을 간직한 귀향길이 되길...




    저도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원글님 글 너무 좋아서 기억하려고 댓글 남겨요..

  • 11. ㅇㅇ
    '25.4.18 1:48 PM (59.6.xxx.200)

    너무 멋진글입니당

  • 12. 은근한 마력
    '25.4.18 1:55 PM (106.240.xxx.2)

    저도 항상 원글님 글 같은 마음으로 살 수 있음 좋겠어요.

    근 10년간 좀 힘들었고 더 힘들어질것같아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사는데
    오늘 하루 원글님 글 읽으며 위로를 받습니다.

  • 13. 또래
    '25.4.18 1:57 PM (221.153.xxx.127)

    원글님은 제가 못가진 모든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정한 남편도 속썩이는 아이도 제대로운 직장도 없는
    50 후반을 향해 가는 비혼자입니다.
    나쁜 짓 해본 적도 없고 치열하진 못해도 그때 그때
    제 상황을 견뎌 왔는데 억울함만 남고 아무 것도 가진게 없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지구별 부적응자라고 생각하곤 했어요.
    부적응자보다는 여행자가 훨 좋네요.
    남은 여행 행복하게 하세요.

  • 14. 뭐든
    '25.4.18 2:28 PM (182.211.xxx.204)

    계획대로 되고 완벽주의적 성격이라 그런 것같네요.
    또 귀가 안들리고 몸이 안좋아지니 마음도 약해지구요.
    여행이라 생각하는 것도 좋은 것같네요.
    저는 사는게 경험이라 생각해요.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다가 가져가는건 경험과 깨달음.
    힘든 상황이나 일이 오면 내가 더 다양한 경험을 얻는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더 풍부한 삶을 살다가겠죠.
    큰아드님이 나에게 자신의 힘듬을 털어놓는건
    참 감사한 일같아요. 그만큼 엄마를 신뢰한다는 거니까요.

  • 15. 현사랑
    '25.4.18 2:55 PM (1.231.xxx.11)

    원글님 덕분에 오늘도 하루의 여행을 감사함으로 즐깁니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랍니다.

    매일매일의 행복을 놓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만 마음을 쓰며 집중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시선에 마음 상하거나 동요 되지 말고 나 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 합니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 내가 생각하는 것, 마음에 두는 것, 먹는 것, 만나는 사람들, 내가 말하는 언어... 이런 것들이 모여 나의 우주가 됩니다.

    내 생이 다하는 날, 원글님 말씀처럼 지구 여행을 끝내는 날이겠네요
    나의 우주도 하나의 원소가 되어 커다란 우주의 한 부분이 되어있겠죠

  • 16. 여행중
    '25.4.18 4:34 PM (110.9.xxx.41)

    좋네요
    요즘 저도 마음이 그렇습니다
    상황이 바뀌긴 어렵고
    내 마음을 바꾸는게 맞겠네요

  • 17. 그러네요
    '25.4.18 6:41 PM (59.14.xxx.148)

    인생은 여행길 맞는 거 같네요 나 본연의 모습으로 나중에 비행기에 타서 돌아가는 날 후회하지 않도록 나답게 살아야겠어요
    - - 댓글 중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 좋은 말이네요

  • 18. 비올라
    '25.4.18 7:52 PM (118.235.xxx.120)

    저와 같은 고민을 가진 분들.. 우리 행복하게 지내요
    저도 댓글님들 말씀에 힘을 얻습니다

  • 19. ,,,,,
    '25.4.18 9:46 PM (110.13.xxx.200)

    그래도 그정도면 무난하게 큰 기복없는 인생에 속하는거 같아요.
    애들이 조금 걱정스러우시겠지만 다 자기길 찾아가더라구요.
    저는 그냥 인생은 체험이다 생각하게 되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점수 잘나와야 하는 시험이 아니고 체험이요.
    많이 경험하고 낙관적으로 살아보자.
    어차피 벌어질 일은 벌어지고 모든걸 다 내가 책임져야하는건 아니다. 생각하면
    걱정도 줄고 편안해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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