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사월이다...봄이왔다.

봄날 조회수 : 1,390
작성일 : 2025-04-16 15:07:29

엄마는 사월 봄날

뒷산 서당골 골짜기에서

고사리를 한자루 가득 끊어다

솥에 삶아 두고

저녁을 짓다가 

나를 낳으셨다고 했다

 

남산만한 배로

산 골짜기에서  오동통한 고사리를

뚝뚝 끊어내서  자루에 담으면

고사리가 쌓이는 재미에

힘든 줄도 몰랐다고 한다

 

힘든 줄 몰랐지

힘들지 않았던게 아니었을 텐데

그러고도 시부모에 자식들 먹일 밥 짓느라

남산만한 배로 쪼그려 앉아 아궁이에 불 때다가

산통으로 아픈 배를 부여잡고

그와중에 아이 씻길 물까지 데우고서야

나를 낳았다고 했다.

 

엄마가 나를 낳던 사월의 봄이 왔다

오동통한 고사리가 삐죽삐죽 솟아 나와야

사월이고 봄이 오는거다

 

그래서인가

나는 봄을 가장 사랑하고

봄이 되면 봄나물을 뜯고

고사리를 끊고 싶어  몸이 근질거린다

 

봄이면

엄마는

뒷산 고사리를 끊으며

이맘때 너를 낳던 날  서당골에서

꼬사리를 어찌나 많이 끊었등가

겁나게 많아서 끊은 꼬사리를 자루에 담아  놓고

또 꼬사리를 끊고  끊고  참말로 재밌었다이~.   

말씀 하시곤 하셨다

 

그랬던 엄마는

새해 어느날 다리 골절로 

수술을 하시고

다행이 회복 잘되어 재활을 하고 

집으로 돌아 오셨지만

 

고사리를 끊으러 가지 못하신다

 

봄이왔는데...

사월인데...

고사리도 나왔을텐데...

 

아!

그러고 보니 곧 내 생일이구나

사월  고사리가 나오는 계절.

 

 

   

IP : 222.106.xxx.18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무木
    '25.4.16 3:08 PM (14.32.xxx.34)

    생일 미리 축하드려요
    어머니도 건강하시길 소망합니다

  • 2. phrena
    '25.4.16 3:16 PM (175.112.xxx.149)

    오ㅡ辰月 生

    생명과 아름다움이 약동하는 辰月

    만일 甲乙 木 일간으로 태어나셨음
    그 아리따움과 축복이 배가될 터이고

    저도 4월 생 ㅡ 보통 계절의 여왕은 5월이라 하지만
    제가 살아보니^^ 입춘이 들어있는 2월이나 입학ㆍ새 학기 씨즌인
    3월도 아닌 4월이 가장 생명력이 강력한 것 같아요

    엄마가 날 정말 꽃다운 철에 낳아주셨구나 ᆢ싶어요

    고사리 새 순보다 더 작은 손을 가진 신생아 아가 낳아 놓고
    어머님께서 무지 기쁘셨겠어요
    생일을 축하드리고
    어머님도 남은 날들 늘 건강하고 복되시길 기원해요^^

  • 3. ㅎㅎ
    '25.4.16 3:18 PM (211.206.xxx.191)

    아! 고사리 꺽는 재미 저 알아요.
    아이 데리고 가 보초 세워 놓고 수풀 안에서 시간 가는 줄모르고
    고사리 꺽고 있으면 꼬맹이가 엄마 빨리나오라고
    "엄마,뱀 나와!"하고 겁 주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 하거든요.
    억세지기 전 집에 오면 냉큼 삶아 널었죠.
    저도그땐 젊었었는데....

    생일 미리 축하 드립니다.

  • 4. 이거
    '25.4.16 3:41 PM (61.73.xxx.137)

    작가가 누구에요 ?
    어떤 작가 글인가요?

  • 5. 원글
    '25.4.16 4:15 PM (222.106.xxx.184)

    생일 축하 감사합니다~
    사실...축하 받고 싶어서 쓴 글이기도 해요.ㅎㅎ
    근데 생일날에는 비 소식이 있네요... 날이 좋으면 더 좋을텐데..
    그래도 이리 축하해 주셔서 기분 좋아요!! ^^

  • 6. 윗님
    '25.4.16 6:30 PM (116.120.xxx.222)

    작가가 쓴글이 아니고 원글님이 쓰신글이죠 너무나 글솜씨가 좋으시니 작가님인가 싶어요 저도요
    원글님 생일 축하드려요
    다리가 아파서 고사리 꺽으러 못가시는 어머님도 오래오래 건강하시기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98248 김명신 나는 점본젝이 없다 8 ㄱㄴ 2025/04/17 2,312
1698247 예전에 추천해주시던 의자가 이걸까요? 봄날 2025/04/17 542
1698246 이번 나는솔로 현숙은 7 나솔 2025/04/17 3,378
1698245 성심당 금요일 오전도 줄 긴가요? 3 happy 2025/04/17 1,934
1698244 1주택 정책을 피는 한 강남은 더 올라요 78 2025/04/17 3,108
1698243 샤워젤 10개 12500원 올려주신분 감사합니다 8 핫딜 2025/04/17 2,506
1698242 한국 국채 매입자금 70조를 날려버린 일본 5 이뻐 2025/04/17 2,499
1698241 결흔한 부부 친정,시부모 어느 정도 만남이 적당한가요 20 결혼 2025/04/17 4,214
1698240 지금은 아멕시트의 시기 4 자유 2025/04/17 1,251
1698239 어느정도까지는 금방 진해지나. 내적친밀감이 잘 안생기네요. 6 안녕 2025/04/17 1,784
1698238 너무도고마운동생 2 뭐가좋을까?.. 2025/04/17 2,261
1698237 저 고층 처음 이사가는데 우리나라 사람들 고소공포증 없는거 처음.. 25 Dd 2025/04/17 5,252
1698236 부산 4월19일 토요일 집회 있습니다 3 윤퇴진부산행.. 2025/04/17 1,020
1698235 골다공증 치료 병원 추천해 주세요 2 ........ 2025/04/17 1,094
1698234 잡곡 밥 2 000 2025/04/17 1,062
1698233 5월 연휴 어떻게 지내실 계획이신가요? 2 가끔은 하늘.. 2025/04/17 2,509
1698232 변호사협회에서는 이런 짓이나 하고 있었군요 5 ㅅㅅ 2025/04/17 4,174
1698231 골다공증 주사 복용 후 고통을 없게 하려면 3 ........ 2025/04/17 2,195
1698230 7일동안 228톤 물을 어떻게 쓰면 가능하냐 19 ㅇㅇㅇ 2025/04/17 5,135
1698229 한참을 걸어가도 깊지않은 해수욕장 어디 있을까요? 26 알고 2025/04/17 2,839
1698228 골다공증약 고통 5 ........ 2025/04/17 3,487
1698227 스페인 북부 여행욌어요. 12 감사 2025/04/17 4,608
1698226 소세지눈이면 재수술 해야겠죠? 10 000 2025/04/17 2,803
1698225 두부나, 오이, 김치 물기 짜는거 4 .. 2025/04/17 2,322
1698224 펌, 이재명 관련 글 7 .. 2025/04/17 1,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