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에 걸려 며칠 앓아 누웠어요. 첫날 밤에 오한이 와서 남편에게 이불 하나더 덮어주고 딴 방에 가서 자라고 했어요. 그때가 저녁 9시. 저는 밤새 기침과 열에 시달렸고요. 그런데 다음날 아침 8시가 넘도록 제가 어떤지 안들여다봐요. 쉬는날이라 그냥 아무생각없이 늦잠 잤대요.
2일후, 밖에서 먹는 밥이 맛없다 인상을 쓰길래 퇴근 하기 전에 꾸역꾸역 일어나 국끓이고 밥해서 상을 차렸어요. 전염 걱정에 저는 나중에 따로 먹을 생각이었어요. 쩝쩝 꺼억 다먹고 하는 말이 그런데 당신은 밥 먹었어?
11시간을 내리 누워 있으면서 아픈 사람 어떤가 들여다 보지 않고, 지 입에 밥 다 들어가고 나서야 밥은 먹었나 묻는 남의편. 이런 일이 너무나 많아서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이번엔 좀 많이 서러워요. 남의편은 제가 오바한다는데 저는 이제 지긋지굿해 그만 살고 싶어요. 관심받지 못하고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인데 이게 제 감정이 비정상인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