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 어느덧 사십 중반이 넘어가고 있어요.
이십대 후반에 가정을 꾸려서 벌써 결혼 20년차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아이 임신했을때 심한 입덧으로 몇달 일을 쉬었던것 빼곤 지금까지 맞벌이로 살고 있어요.
앞만 보며 참 열심히 살았다 생각했는데, 요즘 번아웃이 슬슬 오려는건지 가끔씩 현타가 올때가 있네요..
문득 사는게 참 단조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난 분명히 바쁨속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삶이 단조롭고 외롭고 쓸쓸하고 그렇네요..
결혼 20년동안 마음속 저 깊은곳에 응어리처럼 자리잡은 남편에 대한 원망, 적개심, 허탈함...
남편 또한 저처럼 평범한 일상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인데 20년동안 쌓인 서운함이 눈덩이처럼 커져서 뒤엉킨 마음이 참 힘든 요즘입니다.
언젠가는 스스로 되물어 본 적이 있어요.
무엇이 그토록 남편을 원망하게 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인가.
자잘자잘한 이유들은 많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상대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없다'는 것 같습니다.
남편은 말수가 없는 사람은 아니지만, 너무나 칭찬에 인색한 사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지 않는 사람입니다. 밥은 잘 챙겼는지, 아플때 괜찮은지 정말 상대를 걱정해서 염려하는 모습을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저... 이정도 함께 살아보니 그 공허함이 얼마나 제 마음을 칼로 후비는 것 같이 아프게 하는지 참 많이 힘이 드네요...
남편의 이런 모습은 이미 결혼 초반에 알게된 성향이지만 20년이 지나도 상대의 이런 태도가 저는 포기가 되지 않나 봅니다..
잔소리 듣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겠지만, 살다보면 맞춰가는 과정중에 잔소리를 해야 할 상황이 많이 오더군요. 함께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저는 일적인 면에 있어서 굉장히 칼같은 부분이 있습니다. 계획된 틀에서 벗어나면(특히 시간안에 해결하지 않는 등) 저는 굉장히 예민해지고 이게 쌓이면 어쩔 수 없이 남편에게 싫은 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하지만 남편은 상대의 잔소리를 극도로 듣기 싫어하고 들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양쪽 모두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가는 것 같아요...
요즘 제 자신을 보니 심신이 많이 지쳐가는 느낌입니다.
저에게 남편이라는 사람의 키워드는, '자존감만 한없이 높은 이기적이고 냉정하고 게으른 사람'
인간의 본성은 죽어도 바뀌지 않다는걸 알기에, 언제까지 제가 이렇게 같은 고민으로 마음병을 겪어가며 살아야 할지, 참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