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아래
한달에 두번은 만나서 식사하는 며느리에게
집에 초대해서 밥 안 차려줬다고 화냈다는 시어머니
거기에 댓글로 원글 나무라는 어르신들 보니까
잘해주는 사람에게 더 많은 걸 내놓으라 요구하는 심리가 보였어요
기 쎈 며느리한테는 아들네 못 보고 살까봐 무서워서 찍소리도 못하면서
저희 첫 아이 낳고 시어머니가 매일 아이 사진과 통화하기를 원하셨어요
4년간 매일 전화드렸어요
그런데 친정이 지방으로 이사가셔서 연휴기간 친정에 2박3일 내려간 적이 있었어요
첫날 잘 도착했다고 전화드리고 서울로 출발하면서 전화드렸더니
버럭 화를 내시는겁니다
왜 아이 사진 안 보내고 전화를 안 했냐고요
4년만에 친정간 며느리한테 그게 할 소리인가요
친정에 있는거 뻔히 알면서 꼭 그날도 사진받고 통화해야하나요?
둘째며느리는 한달에 한번 전화할까말까하는데 아무 소리도 안 하는거 뻔히 아는데
그 다음부터 통화 주기를 일주일에 세번, 두번, 한번 계속 줄여나갔어요
전화하라고 계속 뭐라 하셨지만 제가 안 하면 뭐 어쩌시겠어요?
저 신혼 때 회사 출장이 잦은 부서여서 분기에 한번씩 출장을 갔어요
그때마다 어머니 모시고 면세점 가서 화장품을 사드렸어요
그러다가 어느날 급하게 출장을 가게 되어서 면세점 모시고 갈 여유가 없었거든요
그랬더니 출장 중인 저한테 전화하셔서 화장품을 요청하시며
연락도 안하고 출장을 가버리냐고 저를 탓하더라고요
그 다음 출장부터는 아예 면세점 모시고 가질 않았어요
화장품 말씀하셔도 그때 내키면 해드리고 아니면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었다고 했어요
5년 전, 어머니가 명절 즈음 편찮으셔서 명절을 저희집에서 지냈는데
그 이후 아예 명절을 저한테 넘기시더라고요
근데 그 때는 작은 아들네가 일본 주재원 가 있었고, 시누이는 명절 다음 날 왔기 때문에
시부모님만 초대하면 되는거라 흔쾌히 했어요
그런데 작은 아들네가 한국 돌아오자
시어머니께서 작은집이랑 시누이까지 모두 우리집에서 모이자 그러시네요
음식 한가지씩 해서 모이자길래 그럼 시댁에서 하자고 했더니 그건 안된대요
너희들 다 오면 청소도 해야하고 음식도 해야하는데 이젠 힘들어서 못 하시겠대요
그러면서 저보고는 밥하고 국만 하라는거예요 그게 무슨 말인지
다행히 남편이 제 편을 들어줬어요
엄마가 원하는게 뭐냐 우리 삼남매 다같이 얼굴 보는거냐 했더니 그렇다고 하시길래
명절 다음날 다같이 외식하는걸로 결정했어요
시동생네도 얼씨구나 좋다고 하고 다행히 시누이도 그게 편하다고 해줘서
시어머니 싫으셔도 어쩔 수 없게 그렇게 됐습니다
(시누이가 다행히 착해서
저한테 전화하여 엄마가 너무 욕심을 냈다고. 그동안 명절이며 생일이며 언니가 다 챙겨줘서 너무 고마웠는데 엄마가 점점 더 과하게 요구하길래 불안불안했다고 해주더군요
이제 생일이나 명절 다 외식하자고 해줘서 고마웠어요)
그러길래 왜 욕심을 과하게 내시나요
암묵적인 평균점을 찾아 평화로우면 그냥 그렇게 지내세요
친구네 누구, 친척네 누구 비교해서 며느리만 들볶지 마시고요
저도 친구네 시댁, 친척네 시댁이랑 비교할 수 있지만
며느리들은 시어머니한테 그런 말 안 하잖아요
옛날 주종관계의 고부관계가 아닙니다
적당히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