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저는 한 살 차이입니다. 같이 중년을 보내고 있어서
중년의 주부들이 느끼는 감정을 서로 공유, 이해합니다.
그런데 오늘도 엄마가 살림에 지친 동생에게 쓴소리했습니다.
그 옛날부터 도우미 입주 아주머니가 계셔서 당신 손으로 한 번도
살림해본 적 없는 친정엄마는 오십 넘어서 살림에 번아웃이 된
동생을 전혀 이해 못 하십니다. 전문직인 사위가 한 달에 천만원씩
벌어주는데 동생이 살림이 힘들다고 투정이나 부린다고
아주 못된ㄴ 이라고 쌍소리도 하시죠.
그런데 저는 동생도 이해가 가는 게 집밥 고수하는 제부 식사와
그리고 얼마 전 막내까지 입시를 치르고 이제는 자기 생활을
하고 싶다는 동생도 충분히 이해가 가요.
최근에 동생이 한 말이 언니 나는 살림이 하기 싫어, 살림에 지친다..
이 말에 뭐라도 도와주고 싶은데 사교성도 없고 주변과 교류도없는
집에만 있는 동생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엄마는 오늘도 한 달에 천만 원 벌어다 주니 배가 불러서 걔가
그런 거니 네가 말 들어주지 말라고 하시는데,
생각해보면 제부는 성실하고 능력도 있고 엄마가 칭찬할만하긴 하는데
그래도 살림에 지쳤다는 동생도 이해가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