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의심과후회

어제 조회수 : 1,267
작성일 : 2025-03-01 21:47:46

 

찻집은 자리가 없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겨우화장실입구옆 혼자 앉아 있는 여자옆의   빈테이블을 발견했다. 어쩔 수 없이 그녀 옆에 앉았다.

가방과 겉옷을 의자 위에 두고 주문을 하러 갔다. 커피를 받아 돌아오는 길, 순간적으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가방 지퍼가 살짝 열려 있는 느낌과  엎자리의그녀가 몸을움직이는 느낌 원래 이렇게 되어 있었나? 아니면…

커피를놓고  가방을 열어본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초록색 상품권 봉투가 사라졌다.

심장이 뛰었다. 분명 집에서 나올 때 가방에 넣었는데..  맞나?
넣었던가?

 다른상품권봉투는그대로있다 

두장의상품권봉투중 하나만 안보였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가방을 이리저리 뒤지면서도, 한쪽 시선은 옆자리 여자를 향했다. 그녀만이 내 가방 가까이에 있었다.

경찰을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원에게 가서 보안 카메라를 확인할 수 있냐고 묻자, 경찰 동행이 필요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조금생각하다가 확인은필요하다는생각에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목소리를 낮추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그동안 옆자리 여자는 여전히 조용했다. 핸드폰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도망칠 기미도, 불안한 기색도 없었다. 그게 더 이상했다.

나는그쪽  테이블위의 그녀의 가방을 훔쳐봤다. 저 안에 내 상품권이 들어 있을 확신이 95%, 혹시 내가 착각했을 가능성이 5%.

그녀가 가기 전에 경찰이 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영영 놓쳐버릴지도 모른다.

그녀의 손이 눈에 들어왔다. 왼손 엄지손가락에 묵주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그리고 가끔 오른손으로 그것을 돌리고 있었다. 기도를 하는 걸까?

 천주교신자구나

 

경찰이 도착했다. 나는 다시 한 번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내 자리를 비추는 보안 카메라를 확인하러 갔다.

나는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경찰이 도착했는데도 특별한 다른점은없었다
그저 커피를마시고 핸드폰을보고있을뿐이었다

잠시 후 경찰이 돌아왔다.

"그 시간대에 자리 주변을 오간 사람은 없었습니다."

말문이 막혔다.

얼른 죄송하다사과하고 집에두고온듯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잠시 앉아 무슨맛인지도 모를 커피를마저 마시고

  나는 결국 가방과 옷을 챙겼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사과해야했다

"저기… 죄송합니다."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약간 놀란 표정. 그러나 따지거나 불쾌해하지 않았다. 그냥 나를 바라봤다.

그 짧은 순간, 죄책감이 밀려왔다. 내가 했던 모든

확신에찬의심, 확신에찬 단정을 후회했다

 

나는 다시 한 번 사과하고  매장을 나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상품권을 찾기 시작했다. 혹시 내가 착각한 건 아닐까?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았다.

 또다시 의심이 시작됐다. 그녀가 아니었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가져간 건 아닐까? 경찰이 바빠서 제대로 보지 않은 건 아닐까?

나는 가방을 집어 들고 처음부터 끝까지 뒤졌다.

그리고, 가방 밑바닥.

초록색 상품권 봉투가 얌전히 누워 있었다.

그봉투는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다.

숨이 멎을 것 같았다
나의의심은 경솔한확신속에 타인을 완전하게 의심했던것이다
의심은 너무강력했고 나는 확신속에서그녀를 두고 내상품권두장중에 더큰금액권  한장만가지고간

경력좀되는꾼으로까지  의심의폭을 넓혔던것이다 

 

 

IP : 211.234.xxx.23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25.3.1 9:54 PM (220.70.xxx.74) - 삭제된댓글

    엄하게 남 도둑 취급하며 공권력 허비하게 한 얘기를 우아하게도 작성하셨네요
    정신 잘 챙기세요...

  • 2. 해지마
    '25.3.1 10:08 PM (218.50.xxx.59)

    담에는 남을 의심하기전에 잘 찾아보세요. 역지사지해보세요. 상대방을 잘만나신거에요.

  • 3. 어휴
    '25.3.1 10:25 PM (72.73.xxx.3)

    운 좋으신줄 아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89724 극우 개독과 북한과 하는짓이 너무 같아요 7 0000 2025/03/03 418
1689723 대문글 언니글보니 사람들 인심 참 나쁘네요 29 ㅇㅇ 2025/03/03 5,760
1689722 국립극장 뮤지컬 핫세일 다시 열렸어요! 7 .. 2025/03/03 1,466
1689721 밤하늘에 인위적으로 반짝이는 별 같은거요 1 .... 2025/03/03 1,306
1689720 박근혜 찾아가서 몰매맞는 권영세, 권선동 4 ........ 2025/03/03 2,763
1689719 어떤 여자가 질투의 대상이냐면요 8 ㅇㅇㅇ 2025/03/03 3,623
1689718 1인가구 노후걱정 없는 재산?? 5 .. 2025/03/03 2,426
1689717 손해사정인 고용 해 보신 분 계실까요? 3 사고 2025/03/03 680
1689716 요로결석으로 쇄석술 받앗어요 2 .. 2025/03/03 1,208
1689715 작년 여름에 산 냉면육수 먹어도 되나요? 3 소비기한 2025/03/03 846
1689714 과연 봄비가 온걸까요? 눈이 또 온다네요 4 봄비 2025/03/03 1,986
1689713 박준금 레깅스입고 잘돌아다니네요 15 ㅇㅇ 2025/03/03 6,965
1689712 6세부터 13세 까지 수영하면 충분한가요?? 5 .. 2025/03/03 1,126
1689711 공무원 7급 한국사 공부 잘 하는 방법 있을까요? 4 공뭔 2025/03/03 1,037
1689710 "엔비디아 같은 회사, 국민과 나누면…" 이재.. 61 .. 2025/03/03 3,799
1689709 하나은행 핸드폰에서 갑자기 본인인증 요구하나요? 1 혹시 2025/03/03 977
1689708 한국 비자 받다가 사실을 알게된 독립유공자 신을노 후손 2 ........ 2025/03/03 1,230
1689707 한강버스 6월부터 운행 예정 11 .. 2025/03/03 2,115
1689706 트렁크 보신 분, 질문 있어요 2 트렁크 2025/03/03 770
1689705 중2 너무게으르니 꼴보기싫어요 9 2025/03/03 1,605
1689704 홈플러스 계란 품절이네요 ㅠ 5 ㅓㅏ 2025/03/03 2,652
1689703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치킨 쿠폰 받았는데요 4 ㅇㅇ 2025/03/03 1,057
1689702 수영강습 질문이요 3 저도 2025/03/03 863
1689701 그럼 윤대통령도 부정선거로 당선된건가요 33 ,,, 2025/03/03 3,451
1689700 밥 먹으러 오던 동네 고양이를 개가 3 .. 2025/03/03 2,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