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마음은 자반고등어처럼

반딧불 조회수 : 978
작성일 : 2025-03-01 21:22:37

결혼한 딸이 내일 낮에

생일겸 친정에 온대요.

나는 어설픈 솜씨로 생일밥을 준비해요.

평생 뭘 먹고 살았는지 요리나 살림도 부족하죠.

직장일 바쁘다고 간단하게 먹고 외식하고

무엇보다 친정엄마 반찬과 양념을 

수시로 조달해가며 살았어요.

 

하지만 우리딸은 애석하게도

저처럼  든든한 친정엄마를 두지 못했죠.

나는 지금 유투브를 켜놓고

고소한 들깨미역국을 끓이고 

불지않고  맛있다는 잡채레시피를

몇번이고 복습하며 재료준비를 했어요.

갈비찜은 시판양념에 버무려놓았고

생선구이 좋아하는 딸을 위해

자반고등어 한 손을 사놨어요.

쌀뜨물에 담가 짠기를 조금 뺀다음

노릇하게  구워줄거예요.

 

저녁엔  파스타와 스테이크가 맛있다는

바닷가 레스토랑을 검색해놨고,

딸기가 수북하니 앙증맞은 케익도 샀어요

어설픈 나는.

딸 생일에 조금 설레고 좋아서

살며시 포개 껴안은 저 자반고등어들 처럼

저릿저릿 간간해진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려요.

어느새 커서 결혼하고

아이낳고 으젓해진 딸이 너무 고맙네요.

고마워요.

 

 

 

 

 

 

IP : 211.234.xxx.15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3.1 9:26 PM (221.167.xxx.124) - 삭제된댓글

    루시드폴의 고등어가 생각나는 글이네요.
    노래에 고등어 대신 자반고등어 넣어서 불러보고 있어요.

  • 2.
    '25.3.1 9:36 PM (125.132.xxx.108)

    우앙...

    원글님 글 자체가 너무 좋네요.
    간결한 문체에 쓰신 그대로가 눈앞에 생생히 그려져요.
    딸 생일에 설레고 좋으시다는 원글님은 얼마나
    따뜻하고 다정한 엄마이실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쁜 글 감사해요♥

  • 3. 마음이
    '25.3.1 10:07 PM (220.85.xxx.165)

    너무 뭉클해요. 좋은 시간 오래오래 누리시길요.

  • 4. 봄밤에 시 한편을
    '25.3.1 10:07 PM (222.98.xxx.31)

    감상합니다.

    손맛은 서툴어도
    마음 그득한 성찬

    시어처럼 아름다운
    엄마의 밥상을 마주할 귀한 따님
    맛나게 드십시오~

  • 5. ...
    '25.3.1 10:48 PM (218.144.xxx.70)

    어머 글을어쩜 이리 잘쓰시나요 ㅎㅎㅎ
    이렇게 해주시는 님도 받는 따님도 모두 행복하겠어요

  • 6.
    '25.3.2 2:15 AM (175.197.xxx.81)

    저릿저릿 간간해진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려요.
    요 문장 일품이네요
    따님 생일 축하합니다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 7.
    '25.3.2 6:10 AM (58.140.xxx.20)

    작가세요?
    글이 너무 아름다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89828 로또를 성지에서 사는 이유가 있네요 6 Aamakl.. 2025/03/02 6,713
1689827 자기부정하는 국힘당이 만든 정책 15 ㅇㅇㅇ 2025/03/02 1,155
1689826 암 진단금 9 원글 2025/03/02 2,606
1689825 70대 이모랑 제평에 옷 사러 갔었어요. 54 음.. 2025/03/02 17,038
1689824 유시민이 말하는 이승만의 실체 17 ㅇㅇㅇ 2025/03/02 4,232
1689823 코로나백신 미접종자중에 지금까지 코로나 또는 감기 안걸린 사람 8 이름 2025/03/02 1,425
1689822 살던곳이 거의 빈 집이 되어버리니까 제 마음도 허해진것 같아요... 5 고베 2025/03/02 4,101
1689821 딸이 톰보이같은 친구랑 친해졌어요 39 Tom 2025/03/02 11,411
1689820 DC에서 극우집회 하네요 4 참내 2025/03/02 1,629
1689819 '채용비리' 지적받고 바꾸겠다던 '면접기준' 그대로…'감사 거부.. 5 ** 2025/03/02 1,645
1689818 온러닝 편한가요? 5 ㅇㅇㅇ 2025/03/02 1,729
1689817 필요하신 분들 출력하세요 5 하민이네 2025/03/02 5,127
1689816 세상에서 젤 편안한 삶 23 ... 2025/03/02 23,224
1689815 다이어트에 도움될까 싶어서 4 혹시 2025/03/02 2,774
1689814 모임 있는데...메이크업을 받을까요? 11 ... 2025/03/02 3,963
1689813 트럼프-젤렌스키 협상 파탄의 해석 35 자유 2025/03/02 5,565
1689812 친일파 박희양 후손이라는 영화감독 11 더쿠펌 2025/03/02 3,092
1689811 부부끼리 커뮤니티 글내역 공유하나요? 6 ㅇㅇ 2025/03/02 1,485
1689810 탄핵기원)세상 풍경중에서 5 풍경 2025/03/02 1,111
1689809 몸짱 되려다 '몸꽝'된다…신장 망가진 2030 18 ㅇㅇ 2025/03/02 18,975
1689808 난 목숨 걸었어. 이렇게 말하는 여자 어떤가요 3 곧한남동강제.. 2025/03/02 2,117
1689807 양력음력알려주세요 12 준맘 2025/03/02 1,431
1689806 여행기) 알함브라 궁전 다녀왔어요 9 무어 2025/03/02 3,147
1689805 우크라이나가 남의 일이 아닌 이유 24 삼일절 2025/03/02 4,713
1689804 생머리에 펌을 하면 힘이 생기나요? 4 ........ 2025/03/02 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