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시대착오적 통치행위론을 규탄

ㅅㅅ 조회수 : 841
작성일 : 2025-03-01 18:56:00

시대 착오적 통치행위론을 규탄한다

 

통치행위론이란 게 있습니다. 과거 유신 독재 시절이나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 하에서 대통령의 무소불위 권력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곧잘 사용된 어용 이론입니다. 그 핵심은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행위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론을 가장 잘 발전시킨 게 나치 독일이었습니다. 나치 법학자들은 총통과 국가 지도부의 행위는 법 위에 있으며, 법적 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논리를 개발하였는데, 이는 독일 전통 법학에서 논의된 통치행위를 극단적으로 확장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나치의 통치행위론 하에서 히틀러의 명령과 결정은 기존의 법률과 충돌되더라도 법적 정당성을 부여 받았습니다. 총통은 법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주장이 당연시 되었던 것이지요.

 

이 통치행위 이론은 국가 비상사태 시에 특별히 애용되었는데, 나치 법학자들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지도자는 법적 절차를 따르지 않고도 국민과 국가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비상사태인지 아닌지 그것을 판단하는 주체는 지도자(총통)인 것이고 결코 사법기관에서 판단할 사항이 아니라고 했지요.

 

이러한 주장을 이론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학자가 칼 슈미트, 칼 라렌츠 같은 이들인데, 우리나라 헌법학이 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한국 학자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제가 헌법학 교과서를 처음 대한 게 1981년 봄입니다. 바로 전두환 헌법, 곧 5공화국 헌법이 막 만들어져 시행되고 있을 때이었지요. 당시의 정치적 상황에 맞춰 교과서엔 통치행위 이론이 꽤 비중 높게 다루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민주화의 도도한 흐름 속에 이런 이론은 교과서에서 점점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민주화 과정이란 헌법학적 입장에서 보면 통치행위론과의 결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드디어 87년 새로운 헌법이 만들어지고, 헌법의 수호기관으로 헌법재판소가 만들어진 이후엔, 이 통치행위 이론은 헌 책방의 고서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이론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40년이 흐른 후 오늘 이 이론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12. 3 내란 사태 이후 몇 몇 학자들은 이 빛바랜 이론을 다시 꺼내 윤석열을 옹호하고 있으며, 윤과 그의 변호인들은 그것을 전가의 보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역사의 아이러니입니다.

 

그들은 비상계엄의 요건인 국가비상 사태를 판단하는 것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며, 그것은 사법심사의 대상이 아니라고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책 한 권을 읽었습니다. 헤린더 파우어-스투더가 쓴 <히틀러의 법률가들>(박경선 옮김)입니다. 도대체 독일 법률가들은 나치 시대를 어떻게 정당화시켰는가, 이 의문을 갖고 보기 시작한 책입니다. 거기에 이런 문단이 있군요. 나치 법학의 최고 이론가 중 한 명인 칼 라렌츠가 총통의 지위에 대해 말한 것입니다.

 

"그(총통)가 정의를 유지한다는 보장을 할 필요가 없다. 총통이 됨으로써 그는 '헌법의 수호자'가 된 것이며, 이는 자기 민족의 성문화되지 않은, 구체적인 법 이념의 수호자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총통의 의지에서 비롯되는 법률이나 법규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100쪽)

 

12. 3. 내란 사태를 옹호하는 법률가들은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이런 지위를 주자는 겁니까, 이것을 금과옥조로 삼자는 겁니까? 우리가 지금 저 시대로 후퇴해야겠습니까, 아니면 우리가 피와 땀으로 일구어 낸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켜내야겠습니까?

 

헌법재판소의 정당한 절차를 부정하고 국민을 기만해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절단내려고 하는 일부 학자들과 법률가들의 시대 착오적 행위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by 한양대 로스쿨 박찬운 교수

IP : 218.234.xxx.21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ㅅㅅ
    '25.3.1 6:56 PM (218.234.xxx.212)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통치행위라고 하여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낡은 이론입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유신 시대의 대통령 긴급조치가 통치행위로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대법원 2010. 12. 16. 선고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 헌법재판소 2013. 3. 21. 선고 2010헌바70 등 결정.

    by 서울대 로스쿨 윤진수 교수

  • 2. 화살촉
    '25.3.1 6:59 PM (124.50.xxx.225) - 삭제된댓글

    법원, 방송, 대학교에 극우들 반국가세력에 나라가
    절단이 나게 생겼어요
    민주주의는 10단계 아래 내려가 32위로 결함있는 민주주의
    상태라 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87629 제일 잘 산것중 하나 6 좋아 2025/04/11 3,750
1687628 분당 느티 분양가가 20억이라던데 14 ㅇㅇ 2025/04/11 4,341
1687627 도대체 이재명 주변엔 어떤 인간들이었길래 23 ... 2025/04/11 2,648
1687626 "주민동의없이 이런걸 붙이냐"…尹서초동사저 벌.. 16 앞으로 계속.. 2025/04/11 5,479
1687625 도서관 책에서 향수냄새가 나요 7 ㅇㅇ 2025/04/11 2,653
1687624 돼지갈비 양념으로 소갈비 해도 되나요? 7 111 2025/04/11 2,034
1687623 붕어빵을 자꾸 사먹어요 3 ㄱㄴㄷ 2025/04/11 1,785
1687622 도대체 문대통령은 어떤 인간들에게 둘러쌓여있던건가요? 47 ㅇㅇ 2025/04/11 6,366
1687621 국민수준에는 윤명신이 딱인데.. 7 ㄱㄴ 2025/04/11 1,036
1687620 윤석열 관저 나갈 때 도열할 청년 200명을 극우유튜버에게 부탁.. 4 2025/04/11 3,034
1687619 요리된 멸치볶음 냉동실에 넣어도 되나요 4 멸치 2025/04/11 1,085
1687618 조국혁신당, 독자후보 안내고 유력야권후보 총력 지원 14 .. 2025/04/11 2,177
1687617 당내 경선은 기탁금 안 내는 거죠? 5 .... 2025/04/11 788
1687616 쫓겨나는 주제에 왜저러는 건가요??? 11 ddd 2025/04/11 3,030
1687615 中대사, 한글로 "잊지말라, 트럼프 관세 `90일 유예.. 7 .. 2025/04/11 2,000
1687614 7시 알릴레오 북 's ㅡ 낙수효과,탈중국,부동산, 대선 전 반.. 2 같이봅시다 .. 2025/04/11 761
1687613 민주당 경선룰 정말 다행이네요. 선거인단은 완전 싹다 뺐어요. 17 경선룰 2025/04/11 5,006
1687612 저 딴 기획에 휘말리지 마세요 15 ㅅㅍ 2025/04/11 2,284
1687611 철면피 철면피... 2 눈가리고 아.. 2025/04/11 822
1687610 윤 “기각이었는데 갑자기” “둔기 맞은듯”···측근이 전한 탄핵.. 19 ... 2025/04/11 5,105
1687609 "나 전두환 딸이야!…죽여버릴라" 식당 엎고 .. 2 초면에게 2025/04/11 5,228
1687608 국힘은 망했네요. 쟤들이 저러고 나가니 어쩌냐... 5 그나저나 2025/04/11 3,285
1687607 성형부작용? 괴물 명신줄리 오늘 사진 41 콜거니부부감.. 2025/04/11 27,602
1687606 보다보다 처음보는 몰염치 천격부부 7 윤건희일본이.. 2025/04/11 2,312
1687605 그럭저럭 살아갑니다 8 .. 2025/04/11 2,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