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아버지가 보증을 여러번 잘못 서서 고생 많이 한 친구랑 사귀었었는데
아버지가 일을 안 하셨던 거 같은데 돈은 많이 쓰셔서 그친구가 무리하게 투잡까지 하면서 부모님 생활비를 보조했어요
그게 좀 안쓰러워서 제가 정장 코트 회사원다운 걸로 바꿔주고 그랬어요 몇십 만원하는..
어느날 그 친구랑 같이 있는데
아버지가 주말이라고 경기도에서 데리러 오신다는 거예요.
그 친구가 주말에 부모님 집에 자주 가기는 했는데
거기까지 광역 버스가 있는 동네인데....
서울에 볼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서른 넘은 아들을 데리러 온다는 거예요
저는 그때 속으로 저 아저씨 일이나 하지
서울에 볼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왜 왔다갔다하나
저렇게 다정하면서 왜 내 남친 돈은 쓰나 어이가 없었거든요
근데 요즘 와서 생각해보니까
저도 부모님이 그렇게 다정하고 돈을 타갔으면
남친처럼 그랬을 거 같아요
저희 부모님은 그렇게 비효율적인 짓이나 돈 안드는 다정함(?) 대신 효율적으로 돈 주면 됐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알고보니까
저한테만 그런 거였어요
부모님끼린 델러오고 델러 가고
남동생도 그렇고
그냥 저한테만요. 저한테만 정 힘들면 택시타고 와라. 차비 줄게. 차비 줬으니까 됐지.
저같은 애가 그런 남친 동정할 처지가 아니었던 거였어요ㅎㅎ
요즘 몇번 다시 왕래하고 나니까 저는 보기 싫으면 치워버리는 자식이었어요
버리는 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