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논란이 늘 뜨겁죠. 언론 기사를 봐도 "요즘 아이들은 이것도 모른다"는 것 많이 나오고, 실생활에서도 겪게 되는 일이 참 많아요. 가끔은 요즘 애들, 그리고 내 아이조차 '어 이것도 모르나?' 싶을 때가 있기도 해요. 그럴 때마다 "어휴 요즘 애들은 무식해서 이것도 모르냐"기보다는 그냥 말해주는 쪽을 택하긴 하는데, 상식이 어디까지 상식인지는 저도 아리송하기는 하네요.
한자어와 문어체에 요즘 애들이 약한건, 우리 세대도 윗세대에게 똑같은 소리 듣긴 했지만 요즘은 특히 더하긴 해요. 사흘 논란은 이제 지겨울 정도죠. 사흘이 4일인줄 아는 아이들이 많고, 심지어 학부모도 가정통신문에 사흘을 4일인줄 알기도 한다구요. 금일까지 제출하랬더니 "금요일이요?" 하거나, "심심한 사과를 표합니다"라고 발표한 회사에 "사과하는게 심심하고 지루했냐, 지금 고객에게 장난하는거냐"라고 항의가 쇄도한 일도 있었지요. 이젠 "내가 중국인도 아닌데 왜 한자를 알아야 하냐"라는 젊은 친구들도 많다던데…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스무살인 사람이 논개를 몰라서 조금 놀랐던 일이 있어요. 논개를 정말 모르냐고 하고 누구인지 알려줬더니, 학교에선 안 배웠다고 하더라구요.(정말 안 배우는지는 확인 못했어요)
20대인 사람이 제네럴일렉트릭(GE)을 몰라서 눈이 휘둥그래지기도 했는데요, 우리 젊을 땐 세계 1위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찾아보니 50대 시총기업 순위엔 없더라구요. 이건 시대의 변화 때문이지 싶긴 했어요. 그러고보니 "시총이 뭐냐"는 질문도 한 20대 여성에게 들었던 일이 있는데, 이것도 상식에 들어가는 걸까요 아닌 걸까요.
'O명 모집' 논란도 있었잖아요. 유명 유튜브 채널에서 저렇게 모집공고 냈더니 사람들이 "0명(zero)을 뽑을거면 공고는 왜 내냐 장난하는거냐 우롱하는거냐"라고 항의댓글 폭주했던 일이 있죠. 저는 초딩 때 슈퍼마켓에 저렇게 써있는거 보고 "엄마 왜 0명이야?"라고 물었더니 어머니께서 "저건 대충 몇 명을 뽑을지 자기들도 안 정했다는 뜻이야"라고 알려줬던 기억이 나요.
상식이 어디까지 상식인지는 성별, 세대, 지역, 국적, 문화권, 개개인에 따라 다 다를거예요. 저도 다른 사람에게 "이런 것도 모르냐 무식한~" 이러고 싶지는 않아요. 저도 모르는게 많으니까요. 다만, 딸에게 "모르는 것은 부끄럽고 아는 것이 힘이니, 언제든 새로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배우도록 노력하라"고 말해주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러고보니 어머니께서 하셨던 말도 기억나네요. "나는 박정희를 좋아하는데, 자식은 박정희를 싫어하더라. 그런데 손자손녀세대는 아마 '박정희가 누구예요?'라고 할거다". 아마 시대변화를 말씀하신 거겠죠. 젊은 친구들은 "우리는 한자를 안 쓰지만 영어를 잘 안다"고 하는 걸 보면, 시대변화는 피할 수 없는 듯해요.
그치만 저는 '요즘 애들은 무식'이라는 말은 걸러들어요. '단군 이래 최저 학력'이란 말이 언제 나왔나 기억나세요? 딱 23년 전 신문마다 1면에 나왔던 말입니다.
오늘도 주변에서 "이런 것도 모르냐"는 상식 논쟁이 하나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적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