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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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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빠 이야기

힘! 조회수 : 3,435
작성일 : 2025-02-24 17:09:49

저희 아빠는 7남매중에 중간.

할아버지는 아빠가 초등학교 때 돌아가셨고, 충청도 두메산골 출신이세요.

큰아버지 밑으로 6명의 동생이 줄줄이 있고,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배움 짧은 홀어머니께서 어렵게 가정을 돌보느라 7남매 중 유일하게 대학 진학을 못하셨죠.

마을에 착하고 순박한 친구였던 큰엄마와 일찍 가정을 이뤘고, 

할머니와 농사를 짓다가 큰아빠는 3남매와 아내를 두고 홀로 서울로 상경했어요.

상경한 후 무슨일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돈을 아끼고 아껴

강남에서 목욕탕을 시작했다고 해요.

그래서 돈을 모으고 여관도 사고. 여관이 잘 되면서 건물도 샀어요.

막내가 초등학교 입학 할 때 되서야 서울로 모두 모여 살기 시작.

돈이 모이면 시골 할머니께 조금씩 보내드렸는데 

할머니는 보내준 돈을 모으고 땅을 조금씩 사셨나봐요.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진짜 저희 할머니 꼬부랑 할머니셨느데. 평생 밭일 하느라 허리가 굽어있었어요.

오빠랑 제가 어렸을 때 철없이 꼬부랑 할머니 노래 부르고 놀려도

그저 웃으시면서 다 받아주셨던 우리 할머니.

암튼 할머니 돌아가시고 2년 뒤에

시골에 있는 땅이랑 시골집, 선산등 모두 정리하셨다며

큰아빠께서 외사촌 상관없이 할머니 손자들 모두에게 이천만원씩 똑같이 증여해 주셨어요.

솔직히 그 땅들은 모두 큰아빠가 번 돈으로 산 것인데.

며느리, 사위, 아들, 딸 모두에게 오천만원씩 증여했고요.

막내고모가 그 당시 유일하게 무주택자라서 2억 받았어요.

세금 관련은 모두 큰아빠가 정리해 주셨구요.

그 당시에는 우와~ 무슨 용돈을 이렇게 주나,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큰아빠는 정말 대단하신 분 같아요.

이런 분 없죠?

그런 큰아빠가 암이시래요.

마음이 너무 아파요.

 

 

IP : 220.78.xxx.44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2.24 5:13 PM (118.37.xxx.213)

    대단한 분이시네, 이렇게 하기 쉽지 않은데..........하면서 읽어내려왔는데..
    아이구....... 어떤 암인지 몰라도 잘 치료하시고 완쾌하시길 빕니다.

  • 2. ..
    '25.2.24 5:15 PM (211.210.xxx.89)

    현명하시고 어른이시네요. 보통 혼자 독식하시던덕~~

  • 3. ....
    '25.2.24 5:25 PM (172.225.xxx.230)

    큰아버님 정말 큰어른이시네요
    저희집과 너무 비교가되는ㅠㅠ
    돌아가신 할머니 이야기가 나오진 않았지만 할머님부터가 훌륭하셨을거 같아요
    그나저나 큰아버님 암이시라니ㅠㅠ 꼭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 4. ㅇㅇㅇㅇㅇ
    '25.2.24 5:26 PM (113.131.xxx.7) - 삭제된댓글

    큰아들로 태어난이유로
    아버지같이 동생들과 엄마를 돌보셨네요
    큰아버지도 진짜 어른이시지만
    큰어머니도 좋은분같네요

  • 5. 나무
    '25.2.24 5:28 PM (147.6.xxx.21)

    와~~~~~ 정말 가족을 사랑하시고 헌신적인 분이셨네요..

    아프시다니 제 마음이 다 아픕니다...

    자주 찾아뵙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시면 큰아버님이 좋아 하실 거 같아요.

  • 6. ㅇㅇ
    '25.2.24 5:34 PM (211.234.xxx.238)

    존경 할만한 분
    그 시절 대학 가셨음 크게 되셨을듯
    잘해드리고 마음을 표현해 주세요

  • 7.
    '25.2.24 5:37 PM (119.204.xxx.215) - 삭제된댓글

    큰 아주버님은 동생들 잘 살까봐 눈을 불을켜고 감시?중인데
    넘 비교되네요.
    두 부부가 다 같이 지지리 못 살아야 좋다고 해요.
    저렇게 마음이 큰분들은 더 오래 가족과 함께 해야 하는데
    쾌유를 바랍니다.

  • 8.
    '25.2.24 5:55 PM (58.140.xxx.20)

    얼른 나으시기 바래봅니다

  • 9. ...
    '25.2.24 6:18 PM (61.77.xxx.94)

    배포도 있고 머리도 좋고 성품도 좋은 분이셨네요
    큰아버지 머리는 할머니의 머리를 닮았네요

    얼른 나으시길

  • 10. ...
    '25.2.24 6:35 PM (182.212.xxx.183)

    진정한 어른이시네요
    될 집안은 저리 되는거죠
    어서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 11. 진짜
    '25.2.24 7:00 PM (211.211.xxx.168)

    큰아버지도 대단하시고 같이 계신 큰어머니도 도인이시네요.

  • 12. 쾌유
    '25.2.24 7:00 PM (124.63.xxx.159)

    멋지고 자랑스러운 큰아버님 완쾌를 빌겠습니다

  • 13. 맏며늘
    '25.2.24 7:54 PM (220.89.xxx.38)

    좋은 큰아버지네요.
    그 고마움을 알아보는 원글님도 좋은 사람 입니다.

  • 14. ..
    '25.2.24 8:44 PM (39.115.xxx.132) - 삭제된댓글

    엄마 사는 얼마 안하는 집 한칸 차지하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사람들도 많던데

  • 15. ...
    '25.2.24 9:52 PM (61.83.xxx.69)

    좋은 분이시네요.
    병 꼭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 16.
    '25.2.24 10:17 PM (182.226.xxx.161)

    여기에 쓰신 마음 표현해주세요!!!

  • 17. wood
    '25.2.24 11:32 PM (220.65.xxx.17)

    정말 산처럼 큰 어른이시네요
    그런 큰 아빠가 계셔서 집안이 얼마나 화목하고 행복했을까 싶어요
    무슨 암 인지 몰라도 요즘 치료 잘 받으시면 괜찮아요
    조카도 참 예뻐요
    큰 아빠 치료 잘 받으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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