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몇 대째 믿는 집안에서 자랐어요.
집안에 성직자도 계시고요.
기도소리를 자장가처럼 듣고 자랐고
겉으로 크게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마치 나에게는 공기같은 종교였어요.
온 집안 친인척 전체가 믿었으니까요.
대놓고 심하게는 아니고 조용히 기도만 하는 그런 모습으로요.
지금도 만나면 자연스럽게 기도, 축복 이런 얘기를 제게 해줍니다.
그러던 제가
50대 말이 되어서 무신론자가 됐어요.
인류를 지배하는 그 거대한 헤게모니에서
나도 모르는 새에 빠져 나왔어요.
글이나 인터넷에서 보이는 신앙심 깊은 글들.
그 귀절을 굳게 믿는 글들..
서구에 여행을 가면 보이는 성당, 성화, 이슬람 사원들...
그 신앙에 인생을 송두리째 바친 성직자들을 보면
그들은 순수하고 숭고하겠지만, 저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물론 제 인생이 아니니 제가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죠.
하여간 나도 모르게 이리 됐어요.
더 나이들면 되돌아 가려나...
지금 생각에는 다시는 안돌아갈 것 같아요.
무지 냉소적으로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