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물가져다주는 글보고 생각난 물먹는 문화

저번에 조회수 : 2,404
작성일 : 2025-02-21 00:49:14

생각해보니 집집마다 물먹는 문화도 참 다른거같아요.

저희집은 밥먹을때 따로 물을 꺼내놓은적없고 다 먹고나면 아버지가 물을 찾으셔서 항상 엄마가 마지막에 숭늉물을 떠다 드렸거든요.(연세 많으신 옛날 시골분이세요) 주택이라 식사는 거실이나 방에서 상펴서 먹었고 아버지는 부엌자체를 잘 안들어가셨으니 엄마가 떠다 드리곤 했던거 같아요.

그러다 숭늉이 아닌 보리차를 먹기시작하면서부터 큰 유리병에 담긴 보리차랑 컵을 상 옆에 놓고 식사를 하기 시작했고 각자 가족이 식사를 마치면 마시고싶은 사람들은 알아서 따라서 마셨던거 같아요.

지금은 보리차도 안끓이고 그냥 부엌에 있는 정수기 물을 마시는데 저도 은연중에 아버지는 식사끝나면 물 드셔야한다가 머릿속에 박혀서인지 지금도 친정가면 항상 아버지 물은 챙기게 되더라구요? 연세드시니 식사후 먹어야하는 약이 많아서 지금은 부모님 두분다 떠드립니다만.

 

암튼 그러다가 결혼해 시집을 가니 시어머니가 꼭 식사차리면 온가족 물을 한컵씩 떠서 처음부터 식탁에 놓으시더라구요. 저는 원래 물을 안먹어서 굳이 왜 저렇게 놓으실까 생각했어요. 근데 시어머니 본인이 식사중에 물을 엄청 드시더라구요. 

지금도 가끔 시어머니가 같이 저희집에서 식사하시면 애 물갖다주라고 그렇게 안절부절하세요. 애 물 떠다줘라 몇번을 말씀하셔서 제가 먹고싶으면 ㅇㅇ이가 가져다 먹을거에요 하면 기어코 본인이 가서 떠와서 애(고딩입니다)앞에 놓으세요. 물이 굉장히 중요한가봐요 시어머니한텐 ㅎㅎ

 

물이나 음료수를 마실때 꼭 물어보는것도 저희 남편이 그래요. 저는 살면서 한번도 다른 가족에게 물어본적은 없었던거같은데(아마 집구조가 주택은 부엌이 아예 분리되어있고 아파트는 코앞에 냉장고가 있으니 그런 영향도 있겠다 싶어요) 남편은 꼭 자기가 물이나 음료수를 마실때 옆에있는 저나 다른가족들한테 물어봐요. 저는 처음에 그게 오히려 성가시더라구요? 그냥 내가 알아서 마실건데 뭘 매번 저렇게 물어보나 싶어서. 아마 반대로 남편은 안물어보는 내가 서운하다고 느꼈을수도.

오래 살다보니 저나 남편이 서로에게 동화되어서 남편은 이제 서너번에 한번씩 물어보는거같고(제가 귀찮아한다는거 아니까요) 저는 반대로 서너번에 한번은 남편에게 물어봐 줍니다. ㅎㅎ

 

물 음료수 마시는것에 대한 문화도 참 집집마다 다르겠구나 싶어요.

 

 

IP : 184.146.xxx.5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ㅎ
    '25.2.21 1:33 AM (58.29.xxx.207)

    그러고보니 저도 첨엔 충격받았던 기억이 있어요
    친정에선 식사전에 물줄까? 물어보고 달라는 사람만 컵 가져와서 유리병에 있는 보리차를 부어줬거든요
    뒤에 먹겠다는 사람은 먹고싶을때 셀프
    시집에서 첫 식사를 하는데 생수 2리터짜리를 시부 시모 시동생 할것없이 병나발을 차례로 불더니 저에게도 권해요
    컵을 달라고하니 없다고 그냥 마셔라 그러시데요ㅎㅎㅎ
    참았다가 식사끝나고 밥그릇에 부어서 마셨을거에요
    그래도 요즘은 작은 생수 드셔서 식구대로 가자마자 이름 적어놓고 불어요ㅎㅎㅎ
    사다드린 컵도 안쓰시고 여전히 두분은 여기저기 놔둔거 수시로 드시기 때문에 이제는 그러려니...
    앗 그러고보니 집에선 남편도 애들도 저희 친정하고 똑같이 하고있네요

  • 2. ㅎㅎ
    '25.2.21 1:36 AM (211.227.xxx.172)

    우리집은 식탁에 1리터짜리 독일제 보온병에 항상 유기농 루이보스티가 담겨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따뜻한 물한잔씩 마시라고

  • 3. 00
    '25.2.21 6:18 AM (39.7.xxx.157)

    ㅎㅎ 재밌네요. 글을 잘 쓰셔서 생생합니다.
    애 물 갖다줘라 안절부절 그 마음도 알겠고
    물 마실래 물어보기 ㅎㅎ
    뭐가 나쁘고 좋다는 게 아니라 이렇나 다르다는 거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86814 눈꺼풀 /눈밑주름 3 .. 2025/02/21 1,276
1686813 나경원 남편이 박은정검사에게 기소청탁 5 ㄱㄴ 2025/02/21 3,575
1686812 카레에 배추넣으면 18 ..... 2025/02/21 3,215
1686811 나이듦에 대하여 .. 2 @.@ 2025/02/21 2,107
1686810 한살림 활동가? 해본분 계신가요 6 .. 2025/02/21 1,786
1686809 도로 주행하다 수직 이륙…미국 스타트업, 실제 영상 최초 공개 8 유튜브 2025/02/21 2,601
1686808 이지아 입장문 찾아서 읽어봤어요 22 ㅇㅇㅇ 2025/02/21 6,837
1686807 Ktx 역에서 1시간 뭐하죠 5 ..... 2025/02/21 1,559
1686806 가장 힘든 순간에 항상 아무 말이 없이 방관하는 남편 70 ㄱㄴㄷ 2025/02/21 12,010
1686805 집순이에요.. 외로운데 혼자서 잘지내는방법.. 18 m... 2025/02/21 6,730
1686804 백내장 렌즈는 시력 얼마로 해야할까요 4 백내장 시력.. 2025/02/21 1,146
1686803 새로 입사한 직원에 50대 여직원(나르) 같은데 10 새 직ㄷ장 2025/02/21 3,908
1686802 집에 돈 쬐끔 있으신 분들 호주유학 보내세요. 39 ㅇㅇ 2025/02/21 15,583
1686801 박정훈대령 복직 축하합니다 24 참군인박정훈.. 2025/02/21 4,171
1686800 김건희 계엄 전날 밤 ㄱㄴ 2025/02/21 2,733
1686799 삼수생아들 진로때문에 너무 힘들어요..ㅠ.ㅠ 10 삼수생엄마 2025/02/21 4,380
1686798 복싱 전공하면 어떤가요 전공이나 직업으로요 깜이 2025/02/21 317
1686797 섬초는 중국산 없겠죠? 2 언니들 2025/02/21 1,832
1686796 근데 재산 많으신분도 애들 결혼할때 크게 지원 안하시기도 하네요.. 12 .. 2025/02/21 3,393
1686795 오늘 서울 추운 날씨 맞죠? 2 ㅊㅊ 2025/02/21 1,728
1686794 용인에서 바나나 재배 ㅇㅇ 2025/02/21 1,054
1686793 쭈꾸미왔어요~ 8 ㅣㅣ 2025/02/21 1,726
1686792 사실을 말하는건데 자랑 18 .. 2025/02/21 4,807
1686791 혹시 콜레라 예방 접종 2 ㅇㅇ 2025/02/21 357
1686790 6시 정준희의 디아블로 마로니에 : 커뮤니티ㅡ유튜브ㅡ정치권 .. 1 같이봅시다 .. 2025/02/21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