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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숙:
남편은 경남 남해, 나는 전남 해남이 고향이다.
양김(김대중 김영삼)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87년에 연애를 시작했고, 그 해 대선에서는 각자의 소신대로 투표했다.
결혼을 앞두고 우린 서로 난생 처음으로 영남과 호남에 발을 디뎠다.
어려서 고향을 떠나 주로 부산과 대구에서 자란 남편은 광주에서 받은 첫 느낌이 충격이라고 했다. 해가 저문 광주의 거리는 어두웠고 도로는 좁아서 대도시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고....
호남에서 영남 번호판 차량은 주유도 할 수 없다는 등 온갖 유언비어에 노출되어 있던 남편은 다음날 광주 시내를 돌아보고는 첫느낌과 다른 따뜻함과 생동감이 느껴진다고 좋아했다. 투박하고 촌스럽지만 정이 묻어나는 말투에 마음까지 따뜻해진다며.
다행히 양가에서 지역감정에 따른 노골적인 반대는 없어서 무리없이 결혼을 했다.
김영삼의 변절로 남편은 지지를 철회했지만 영남에 거주하는 (시댁의)다른 가족은 극우화 되었다.
해직기자 출신이신 큰아주버님은 아직도 박근혜가 억울하다고 하신다.
그런 아주버님도 계엄은 잘 못 되었고 윤석열은 탄핵되어야 한다며 국짐당이라는 표현을 쓰신다.
그런데 기독교가 중심이 된 악마집단이 광주를 짓밟았다.
그들은 짓밟고 모욕을 주어서 함께 똥통에 뒹굴며 더럽히는 게 목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광주가 어떤 곳인가?
광주 시민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자신을 죽이려고 사형선고를 내린 전두환마저 사면해준 김대중 정신을 이어받은 사람들이다.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 하고 찍어먹어볼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똥을 가득실은 분뇨차가 광주에 몰려왔지만 위대한 광주시민은 의연했다.
똥은 건드리지말고 가만 둬야지 헤집으면 악취만 진동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도 남았다.
그날 하루 진동하는 악취를 참아내고 그대로 분뇨차를 떠나보내면 곳곳에 똥물이 튀어 질기게 냄새를 풍기는 일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코를 막고 귀를 틀어막으며 구역질 나는 역겨움을 견뎌냈을 것이다.
오히려 그들을 불쌍히 여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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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이 글을 이제야 읽었다.
링크)
“저 짐승의 언어들과 시비 붙어봐야” - 광주 집회 참관기http://www.firenzedt.com/news/articleView.html?idxno=31198&fbclid=IwZXh0bgNh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