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떤 여자 둘이 식사하고 돈 안내고 사라졌어요.
말로만 듣던 거 진짜로 경험하고 보니 실제로 저런 인간이 있구나 싶어요.
저런 짓을 하면서도 자기 인생은 잘되기를 바라겠죠?
한끼 돈 만원 남짓한 가게에서 얼마나 남는다고 정말 그런 인간이 있더군요.
돈으로는 얼마 안된다 해도 이런 일 있으면 일하면서 서로 말은 안하지만
사람이 기운이 빠져요.
허탈하기도 하고요.
뭘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무력감이죠. 실컷 일했는데 누군가가 돈도 안 내고 가버렸는데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이런 거에서 오는 힘빠지는 느낌인거죠.
그리고 그런 건 또 서로 빠르게 전염돼요.
음식이고 뭐고 매우 깨끗하고 절대 재활용 안하고 매우 친절하게 하는 곳이라
여기 적긴 그렇지만 여러분도 알만한 유명인도 오는 곳이라 평가가 나쁘고
그런 곳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만 말하고 싶네요.
어제는 글쎄 어떤 남자가 마감 중이던 밤늦게 마감 표시되어 있는 가게 안으로
들어와서는 자기 머리 못 봤냐고, 자기가 여기서 잃어버렸다는 거에요.
그러면서 반말투로 그거 줘야 되는데. 이러더라구요. 비싼거다 하면서.
맡겨놨나? 너무 경우 없고 배운 거 없고 극 무매너에 무례한 태도죠.
그거 뭔지 알아요. 낮에 머리에 붙이는 자그마한 붙임 머리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는데
첨에 저는 그건지 몰라봤고 그게 바닥에 떨어져서는 한자로 사람 인자 같은 모양새로
머리카락이 벌어진 모양새였어요.
주인이 보고 처음에 무슨 새까만 벌레인줄 알고 보고 기겁을 했다가
주워보니 대머리든 사람들 머리에 붙이는 쪼그마한 붙임머리 였는데 바닥에 떨어져 있으니
무슨 시꺼면 벌레 같아 보여서 진짜 첨에 경기할 정도로 놀랐던 거거든요.
바닥에 떨어져서 밟히기도 했고 해서 제가 버리자고 했어요.
그래서 주인이 종이에 싸서 버렸죠.
그런데 그거 찾으러 남의 업장에 마감하고 있는 늦은 시간에 업장에 들어와서 찾으려고 한거면
적어도 혹시 이러저러한 거 봤는지, 있는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리고 그걸 내가 버린 쓰레기통 뒤져서 그것도 버린 사람한테 어디에 버렸는지 전화까지 해서
찾아주면 적어도 고맙다는 소리는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 인간은 심지어 내가 쓰레기통 뒤져 찾을 동안 밖에 나가서 담배 피다
안으로 들어올 때 담뱃불까지 입에 물고 들어와서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받아갖고 나가더군요.
자기 물건 자기가 잃어버린 거고 식당이 그거 챙겨놓아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일 하다 그렇게 찾아주면 고맙다는 인사가 당연할 거 같은데
그런 인성쓰레기도 있고요
많은 경우는 앞치마 쓰고 그 자리에 두고 가는데 그건 양반이에요.
도대체 그 앞치마를 이리 저리 말고 꼬고 묶고 해서 접어 놓고 가는 건 왜 그러는 걸까요?
자기들 대화할 때 손이 심심해서라고 해도 이런 건 좀 안해줬으면 좋겠어요.
원래 상태로 만들려면 그거 다 일이거든요.
그렇게 꼬아 놓은 거 다시 다 풀려면 그것도 일이고 시간 드는데
그러고서 제자리로 가져다 놔야 해요.
진짜 코푼 종이니 뭐니 상위에 가득 두고 가는 건 그래도 그려려니 하는데
여기서 잠깐 나라별 행동 특성이 좀 있는데 서양인은 냅킨 정말 몇 장 안 쓰구요
쓴 거 아주 아주 작게 말아두고 가고요 일본인들은 자기가 쓴 거 다 모아서 동그랗게
만들어서 그릇 안에 하나로 담아놔요.
한국 사람요? 식탁 위에 엄청 늘어놓고 가죠.
근데 제발 자기 버리는 거는 테이블 밑에 비치해놓은 쓰레기통에 자기가 버려주고
가면 좋겠다 싶어요.
버린 건지 두고 간건지 애매한 물건들은 예를 들어 라이타, 오늘은 발포비타민이
가득 들은게 있던데 이게 버린 건지 두고 간건지 알 수가 없어요.
그럼 그걸 또 일단은 가져와서 손님이 올지 기다려보느라 보관 하거든요.
오늘은 발포비타민 두고 간 사람이 식사 영수증 안 받아 갔다고 다시 왔길래
물어보니 자기가 버린 거래요.
손님 두고 간거 하나 관심 없는데 누굴 무슨 거지로 아는건지
붙임 머리 찾으러 온 사람은 마치 니네가 가진 거 아니냐는 뉘앙스를 살짝 풍겨서
사실 더 기분 나빴거든요.
엄청 비싼 밥도 아닌 밥 먹으러 오면서 거기 일하는 사람은
자기 물건 흘린 것도 주워서 안 줄 수 있고 자신은 뭐 대단한 사람인 줄 아나 봅니다.
여름엔 더 한테 아아니 찬 음료 적당히 먹다가 식당이 당연히 버려주겠지 하고
두고 가면 그거 일일이 뚜껑 다 벗기고 음료랑 아이스 따로 버리고 음료수컵까지 재홀용으로
따로 담고 버려야 하는데 그것도
일인데 정말 우리 나라에서 비싸지 않은 곳을 이용할 수록
사람들이 더 노매너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도 친절하니 사람들은 많이 옵니다만 참 다양한 사람들 많다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