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자기가 가진 것보다 훨씬 잘난 것처럼 자신을 포장도 잘 하는데 자기 피알 시대에, 저는 항상 제가 가진 것보다 훨씬 더 못한 사람으로 저 자신을 표현해요. 나이가 들면 좀 나아지려나 했는데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그러고 있어요. 외모 뿐 아니라 능력 그리고 재력 모두 다 그러네요.
외모야 꾸미기 나름인데 저는 꾸밀 줄도 모르고 그냥 수수해요. 비싼 명품 가방, 신발은 없어요. 나이가 드니 좀 구질해 보이는건 사실이에요.
저는 부자는 아니지만 우리 부부 먹고 살 만큼은 있다고 생각해요. 애들도 다 커서 제 일 하고 있구요.
현시세 14억 정도 집 있고 집 포함 순자산 27억 정도에요. 빚도 없어요. 유동 현금 14억 가까이 있고 65세부터 죽을 때까지 현금 안 건드려도 국민연금 포함 연금도 매달 500정도 나오게 해 놨어요. 남편이 먼저 가면 300 정도 나오겠네요. 이제 60이니 5년만 있으면 연금으로 살 수 있겠어요. 14억을 예금에 두면 이자가 월 200은 될 것 같으니 남편과 둘이 월 600이상이면 제 씀씀이로는 충분해요. 혼자 살아도 400이상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 아프면 현금에서 꺼내 써야겠죠. 부자로 살진 못해도 천지가 개벽을 하지 않는 이상 죽을 때까지 남편과 아쉽지 않게 살 것 같은데, 저는 항상 부족한 것처럼 느껴져요.
아이들도 다 좋은 학교 나오고 직업 좋고 고연봉이에요. 건강하기만 하다면 저희에게 손 벌릴 일 없이 저희보다 잘 살 것 같아요.
그런데 어딜가도 돈 없는 사람처럼 굴고 누굴 만나 이야기를 해도 가난한 사람처럼 말하고 애들 자렁 안해요.
그래서 얻는 것보다 잃는게 더 많아요. 사람들이 얕잡아 보거든요. 그런데도 버릇처럼 늘 그래요.
돈 쓸 때 구질구질하게 쓰지도 않아요. 비싼 거 먹고 싶으면 돈 생각 안하고 먹고, 아주 고가의 물건이 아니라면 필요한 게 있을 때 그 중 비싸고 좋은걸로 사요. 명품 가방, 명품 신발은 없지만 하나 둘 쯤 장만해도 되는데, 별 가치를 못 느껴서 안 샀어요. 물욕도 별로 없어요. 그래서 구질구질해 보이는지도 몰라요.
저 스스로 재산은 부족하다 느끼지만, 전체적인 인생으로 봤을 땐 이만하면 괜찮게 살았다 생각하고, 애들 생각하면 아주 뿌듯하고 자랑스러워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에겐 저를 항상 낮추어 말하고 아이들의 능력도 낮추어 말하고 가진 것도 낮추어 말하고 ... 그렇게 안해도 되는 사람들 앞에서까지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도 낮춰 말해요. 경우에 따라 이럴 필요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때와 장소 사람을 안 가리고 매번 이러는 제자신을 보면 왜 이러는지 괴로와요. 누구든 만나기 전엔 아무 말도 하지 말자고 다짐을 하는데 또 어느새 궁상을 떨고있고... 이 버릇을 고치고 싶은데...대체 저는 왜 그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