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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에 다시 시작한 피아노. 푹 빠져버렸어요.

지방근무 조회수 : 3,064
작성일 : 2025-02-14 09:24:00

승진해서 지방 발령되어 근무한지 5개월 차입니다. 

애들이 아직 어린데, 남편이 시간적 여유가 있고 남편과 친정부모님의 응원과 도움으로 고민하다가 지방 내려왔어요.

사는 곳도 40층 넘는 주상복합에 주변에 편의시설 영화관 등 없는게 없어요.

공공기관들 모여있는 혁신도시라 저같이 혼자 사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주변에 취미생활 할만한 것들이 굉장히 많네요.

 

이왕 아이들 두고 내려온거 알차게 시간보내고 가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저녁시간을 활용해 이것저것 시작했어요. 필라테스 등록해서 다닌지 3달 되었고, 얼마전에 좀 더 몸매 라인을 다듬고 싶단 생각이 들어 성인발레도 등록했어요. 

 

그리고 지난주부턴 피아노 다시 시작했어요. 초등학교까지 7년 정도 배웠었는데, 당시 6학년이 되면서 전공이냐 아니냐를 결정했어야 했어요. 전 계속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그만둘수 밖에 없었어요.  재능이 사실 어느정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부모가 되고 보니, 자식이 정말 세계적인 수준으로 갈수 없다 하더라도 정말 좋아하는 일이면 시켰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어요.

 

피아노에 미련이 너무 남아서 당시 중학교때 피아노 입시전문학원을 찾아가 보기도 하고 했지만 결국 포기했어요. 부모님은 취미로 그냥 치라고 했지만 그 이후 마음이 아파 피아노를 애써 멀리했어요. 20대까진 교회에서 간간히 반주요청을 받으면 하기도 했고, 친정엔 40년 가까이 된 피아노 아직 있는데 미련땜에 버리지도 못하고 치지도 못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지난주,

지방에 와서 우연히 저와 비슷한 처지의 옆부서 팀장이 피아노를 배우는 학원에 따라갔다가 운명처럼 다시 시작했어요. 처음 피아노를 치고 온 날은 집에 오는 길에 울었어요.ㅜㅜ 이제 나이도 먹을만큼 먹어도 무뎌진줄 알았는데 마음속 잊고 있던 미련이 올라온건지... 피아노 치는게 행복했었지.. 하고 옛생각도 나고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복잡미묘하더라고요.   

 

손가락도 안움직이고 악보보는 것도 헷갈리고 손이 맘처럼 움직이질 않는데, 첫날부터 푹 빠져 퇴근하고 하루 3시간씩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일주일만에 한곡을 완성했더니 선생님이 놀라시더라고요. 40대에 이렇게 빨리 습득하신건 못봤다고요. 물론 전공까지 고려할만큼 피아노쳤었다곤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ㅎㅎ 그리고 초등학교 저학년도 칠만한 쉬운 곡이기도 했고요.

 

요새는 유튜브도 너무 잘 되어있어서 치다가 안되는건 찾아보기도 하고 너무 좋네요. 하루종일 피아노 생각만 나고, 아침에 일어나면 클래식 피아노연주 들으면서 준비합니다 ㅎ

쇼팽의 연주곡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빨리 연습해서 치고 싶단 생각만 드네요. 

이번기회에 평생 취미로 가져가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IP : 103.127.xxx.130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와웅
    '25.2.14 9:26 AM (172.224.xxx.31)

    멋지십니다. 일도 취미도 잡으셨네요.

  • 2. 혹시
    '25.2.14 9:28 AM (123.212.xxx.149)

    혹시 집에서 피아노 연습 하셨나요?
    집에 피아노 있는데 너무 시끄러울까봐 못치고 있어요.
    아이가 칠때는 아이가 치는거니 이웃들도 이해해주겠지하고 낮에 조금씩 치게했는데
    제가 치려니 민폐같아서...체르니100수준이라..;;;
    디지털피아노로 연습하시는지요?

  • 3. ㅎㅎ
    '25.2.14 9:29 AM (203.142.xxx.241) - 삭제된댓글

    거기는 레슨비가 어떻게하나요?
    50대후번...며칠전 회사근처 피아노학원 가서 물어보니
    주2회 16만원인데 저회 회사 직원들은 14만원에 해준다 하더라고요
    할까말까(하고 싶은 악기가 다른 악기가 더 있어) 고민중입니다

  • 4. ...
    '25.2.14 9:32 AM (182.229.xxx.41)

    평생의 취미 넘 좋네요. 저도 원글님 글에 자극 받아 다시 피아노 연습 해야겠어요. 화이팅하세요

  • 5. ㅎㅎ
    '25.2.14 9:39 AM (222.100.xxx.51)

    저도 예중 가기로 얘기하고 동네에서 젤 잘치는 꼬마였는데
    부모님 이혼하며 일반학교로 진학했어요.
    40대때 아이들 피아노 보내며 저도 가서 배웠는데
    발탁되어서? 연말 학원 주최하는 연주회에(호텔 빌려서 하는) 연주도 하고요.
    지금은 아파트 살면서 또 피아노 없애서 좀 아쉽네요.

  • 6. 지방근무
    '25.2.14 9:43 AM (103.127.xxx.130)

    주중에 지내는 곳은 오피스텔이라 피아노가 없고, 학원이 집앞인데 주로 성인레슨을 하는 곳이라 밤 10시까지 언제든 가서 연습을 할수가 있어요. 주로 학원에서 연습해요.
    아파트는 요새 디지털피아노로 치시더라고요. 저도 친정에 업라이트 피아노 있는데 낮에 1시간 미만정도면 모를까 요샌 안치는 분위기더라고요.

    피아노 레슨은 주 1회인데 많이 쌉니다 5만원. 왜 이렇게 싼지는 모르겠어요.
    저 같은 경우 기본기는 다 있어서 저 혼자 연습하는 정도이고, 레슨은 강약조절이나 느낌살리는 포인트 정도 잠깐 알려주시는 정도라 사실 혼자가서 연습만 하다 옵니다.

    아마 주 2회 기준 10만원 초반대가 시세가 맞을거예요.

  • 7. 까페
    '25.2.14 9:53 AM (110.35.xxx.176)

    너무 좋은 취미를 시작하셨네요~
    전 요즘 기타를 치는데 넘 재밌어요..
    피아노도 두달되어가는데
    저희동네는 2회 16만원.. 가격이 좀 부담이예요

  • 8. 와우
    '25.2.14 9:58 AM (119.196.xxx.115)

    레슨없이 그냥 피아노이용하는값도 비싼데 5만원이라니 정말 거저네요

  • 9. 지방근무
    '25.2.14 10:05 AM (103.127.xxx.130)

    피아노학원을 오픈한지 얼마 안되었고, 선생님도 20대 후반 젊으세요.
    혼자 하시는데 아직 학원 체계가 안잡혀보이긴 하더라고요.
    저야 감사하죠. 어디가서 5만원에 피아노를 맘껏 칠수 있을까요.

    원래 음악을 잘 안듣는데, 요새 피아노에 집중하다보니 아.. 음악이 주는 힘이 이거구나.. 하는 생각과.. 누군가 건강한 삶을 위해 음악이든 미술이든 예술에 몰입해서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던걸 들었는데, 그 말이 와닺더라고요.
    진짜 피아노치는 그 시간은 다른 생각 안들고 정말 푹 빠져 있다보면 시간이 몇시간 가있고 뭔가 감정적인 해소도 되는 기분이 들어요.

  • 10. 아..
    '25.2.14 10:46 AM (121.167.xxx.53)

    저도 40중반인데 국민학교때 1년반 학원다녀서 체르니 40까지 패쓰했거든요. 집에도 피아노가 있어서 매일 소품곡들 치고 영화 드라마 악보 사다가 치는 행복이 있었는데. 지금 다시 취미로라도 쳐보고 싶은데 손도 굳고 악보 보는법도 까먹어서 제대로 할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당근에 올라오는 디지털 피아노도 보면서 살까말까 계속 고민중입니다.

  • 11.
    '25.2.14 11:46 AM (123.212.xxx.149)

    너무 좋네요. 집앞에 피아노학원 가서 아무때나 연습할 수 있다니...
    그런 취미를 가지시게 된거 정말 축하드리고 부럽습니다!

  • 12. ...
    '25.2.14 12:30 PM (211.108.xxx.113)

    저도 40되서 다시 피아노 시작한지 2년됐는데 너무 행복해요 임윤찬 좋아해서 앵콜로친 곡들 하나씩 해나가고 있어요 쇼팽 녹턴들이랑 바흐 시칠리아노 슈만 트로이메라이 등등

    이렇게 좋아하다니 저도 제가 놀라요 업라이트 버렸는데 다시 200주고 디지털피아노도 샀어요 매일치려고요 밤에도

    애들다니는 피아노학원인데 저도 개인교습 50분 주4회 20이에요 너무 적어서 미안해서 현금으로 드려요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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