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물림 당하는 상처..엄마를 미워할까봐 걱정돼요

ff 조회수 : 986
작성일 : 2025-02-13 10:15:14

저희 엄마는 시골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어요.
남남남 여여여 이렇게 낳았는데도, 외할머니는 또 아들이 아니라고 실망하셨대요.

 

엄마와 큰외삼촌의 나이 차이는 21살.
그 시절엔 결혼도 빨랐던 터라, 큰외숙모는 엄마와 같은 해에 아이를 낳았어요.
그러니까 엄마는 자기 조카와 동갑인 거죠.

 

하지만 외할머니는 나이가 많아 젖이 나오지 않았고, 결국 같이 사는 큰외숙모가 엄마에게 젖을 물렸다고 해요.
일종의 ‘동냥젖’을 먹은 셈이죠.

 

큰외숙모 입장에서는 얼마나 싫었을까요.
결혼하자마자 시집살이에, 시조카가 자기 자식과 동갑이라니.
엄마가 마치 ‘군식구’처럼 느껴졌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엄마는 평생 눈치를 보며 살아야 했대요.
밥상을 쾅 내려놓거나, 대놓고 말은 못 하지만 뒤에서 궁시렁거리거나, 비아냥거리면서 말하기…

 

그런데 저는 어릴 때, 엄마에게 똑같이 당했어요.
제가 딱히 문제를 일으킨 것도 아닌데, 엄마는 설거지를 하면서 쿵쾅거리며 혼잣말로 욕을 했어요.
그 욕도 “썩을 년”, “염병할 년”, “나가 뒤져라” 같은 거였고요.

 

제가 뭐 하고 싶다고 하면,
“니 주제에?” 하며 비아냥거리고,
자기 마음에 안 들면 “일부러 그랬지?” 하며 화내고,
억울하다고 하면 “아니긴 뭐가 아니야” 하며 단정 지었어요.

 

조금 커서는 엄마한테 솔직히 말했어요.
“엄마가 그러는 거, 나 너무 상처받아.”
그러고 나서 조금 나아지긴 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 이모네랑 엄마랑 여행을 갔는데
비싼 식당에서 엄마가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000이 돈 쓰니까 입이 아주 찢어지지?”

그 말을 듣고 이모가 깜짝 놀라면서 말했어요.
“너 참, 큰올케(큰외숙모)처럼 말한다?”

 

엄마도 이제 좀 조심하려고 하는 것 같긴 한데,
문제는 저도 가끔 엄마처럼 될까 봐 무서울 때가 있어요.

 

전 아직 자식이 없지만,
이 상처가 저한테도 대물림되는 것 같아요.

너무 우울하고, 엄마가 미워지기도 해요.
이 감정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IP : 59.9.xxx.25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리
    '25.2.13 10:17 AM (118.235.xxx.204)

    엄마 불쌍해 증후군인가요? 엄마란 사람이???

  • 2. 어쩌긴여
    '25.2.13 10:19 AM (70.106.xxx.95)

    멀리해야죠

  • 3. 아뇨아뇨
    '25.2.13 10:32 AM (172.225.xxx.234)

    부모노릇은 교과서가 하나밖에 없는 과목과 같아요.
    그냥 가만히 있으면 내가 받은대로 자식을 대접하게 되는 게 부모역할이 되요. 기질적인 부분도 물려받기 때문에 더욱. 미워하며 닮는다는 게 이런 경우죠. 이렇게 하면 상처가 된다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하는 외의 방법을 몰라서 아차하면 당한대로 물려주게 되요. 인간은 나약합니다.

    그런데요. 요즘은, 우리 부모때와는 달리 수많은 자습서와 기타교재들이 존재해요. 심지어 우리 부모때도 부모교육 강연 같은 걸 했거든요. (저희 엄마가 그런곳에 친구들과 다니던 기억이 나요) 요즘은 유투브만 봐도 수많은 아동관련 전문가들이 정말로 많은 정보를 주고 있어요. 예전처럼, 엄마가 한 말투와 행동이 상처가 되었기에 난 안 할 거야, 라고 하지만 안한는 그 자리가 빈 공백이 되어버려서 결국은 배운대로 하게 되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어요. 엄마가 한상처되는 말과 행동 대신에 무슨 말과 행동을 하면 되는지를 배울 수 있거든요.

    물론 쉽지 않은 일이에요. 세살버릇 여든간단말이 왜 나오겠어요. 사람은 의식하지 않으면 늘 본래대로 돌아가려는 습성리 있어요. 익숙해서 편하거든요. 옳지 않다는 걸 알아도.

    그러니 원글님. 항상 깨어있으려 노력하시고, 주변의 좋은 엄마들을 면밀히 관찰하시며 어색해도 따라하려 노력해보세요. 엄마의 나쁜 언행을 지워낸 그 자리를 빈공간으로 두지 말고 좋은 말로 채우셔야 본디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물론 이렇게 노력해도 때때로 내게서 발견하는 엄마의 모습에 좌절하는 일도 숱하게 발생할 겁니다. 천성을 학습으로 극복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바로 그 순간이 그 깨달음과 좌절의 순간이 또한 발견과 나아짐의 순간이 될 수 있어요.

    할 수 있어요.

    여자는. 이건 양귀자의 말입니다만, 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그 시기를 다시한번 사는 행운을 누린다는 말이 있어요. 그런점에서 축복받은 존재라고. 좋은 엄마 되실 거예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원글님 성장과정에서 받은 상처도 회복되는 놀라운 경험도 하시게 될 겁니다.

    원글님의 미래를 축복합니다.

  • 4. 연습
    '25.2.13 10:35 AM (223.38.xxx.206) - 삭제된댓글

    엄마가 그런 투로 말씀하실 때마다 이러이러한 상황에서는 이라고 상황을 명료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주시고
    그러니까 엄마는 ~말을 하고 싶은거였구나 하고 어머니의 본심을 알려드리세요.
    원래 어머니께서 하고 싶었던 말을 긍정어로 바꿔서 ~ 라고 얘기하면 돼라고 알려드리세요.
    처음엔 언짢아 하실 수도 있지만 엄마와 원글님과 원글님의 자녀가 폭력적 억업적 언어에서 빠져나올 길이예요.
    1년짜리 프로젝트라고 여기고 일단 해보세요.
    여러 대화법 살펴보시고 자신에게 맺는 대화법 유튜브에서라도 매일 일정 시간 정해서 시청해보세요.
    어머니가 쓰시는 몇 안 되는 본문에 말들이 날 선 미움 속에서 자라셨겠다고 생각돼요.
    모임에 한 사람만 날 싫어하는 티를 간접적으로 내도 그 모임은 정말 가기 싫은데, 그것이 가족 내에서라면 어땠을까 싶어요.

  • 5. ...
    '25.2.14 6:13 AM (58.140.xxx.12)

    인지하는 순간이 시작입니다. 대물림 끊어야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86417 7시 정준희의 해시티비 라이브ㅡ 어디에 내봐도 부끄러운 대통렁 .. 2 같이볼래요 .. 2025/02/13 367
1686416 70년생. 폐경 징조인가요.? 8 2025/02/13 3,269
1686415 스마트폰에 문서 보는 앱 알려주세요 2 HELP 2025/02/13 633
1686414 10살 아이가 보는 앞에서 창밖으로 강아지 던짐 12 ㅇㅇ 2025/02/13 4,166
1686413 듀오링고 점수 몇 점대면 영어 유창하게 할 수 있나요? 4 프로방스에서.. 2025/02/13 1,073
1686412 김치 냉장고 김치통 남아도는데요. 14 아깝지만 2025/02/13 2,634
1686411 혀에서 쓴맛이 나요 5 .. 2025/02/13 1,090
1686410 음란물 조작 편집 사진으로 판명!! 국민의힘 단체 미쳤음 14 ㅇㅇㅇ 2025/02/13 2,842
1686409 오만추 본승이랑 숙이랑 엮이는 분위긴가여 3 오만추 2025/02/13 1,286
1686408 온풍기 전기요금 얼마나오는지요? 4 .. 2025/02/13 898
1686407 대추끓일때 흰거품 2 뭔지 아세요.. 2025/02/13 1,018
1686406 롱스커트가 이렇게 따뜻한지 몰랐어요 5 ........ 2025/02/13 3,517
1686405 장례식후 조의금 나누기 13 문의 2025/02/13 3,610
1686404 뉴욕 런던 도쿄 북경 서울 어디가 11 hgfd 2025/02/13 1,560
1686403 목포행 배안입니다 7 000 2025/02/13 1,861
1686402 자동차 타이어 공기압 충전 비용 13 질문 2025/02/13 1,608
1686401 사과를 땅콩버터에 발라먹었어요 39 루비 2025/02/13 16,230
1686400 얇은 거즈, 가재 재질 긴수건 추천해주세요 7 효녀심청 2025/02/13 664
1686399 곽종근 “김용현이 종북 세력 유튜브로 가스라이팅” 4 역쉬극우유투.. 2025/02/13 2,226
1686398 이재명 김경수 만났네요.넥타이 색깔 21 ㅇㅇ 2025/02/13 3,690
1686397 노로바이러스 설사 안 하기도 하나요? 9 ㅇㅇ 2025/02/13 1,018
1686396 윤석열의 선물 광장의 난장판 3 종달새 2025/02/13 2,086
1686395 주병진 데이트녀요~ 19 ㅁㅁ 2025/02/13 5,795
1686394 경찰, 김성훈 경호차장·이광우 경호본부장 구속영장 재신청 8 ........ 2025/02/13 2,269
1686393 김경수는 조국의 반대로 가고있군요. 37 2025/02/13 3,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