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이 엄마들하고 교류 안 하거든요. 직장다니기도 하고.
그때가 11년도쯤이라 카톡같은것도 없을때고요.
아이 초 3학년 올라간지 얼마안 되어 담임샘이 너무 무섭다고 말하더라구요.
무서운 선생님이 차라리 낫다 싶어
좋게 받아들이도록 잘 설명을 했어요.
그런데 갈수록 이상한거에요.
여려개 있었고 많이 잊었는데 지금도 너무 기가 차서 기억나는게 두가지인데
하나는 어느날 애들에게 종이를 주더니
자신의 단점을 적으라고 했대요.
어떤 애가 못 쓰고 있으니까
그 애 한테 넌 뚱뚱하니까 뚱뚱한게 단점이라고 써라..
그랬다는거에요.
애가 엉엉 울었다고...
정말 어이가 없는게 보통 장점을 쓰라고 하던가
아니면 장단점을 같이 쓰라고 하던가 하잖아요
그런데 그 어린 애들에게 단점만 쓰라고 했다는게 정말 싸하더라구요
또 하나는 우리 애가 돌쯤 사정 생겨 돌잔치를 못했어요. 돌사진도 못 찍었고요
그게 두고두고 미안했는데
교과수업에 그게 왜 필요했는지는 모르지만
돌사진을 가지고 오라고 했대요.
우리애는 없으니까
할수없이 사진업체에서 올린 돌사진 하나 칼라프린트 해서 가져갔거든요.
그랬는데 넌 돌사진도 없냐고 하면서
벌 줬대요.
정말 어이가 없어서 요샛말로 피가 거꾸로 솟더라구요.
이후에도 뒷목 잡을 일이 꾸준히 있었어요.
내가 그때 엄마들하고 교류를 안 했지만
정말 엉엉 운 아이들이 한둘이 아니었으니
지금 같으면 정말 단톡방에서 난리가 났을때인데
그때만해도 엄마들이 선생님에게 약간 저자세같은게 있었어요.
대전 그 여교사도 우울증 아니고 싸패같아요.
문제는 싸패이면서 대인업무하면 보통은 걸러지거든요.
그런데 교사들은 걸러지기가 쉽지가 않은게 문제네요.
물론 좋은 선생님들이 더 많았어요.
대체로 다 좋으셨네요.
선생님들이 일기 써 가면 거기에 일일히 다 좋은 덕담 같은거 써주신것도 기억에 남고...
특히 애 6학년때 공개수업갔는데 50대 중후반 되는 여자 선생님이셨는데
얼굴에 홍조가 있고 숨도 차시고..정말 힘들어 보였어요.
아마 갱년기셨던듯..
그런데 정말 수업을 열심히 하시는게 보이더라구요.
더 놀란게 매일 일기쓰기 숙제를 내셨어요
초6 애들이 바쁘기도 하고 뺀질거리기도 하고 잘 안 쓰잖아요.
우리애는 매일 써갔는데 놀라운게 선생님이 그걸 진짜 다 읽고 매일 매일 정성껏 답글을 일기 아래에 다 써주신거에요. 왜이리 서로 힘들게 하시나 했는데 지나고 보니 초6이면 사춘기 시작이잖아요
지나고 보니 사춘기 막 시작할때 매일매일 담임샘이 좋은 말씀 해주신게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젊은 선생님들은 젊은 덕담, 인생 길게 산 선생님들은 또 살아온 세월이 들어 있는 덕담...
일기장에 그 글들 쓰시는거 아이들을 진심으로 잘 되길 바라는 마음 아니면 매일 못하죠.
부모인 나도 하기 힘든데..
아무튼 저런 싸패들은 절대 대인업무하면 안되는데 어쩌다
그 힘없는 애들 사이에 활개치게 다니게 했는지
이 참에 꼭 잘 걸러지는 제도가 잘 만들어져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