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몸이 안좋아서 서울 큰 병원을 다녀와야겠다고 알아봐달라고 친정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그 말을 듣자마자 심장이 두근거려서 솔직히 말씀드렸어요.
그 얘기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힘들다구요.
엄마가 직접 전화해서 문의해보라고 했어요.
그래도 그렇게 전화 끊고 나니 마음이 좋지 않네요. 옆에서 듣고 있던 아버지가 나중에 그걸로 뭐라 하실까봐 걱정도 되고.
몇년 전에 아버지 큰 병으로 서울 병원에서 수술하셔서 몇 번 같이 가고 알아보고 했었어요.
아버지의 큰 병 선고를 진료실에서 엄마와 저 둘이서 듣게 되어 그게 저에게 트라우마가 되었어요. 친정엄마는 아무 감흥도 없으셨고 자식들에게 아버지를 떠넘기려고 하셨어요.
언제나 본인만 알던 아버지는 술먹고 행패도 많이 부렸습니다. 제가 취업 못하고 있을 때 비난도 많이 하셨고.
그런 아버지를 뒤에서 자식들에게 욕하고, 자랄 때 자식들끼리도 서로 미묘하게 뒷담화를 하던 엄마였구요. 저를 은근히 차별도 하셨어요.
만나면 불편하기만 한 아버지인데 아프니 자식들에게 대접받고 싶어 하시고.
엄마는 계속해서 떠넘기고 싶어 하시네요.
제가 전업한지 몇 년 되었는데,
형제들중에 유일하게 전업이라 저한테 병원문제나 여러 문제로 전화를 하세요.
그래서 제가 최근에는 좋게 거절도 하고 피하기도 하면 엄마가 알아서 병원 알아보고 다니고 하셨는데,
아직도 잊을만하면 저한테 이렇게 전화를 하시네요.
그 정도 매몰차게 했으면 치사해서라도 더 이상 연락안할법도 한데 금방 잊으시는건지 계속 그러시네요.
전화 끊고 나니 죄책감도 들고 참 마음이 안좋네요.
자식이 병원도 알아보고 모시고 다니고 하는 걸 원하시는 건데,
두 분 너무 늙으셔서 거동 불편하시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겠지만, 지금은 그냥 외면하고 싶어요.
엄마는 지금 대학도 다니시고 온라인으로 시험도 보고 넷플릭스도 보시고 다 하십니다.
제가 너무 못되어서 이런 걸까요?
저만 아는 이기주의일까요?